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식 뿌리 찾아서…英 옥스퍼드대, 조선 음식책 정조지 첫 번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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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옥스퍼드대 연구진이 한식의 뿌리를 찾아 나섰다.
옥스퍼드대 조지은 교수 연구팀은 16일(현지시간) 조선 후기 음식백과사전인 실학자 서유구의 요리책 '정조지'를 영문 번역해 올해부터 결과물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 일환으로 풍석문화재단 음식연구소 곽미경 소장을 초청해 지난 10일과 11일 옥스퍼드대와 런던의 주영한국문화원에서 서유구·빙허각 세미나와 정조지에 나온 전통음식 시식 행사를 개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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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연합뉴스) 최윤정 특파원 = 영국 옥스퍼드대 연구진이 한식의 뿌리를 찾아 나섰다.
옥스퍼드대 조지은 교수 연구팀은 16일(현지시간) 조선 후기 음식백과사전인 실학자 서유구의 요리책 '정조지'를 영문 번역해 올해부터 결과물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정조지에 대한 영문 번역은 이번이 처음이다.
연구팀은 2년 전에는 여성 실학자로, 서유구의 형수인 빙허각 이씨의 여성백과사전 '규합총서' 중 음식 관련 파트를 뽑아 번역, 출간한 바 있다.
조 교수는 "18∼19세기 대표적 한국 음식책인 정조지와 규합총서를 영어로 번역하는 것은 처음으로, 옥스퍼드대와 한국문학번역원에서 지원받았다"며 "정조지 번역은 마무리 작업을 거쳐서 올해 하반기부터 대중에 공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제 한식 세계화를 넘어서 한국 음식의 근원이 주목받고 있는데,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영어 자료가 드물다"며 "한식을 포함해 한류의 폭과 깊이가 확대되려면 인프라가 되는 기본서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풍석 서유구는 정조의 핵심 측근 인물이었으며, 정조 사망 후엔 임진강 하류에서 물고기를 잡아 생계를 꾸리는 등 18년간 '야인'으로서 고초를 겪었다. 이후 정계에 복귀했고 말년에는 백과사전 '임원경제지'를 집필했다. 정조지는 임원경제지의 음식 부문이다.
서유구의 집안은 내로라하는 명문가였으나 개방적이고 실용을 추구했다. 서유구가 어릴 때 형인 서유본, 형수인 빙허각과 함께 연암 박지원의 수업을 받기도 했다.
서유구에 관해 연구하는 풍석문화재단에 따르면 정조지는 '도마와 솥에 관한 책'이란 뜻으로, 분량이 방대할 뿐 아니라 충실한 국내외 문헌 연구를 바탕으로 이론적 틀을 갖췄다는 점에서 다른 요리책과 차별화된다.
물, 곡식, 채소, 육류 등 재료에 관한 요점정리로 시작해 음식을 조리방법에 따라 체계적으로 분류하고, 식재료에 관한 철학과 음식의 효능 등까지 망라했다.
정조지에 실린 술 제조법만도 160여가지에 달할 정도다. 카스테라(가수저라) 등 외국 음식에 대한 내용도 포함돼 있다.
조 교수는 서유구와 빙허각이라는 인물을 매개로 한식을 포함해 한국 문화에 관한 이해를 높이는 작업에도 나섰다.
그 일환으로 풍석문화재단 음식연구소 곽미경 소장을 초청해 지난 10일과 11일 옥스퍼드대와 런던의 주영한국문화원에서 서유구·빙허각 세미나와 정조지에 나온 전통음식 시식 행사를 개최했다.
세미나 참석자들은 조선 여성으로선 극히 이례적으로 실학자로서 업적을 남긴 빙허각 이씨에 특히 주목했다.
조 교수는 "2018년부터 옥스퍼드대 강의에서 빙허각 이씨와 규합총서에 대해 다루고 있으며 다음 달에는 한 학교에서 강연 요청을 받았다"며 "국내에도 많이 알려지지 않은 인물인데 영국에서 관심을 갖는다는 점이 흥미롭다"고 말했다.
mercie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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