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승 전문가'→'해고 전문가' 모리뉴, 위약금 총액도 '상상초월'...로마 경질 후 '통산 1300억 돌파'

이현석 2024. 1. 17. 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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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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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이현석 기자] 조세 모리뉴 감독이 이제는 우승 전문을 넘어 해고 전문가로서 이름을 떨치게 됐다. 그가 받은 위약금만 1300억을 넘겼다.

영국의 기브미스포츠는 17일(한국시각) '모리뉴가 경질되면서 받은 금액의 총액'이라며 모리뉴 감독의 그간 위약금 규모에 주목했다.

AS로마는 16일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모리뉴 감독 경질 소식을 전했다. 로마는 '모리뉴 감독과 그의 스태프들이 구단을 떠났다. 모리뉴는 지난 2021년 5월 로마의 60번째 감독으로 선임됐다. 그는 2022년 5월 구단의 유로파리그 콘퍼런스리그 우승을 이끌었고, 지난 시즌에도 유로파리그 결승전까지 팀을 견인했다'라며 모리뉴와의 결별을 발표했다.

댄 프리드킨과 라이언 프리드킨 구단주는 '우리는 로마에 온 이후 모리뉴가 보여준 열정과 노력에 대해 모두를 대신해 감사를 표하고 싶다. 그는 로마에서 감독으로 머문 기간 동안 멋진 추억을 갖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즉각적인 변화가 구단에 가장 이익이 된다고 믿었다. 우리는 모리뉴와 그의 스태프가 앞으로도 최선을 다하길 바란다'라며 모리뉴와의 마지막 인사를 전했다.

모리뉴는 결국 로마에서도 경질되며 최근 6번의 감독직에서 모두 해고당했다. 로마가 모리뉴를 경질한 가장 큰 이유는 성적이다. 로마는 지난 시즌 리그 6위로 마감하며 유로파리그 진출에 성공했던 것과 달리 올 시즌은 리그 9위로 상위권과의 격차가 벌어진 상황이다. 모리뉴 감독은 뚜렷한 성적 반등 없이 부진한 흐름을 이어갔고, 유로파리그도 16강 직행에 실패했다.

시즌 도중에는 선수단과의 충돌 소식이 보도되기도 했다. 이탈리아 언론들은 지난 9월 로마와 AC밀란의 경기 후 '모리뉴 감독은 밀란과의 경기에서 상대가 당황스러울 정도로 압도적인 경기를 펼친 것에 대해 선수들을 거칠게 비난했다. 모리뉴는 선수들에게 강한 어조와 큰 목소리를 사용했다. 선수들도 그에게 맞섰다. 소식에 따르면 이는 양측에게 중요한 대립이었고, 로마 선수들도 모리뉴에게 축구하는데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으며 더 많은 전술적 헌신을 요청했다'라며 선수단과 모리뉴의 불화를 전했다.

AP연합뉴스

결국 구단은 성적 부진 등을 이유로 그를 경질했다. 모리뉴는 구단의 공식 발표 이후 자신의 SNS를 통해 로마 시절을 추억하는 게시물을 남기는 등 로마에서의 시간을 간직하겠다는 메시지를 팬들에게 전했다. 모리뉴의 애제자 파울로 디발라도 SNS를 통해 "모든 것이 감사하다. 함께 일할 수 있어서 좋았다. 당신에게 행운이 있기를 바란다. 꼭 다시 만나길 바란다"라며 스승에게 작별 인사를 남겼다.

구단을 떠나며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영국의 스포츠바이블은 '로마에서 해고당한 모리뉴는 눈물을 흘렸다'라며 모리뉴와 로마 팬들의 이별 장면을 공개했다. 당시 모리뉴는 로마 구단을 떠나며 훈련장에서 그를 기다리는 팬들을 만났는데, 그는 팬들을 마주하고 감동의 눈물을 흘리는 모습이 포착돼 로마 팬들의 마음을 더욱 안타깝게 했다.

모리뉴로서는 아쉬울 수밖에 없었다. 모리뉴 감독은 그간 어느 팀을 가든 뛰어난 성적을 거두며 높은 평가를 받았다. 포르투와 인터 밀란에서의 트레블과 첼시 1, 2기 시절 리그 우승 등 엄청난 성적으로 세계 최고의 명장이 됐다. 부진한 성적이었다고 평가받았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시절에도 트로피는 들어 올렸다. 그가 트로피를 들지 못한 구단은 토트넘이 유일했다.

그는 로마와도 뛰어난 성적을 거뒀었다. 지난 2021~2022시즌에는 유로파 콘퍼런스리그 우승을 이끌며 구단 역사상 처음으로 유럽대항전 트로피를 팀에 안겼다. 당시 모리뉴는 타미 에이브러햄을 데려오며 공격을 개편했고, 모리뉴의 지도하에 로마는 다시 세리에A 강팀으로 거듭났다. 당시 시즌 막판 여러 어려움이 있었지만, 모리뉴는 콘퍼런스리그 결승에서 페예노르트를 꺾고 우승하는 성과를 거뒀다.

지난 시즌에도 유럽대항전 결승에 올랐다. 시즌을 앞두고 파올로 디발라를 데려오며 전력 보강에 성공했던 로마는 유로파리그 결승까지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로마는 결승에서 세비야를 만났는데, 아쉽게도 페널티킥까지 간 접전 끝에 패하며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이후 모리뉴 감독은 강한 아쉬움을 표하며 결승전에서 최악의 판정을 선보인 앤서니 테일러를 향해 강한 욕설을 쏟아내기도 했다.

하지만 모리뉴의 3년차는 어려움으로 시작했다. 로멜루 루카쿠 외에는 확실한 플러스가 될 수 있는 영입이 없었다. 레안드로 파레네스, 헤나투 산체스, 후셈 아우아르, 사다르 아즈문 등 이전 소속팀에서 어려움을 겪던 선수들이 대거 로마에 합류했다. 시즌 초반 경기력도 부진했다. 결국 부진의 흐름을 끊지 못하고 팀을 떠났다.

과거 로마를 이끌었던 파비오 카펠로 감독은 모리뉴 경질에 대해 아쉬움을 표하기도 했다. 그는 "모리뉴는 팀을 제대로 맡지 않은 감독처럼 부당한 대우를 받아야 했다. 구단주들은 팀을 위해 헌신한 사람들에게 어떠한 존중도 보여주지 않았다. 말디니 디렉터는 전화로 경질됐고 모리뉴도 마찬가지였다. 미국 구단주들은 감정 없이 오직 비즈니스적으로만 일하는 것 같다. 그들이 구단주이고 결정을 내리는 사람인 것은 맞지만, 함께 일했던 동료로서 전화보다는 다른 방식으로 이별하는 게 더 좋았다"라고 안타까움을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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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는 모리뉴의 후임으로 로마의 레전드 다니엘 데로시를 선임했다. 그는 로마에서 프로에 데뷔한 이후 2002년부터 2019년까지 로마에 헌신한 미드필더였다. 18년 동안 모든 대회를 통틀어 616경기에 출전하며 구단 역대 최다 출전 기록 2위에 올라가 있다. 지난 2월까지 세리에C 소속 구단인 SPAL 2013을 이끌다가 성적 부진을 이유로 경질됐는데, 곧바로 세리에A 구단인 로마를 맡게 됐다.

데로시는 로마 감독 부임 소감에 대해 "감독 역할을 나에게 맡겨준 구단주에게 감사드리고 싶다. 내 입장에서 나를 기다리는 도전에 맞서기 위해 매일 희생하고 모든 것을 바치는 것 말고는 다른 방법이 없다. 로마가 나에게 어떤 의미인지 모두가 알고 있다. 우리는 경쟁력을 갖고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 외에는 선택의 여지가 없다"라고 밝혔다.

이번 경질이 발표되자 팬들 사이에서는 다시 한번 모리뉴 감독의 3년차 징크스에 대한 이야기가 나올 수밖에 없었다. 모리뉴는 번번히 한 팀을 맡고 3년차에 위기를 겪었다. 레알 마드리드에서 3년차였던 2012~2013시즌에 부임 이후 첫 무관으로 시즌을 마무리했으며, 첼시에 두 번째로 부임했던 시기에 3년차 시즌인 2015년에도 강등권 경쟁을 해야 할 수준까지 팀 성적이 곤두박질치기도 했다. 가장 최근에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3년 차 시즌에 경질을 당하며 시즌도 제대로 마무리하지 못하고 팀을 떠난 바 있다. 그렇기에 팬들은 로마에서 세 번째 시즌을 보내고 있는 그가 다시 한번 징크스를 반복하는 것이 아닌지에 대한 우려가 컸는데, 이번에도 극복하지 못했다.

최근 6번의 경질을 경험한 모리뉴이기에 그의 경질 소식에는 그가 받을 위약금을 향한 관심도 등장했다.

기브미스포츠는 '모리뉴는 현재 6차례에 걸쳐 감독직에서 해고됐으며 소식에 따르면 그의 위약금 총 지급액은 8000만 파운드(약 1300억원)에 도달했다'라고 전했다.

이어 '그는 이번 로마에서의 해고로 300만 파운드를 채웠지만, 이는 빙산의 일각이다. 8000만 파운드는 순전히 그가 해고를 통해 얻은 금액으로 첼시에서만 2600만 파운드가량을 챙겼다'라고 덧붙였다. 모리뉴는 공개된 내용에 따르면 무려 8090만 파운드의 위약금을 최근 6번의 경질에서 챙겼다고 알려졌다.

AFP연합뉴스

한편 모리뉴는 차기 행선지에도 큰 관심이 쏠리고 있다. 영국의 데일리메일은 '모리뉴가 다음 팀으로 어디에 갈지에 대한 추측이 이미 시작됐다. 그는 로마에서의 평범함에도 불구하고 그의 깊고 성공적인 이력서를 고려하면 원하는 팀이 부족하지 않을 것이다. 유럽과 중동 전역의 구단이 그를 영입할 생각에 군침을 흘릴 것이다'라며 모리뉴의 행선지 후보를 공개했다.

뉴캐슬이 가장 유력한 후보로 평가받았으며, 사우디아라비아, 포르투갈 대표팀, MLS 등이 이름을 올렸고, 첼시도 부임 가능성이 있다고 점쳐졌다.

로마에서의 시간을 아쉽게 마감한 모리뉴가 어떤 팀에서 자신의 경력을 이어가며 해고 전문가라는 오명을 씻어낼지도 큰 관심을 받을 전망이다.

이현석 기자 digh1229@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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