일자리 주겠다는 ‘반도체의 나라’…유학생에 혜택 확 늘린다는데

한재범 기자(jbhan@mk.co.kr) 2024. 1. 17. 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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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인난을 겪는 대만이 홍콩에 이어 외국인 대학생들의 비자 규정을 완화했다.

대만 정부가 수행한 연구에 따르면 대만 유학생의 86%가 졸업 후 대만에서 일자리를 구할 의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홍콩은 이미 유학생이 졸업 후 최대 2년까지 체류할 수 있도록 허용했으며, 일본 역시 외국인 졸업생이 최대 2년까지 체류할 수 있는 '비자 프레임워크'를 지난해 정식 도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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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인구감소·고령화 겹쳐 구인난 심해지자
기존 체류기간 6~12개월에서 2년으로 늘려
당국 “2032년까지 외국 근로자 40만명 유치”
홍콩·일본 등도 인력난 대비해 체류기간 연장
국립대만대 졸업식 장면. [사진출처=연합뉴스]
구인난을 겪는 대만이 홍콩에 이어 외국인 대학생들의 비자 규정을 완화했다. 졸업 후 구직 활동을 위해 더 오래 체류할 수 있도록 길을 터주는 차원이다.

17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대만 이민청은 새해를 맞아 대만 내 외국인 대학생들의 졸업 후 체류 가능 기간을 기존의 6~12개월에서 2년으로 연장했다.

이같은 조치는 대만의 인구 감소와 고령화로 인해 급증한 구인난을 해결하기 위해서다. 인력중개회사 ‘104잡 뱅크’에 따르면 대만의 빈 일자리 수는 2020년 초 55만5000개에서 지난해 12월에는 100만 개를 조금 넘는 수준으로 증가했다.

이에 반해 현지 구직자들의 지원률은 저조한 편이다. 평균적으로 두 개의 일자리당 현지 지원자는 한 명꼴이라고 104잡 뱅크 관계자는 밝혔다. 특히 제조업, 반도체, 소매업, 요식업, 서비스업, 건설업에 종사하는 노동자가 부족한 상황이다.

대만 정부는 유학생들의 체류 여건을 개선해 현지 노동력 공백을 메꾸겠다는 구상이다. 대만 국가발전위원회도 “2032년까지 40만 명의 사무직 외국인 근로자를 유치할 것이며, 그 중 절반 가량이 대만 대학을 통해 유입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대만 정부가 수행한 연구에 따르면 대만 유학생의 86%가 졸업 후 대만에서 일자리를 구할 의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말레이시아 국적의 유학생 로이헝(33)씨는 말레이시아에서 법학 학위를 취득한 후 대만으로 유학을 떠났다. 그는 지난 2022년 타이베이에 위치한 국립청치대학교에서 커뮤니케이션 석사 학위를 취득 후 6개월 만에 소비자 데이터 보호 연구를 보조하는 일자리를 구했다.

로 씨는 “취업이 쉽지는 않지만 일단 대만에서 취직에 성공하면 순조롭게 일이 풀린다”며 “대중 교통망 등 생활 인프라도 편리해 대만에 계속 남기로 했다”고 SCMP에 말했다.

대만의 148개 대학은 50년이 넘는 제조업 역사를 가진 대만의 전통에 걸맞게 과학기술 분야에 큰 강점을 가지고 있다. 아세안(ASEAN) 등 주변 동남아 국가를 중심으로 유학생 수가 매해 늘어나는 이유다.

2019년 대만의 외국인 유학생 수는 13만 명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으며, 이 중 6만 3000명이 학위를 취득했다. 2021년에는 약 1만7000명, 2022년에는 1만9000명의 신규 유학생이 입국했다.

SCMP에 따르면 인구 고령화로 구인난을 겪는 동아시아 국가는 비단 대만 뿐이 아니다. 홍콩은 이미 유학생이 졸업 후 최대 2년까지 체류할 수 있도록 허용했으며, 일본 역시 외국인 졸업생이 최대 2년까지 체류할 수 있는 ‘비자 프레임워크’를 지난해 정식 도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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