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한동훈 ‘의원 축소’에 “허경영의 길” “막 던지는 쇼” 비판

구민주 기자 2024. 1. 17.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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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총선 승리 후 1호 법안으로 ‘의원 50명 축소’ 추진할 것”
野, “나쁜 포퓰리즘” “윤석열 수준” 맹공…여권서도 “새롭지 않아”

(시사저널=구민주 기자)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16일 인천 계양구 카리스 호텔에서 열린 인천시당 신년인사회에서 셀카를 촬영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의 '국회의원 정수 50명 축소' 주장에 대해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은 '새로울 것 없는 포퓰리즘'이라며 일제히 비판을 쏟아냈다.

앞서 한 위원장은 16일 인천 계양구의 한 호텔에서 열린 인천시당 신년인사회에서 "국민의힘은 이번 총선에서 승리해서 국회의원 수를 300명에서 250명으로 줄이는 법 개정안을 제일 먼저 발의하고 통과시키겠다"고 공언했다. 그러면서 "민주당만 반대하지 않으면 대한민국 국회의원 정수는 올해 4월 250명으로 줄어들 것"이라며 야당을 압박했다.

한 위원장은 비대위원장 취임 후 △국회의원 불체포 특권 포기 △금고형 이상 확정시 재판 기간 세비 반납 △귀책사유로 치러지는 지역의 보궐선거 무공천 공약에 이어 △의원 정수 50명 축소까지 네 가지 '정치 개혁안'으로 제시했다.

이에 대해 박용진 민주당 의원은 16일 자신의 SNS에 "허경영과 안철수의 길을 걷는 한동훈"이라며 "선무당이 사람 잡듯 정치초보가 삼권분립을 휘청거리게 만들까 두렵다"며 비판했다. 이어 "의원 50명 빼는 게 정치혁신이면 100명 줄인다는 안철수, 200명 줄인다는 허경영은 그야말로 정치9단이고 정치고수"라며 한 장관을 향해 "기왕 하시는 거 국회의원 50명 한다 그러시지 그랬냐"고 꼬집었다.

김남국 무소속 의원 역시 같은 날 SNS를 통해 "국민의 정치 혐오에 편승한 포퓰리즘 공약"이라고 맹비판했다. 그는 "당내 충분한 토론과 실현 가능성에 대한 검토도 없이, 무작정 표가 될 것 같으면 일단 막 던지고 보는 한동훈식 정치쇼는 국민과 유권자를 우롱하는 질 나쁜 정치에 불과하다"고 직격했다. 그러면서 "한 위원장의 알맹이는 없는 포퓰리즘 공약에 넘어갈 국민은 없다"며 "우리 국민이 윤석열 대통령과 같은 수준이라고 생각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김준우 정의당 비상대책위원장도 입장문을 내고 한 위원장의 제안을 "나쁜 포퓰리즘의 정수"라고 규정했다. 김 위원장은 "국회의원이 적어지면 적어질수록 의원 개인의 기득권과 권력은 강해지는 것이 상식임에도 이를 마치 정치개혁의 길인 것 마냥 입법 1순위로 둔다는 것은 국민과 유권자에 대한 우롱에 지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을 나와 개혁신당을 창당한 이준석 정강정책위원장도 비판 대열에 합류했다. 이 위원장은 전날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의 신당 '새로운미래' 창당 발기인대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한 위원장이) 정치에 염증을 느끼는 국민에 대해 소구하려는 것 같은데, 지금 국민들의 정치 염증을 만들어낸 정당이 어디인가를 겸허히 반성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머릿속에 여의도 문법만 가득한 것 아니냐"고 비판했다.

개혁연합신당을 이끌고 있는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도 전날 국회서 기자회견을 열고 "의원 정수 축소야말로 오히려 민심에 역행하는 일"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한 위원장은 국회의원 의석 수를 50석 줄이자는 게 모두 다 아는 국민의 요구라고 말하는데 틀렸다"며 "국민이 직접 수일간 숙의한 정치개혁 공론조사 결과는 지역구 의원을 축소하고, 비례의원을 늘리자는 결론이었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인구는 계속 늘고 있는데 의원 수를 더 줄이자는 '악선동'은 기득권을 유지, 강화하려는 셈법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여권에서도 한 위원장표 정치개혁안의 기시감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대위원장도 전날 CBS에 출연해 "그거는(의원 정수 축소는) 과거부터 쭉 나오던 얘기다. 새로운 얘기가 아니다"라며 정치적 의미나 효과가 없을 거라고 내다봤다.

앞서 지난해 6월 김기현 당시 국민의힘 대표도 '의원 정수 10%(30명) 감축'을 야심차게 띄웠지만 흐지부지된 바 있다. 그보다 전엔 황교안 전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 대표가 2020년 21대 총선을 앞두고 의원 정수 10% 축소 카드를 꺼내 분위기 반전을 꾀했지만 별다른 파장 없이 총선에서 참패했다.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도 2012년 9월 대통령 선거 출마를 선언한 직후 정치 쇄신 과제로 국회의원 정수 축소를 내걸었지만 역시나 추진 동력조차 얻지 못했다.

한 위원장의 의원정수 축소는 '비례대표 축소 및 폐지'를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전날 '의원 축소가 비례대표 폐지를 뜻하는 것인지' 묻는 질문에 그는 "어떤 방식일지는 고민해 보겠다"면서도 "(그동안) 직능, 소수자를 대표한다는 점에서 비례대표의 순기능은 있었지만, 지난 4년을 되돌아보면 비례 의원들 중 다음 자리, 다음 지역구를 위해 권한 있는 당의 사람들에게 맹목적으로 충성하고 정치와 국민 마음을 혼탁하게 만들기도 했다"며 부정적 인식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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