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뷔 20주년' KCM "고음 내지르던 과거, 2막은 편안하게 다가갈 것" [인터뷰]

윤혜영 기자 2024. 1. 17.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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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CM / 사진=이미지나인컴즈 제공

[스포츠투데이 윤혜영 기자] 데뷔 20년. 2004년 '뷰티풀 마인드(Beautiful mind)'로 데뷔한 가수 KCM은 20년이란 적지 않은 무게를 감당한 자신과 그 곁을 지켜준 고마운 팬들을 위해 이를 기념할 만한 앨범을 내기로 결심했다.

그러나 앨범이 세상에 나오기까지 쉽지 않은 과정의 연속이었다. KCM에 따르면 "맨몸으로 정글을 뛰어다니면서 상처 입으며 나온 앨범"이라고.

KCM은 "요즘은 CD를 듣지 않지 않나. 주위에서 말렸다. 근데 저는 테이프 시대부터 왔던 가수다 보니까 기억에 남을 만한 걸 하고 싶어서 용기 내서 정말 소량으로 '리미티드 에디에디에디션'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앨범 한 장 내는 게 정말 힘들다. 만들 때마다 내 자식처럼 열정을 쏟는데 솔직히 잘 안된 곡들이 많다 보니까 피로감이 많이 쌓여 있었다. 잘 되면 너무 좋지만 외면 당하면 그 피로도는 말로 설명할 수가 없다. 사실 이번 앨범도 '대박이 나서 팔자를 바꿔야겠다' 이런 생각은 1도 없다. 근데 정답을 찾기 보다는 흘러가는 대로 하는 게 맞다고 생각해서 뚝심 있게 밀어붙였다"고 털어놨다.

특히 현진영의 말이 큰 힘이 됐다. KCM은 "'내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이 한 명이 됐든 10명이 됐든 100명이 됐든, 그 분들을 위해서라도 네 재능을 펼쳐야 한다'고 하더라. 그 말이 확 왔다. 팬들이 자기 사연을 소설처럼 보내줄 때가 있다. 보면서 너무 고마워서 혼자 꺼이꺼이 운 적도 있다. 진영이 형이 그런 얘길 해주니까 '피로하다고 생각하면 안되겠구나' 했다"고 전했다.

그렇게 완성된 결과물을 본 KCM은 뭉클함을 느꼈다. 그는 "만들었다는 것 자체가 기특했다. 사실은 데뷔할 때부터 '내 이야기를 담은 앨범 한 장을 만들면 어떨까' 생각했다. 막연하게 생각했던 게 20주년에 자연스럽게 이뤄진 거다"라고 말했다.

KCM / 사진=이미지나인컴즈 제공


KCM의 데뷔 20주년 앨범명은 '우리들(US)'이다. 1번 트랙에는 KCM이 직접 작사·작곡한 팬송 '우리들(To my fans)'이 실렸다.

KCM은 "팬들이 있어서 이 앨범이 나올 수 있었다"면서 "지난해 11월에 20주년 콘서트를 했는데 제가 공연을 한다고 하니까 과거 팬들이 DM을 보내주더라. 누군지 다 기억이 나더라. 20년 전에 응원해줬던 친구들이 애 엄마가 돼서 왔다. 너무 고맙지 않나. 그때 더 큰 영감이 왔다. 앨범명을 '우리들'이라는 가제로 잡고 DM들 보면서 가사를 쓰기 시작했다. 콘서트 엔딩곡으로 '우리들'을 불렀다. 팬들이 거의 대성통곡을 하더라. 팬분들한테 하는 이야기인지 알아준 것 같다. 서로 가장 크게 교감했던 곡이고 그게 앨범 타이틀이 됐다"고 설명했다.

타이틀곡은 '아직 사랑하는 사람이 있어요'다. 데뷔곡 '흑백사진'에서 함께한 조영수 프로듀서와 15년 만에 재회해 화제를 모았다. KCM은 "영수 형이랑 얘기하다가 '20주년에 뜻깊게 앨범을 만들어보고 싶다'고 했더니 힘을 실어주셨다. 2000년대 초반에 함께 했던 향수가 나더라"라며 "원래는 제가 노래도, 디렉도, 후반 작업도 다하는데 이번에는 영수 형이 원하는 방향대로 불렀다. 신인의 마음으로 했다"고 전했다.

특히 KCM은 '아직 사랑하는 사람이 있어요'가 그의 역대 곡들 중 가장 편안하게 부른 곡이라 소개했다. 스스로를 "호불호가 극명하게 나뉘는 가수"라고 정의하며 KCM은 "예전부터 갖고 있던 딜레마였다. 누구나 따라할 수 있는 곡을 부르고 싶다는 생각도 있는데 그러자니 나만의 시그니처 색이 없어지는 것 같았다. 저는 높은 음역대에서 쫙 질러주는 것들을 리스너들이 좋아한다고 생각했는데 편안하게 듣고 싶어하는 분들도 많더라. 두 가지를 고민하다가 선배들 얘기를 듣고 편안함 쪽으로 돌아섰던 것 같다"고 운을 뗐다.

이어 그는 "(김)범수 형이랑 얘기를 많이 나눴는데 '네가 잘하는 건 그동안 너무 많이 보여줬다. 네가 이렇게 하는 건 다 아니까 편안한 방향은 어떠냐. 어느 정도 내려놓고 하는 게 좋을 것 같다'고 하셨다. 그 말이 가장 많이 반영됐다. 지키고 싶었던 걸 조금 더 덜어냈던 것 같다. 제2의 KCM은 부담스럽다기 보다는 편안한 아티스트로 색깔을 잡아보고 2막을 달려보자는 마음이었다"고 설명했다.

KCM / 사진=이미지나인컴즈 제공


그럼에도 KCM은 어떤 노래를 불러도 KCM 그 자체인 게 KCM만의 색깔이라고 했다. 그는 "음악을 만들다 보니까 변화를 주려고 하지 않나. 그동안 만든 곡 중에 댄스곡도 있고 트로트도 있고 아이돌 같은 곡도 있는데 가이드를 해보면 다 KCM이더라. KCM이라는 네임 자체가 색채화 된 것 같다"고 자신했다.

가수로 20년을 지나온 KCM은 20년을 잘 살았던 것 같다고 자평하며 앞으로의 20년도 지치지 않고 나아가겠다 다짐했다.

"뚜렷한 목표나 꿈보다는 지치지 않고 꾸준히 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80대에는 내 목소리가 어떨까 생각도 하거든요. 영상들 찾아보면 어르신들이 기타 치면서 너무 멋있게 노래 부르시잖아요. 요즘은 100세 시대니까 걸을 힘만 있다면 나이가 많아도 무대에 서고 싶어요."

[스포츠투데이 윤혜영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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