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프데이비드 협정은 100년 평화 초석… 한국, 국제질서 ‘소비자’서 ‘생산자’로”[파워인터뷰]

조재연 기자 2024. 1. 17. 0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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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타계한 헨리 키신저 전 미국 국무장관은 나폴레옹 전쟁 이후 유럽의 질서 회복 과정을 다룬 저서 '회복된 세계'에서 "정치가란 장래에 대한 선견지명을 갖고 있으면서도 그것을 동족들에게 직접 전달할 수 없고, 그 '진실'을 확인시켜줄 수도 없는 고대 연극의 영웅과도 같다"고 썼다.

그는 "올해 40여 개국이 선거를 치르는 것은 단순히 국내 정치가 아니라 국제정치 질서에 있어 커다란 변화 요인이 된다"며 "그 이전에 윤 대통령이 캠프데이비드에 가서 국제정치 질서 형성·유지·발전에 참여하는 생산자 역할을 하겠다고 하니 미국과 일본, 유럽 각국이 반기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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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워인터뷰 - 김영호 통일부 장관
한미일 협력체계 구축

지난해 타계한 헨리 키신저 전 미국 국무장관은 나폴레옹 전쟁 이후 유럽의 질서 회복 과정을 다룬 저서 ‘회복된 세계’에서 “정치가란 장래에 대한 선견지명을 갖고 있으면서도 그것을 동족들에게 직접 전달할 수 없고, 그 ‘진실’을 확인시켜줄 수도 없는 고대 연극의 영웅과도 같다”고 썼다. 국민은 행동하기 이미 늦은 때에야 비로소 깨닫게 되지만, 정치가는 그 이전에 직감과 포부에 따라 과감히 행동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현시대에도 국제질서에 중대한 의의가 있지만 많은 이가 그 중요성을 미처 깨닫지 못하고 있는 사건이 있을까. 김영호 통일부 장관은 지난 10일 문화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지난해 캠프데이비드 정상회의에 따른 한·미·일 안보협력체제가 유럽의 질서를 회복하고 19세기의 평화를 뒷받침한 유럽협조체제에 상응하는 역사적 의의가 있다고 설명했다.

국제정치학자인 김 장관은 “1815년 나폴레옹 전쟁이 끝나면서 빈 회의가 열리고, 유럽협조체제가 등장하면서 유럽의 100년 평화를 가져왔다”며 “동북아에서는 한·미동맹 체결 이후 70년간 불안정하나마 평화가 유지되고 있는데, 캠프데이비드 정상회의를 통해 한·미·일 협조체제가 구축된 것은 70년 평화를 넘어서 100년 평화로 가기 위한 초석이 다져진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김 장관에 따르면 캠프데이비드 선언은 특히 한국 외교 패러다임의 거대한 전환이었다. 그동안 주어진 국제정치 질서 내에서 국익을 추구하는 ‘소비자’였던 한국이 이젠 미국과 일본, 유럽과 함께 국제질서 형성·유지·발전에 참여하는 ‘생산자’의 위치로 바뀌었다는 지적이다. 김 장관은 “윤석열 대통령은 자유와 연대의 가치외교를 추구해 왔고, 가치외교의 커다란 성과가 캠프데이비드 선언”이라며 “선언이 나올 수 있었던 이유는 윤 대통령이 경색된 한·일관계를 용기 있게 개선했기 때문”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40여 개국에서 선거가 치러지는 올해를 한 해 앞두고 선언이 나온 것도 시의 적절했다고 김 장관은 설명했다. 그는 “올해 40여 개국이 선거를 치르는 것은 단순히 국내 정치가 아니라 국제정치 질서에 있어 커다란 변화 요인이 된다”며 “그 이전에 윤 대통령이 캠프데이비드에 가서 국제정치 질서 형성·유지·발전에 참여하는 생산자 역할을 하겠다고 하니 미국과 일본, 유럽 각국이 반기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통일외교 차원에서도 캠프데이비드 선언은 중요한 계기가 됐다.

김 장관은 ‘자유롭고 평화로운 통일 한반도’ 비전이 캠프데이비드 정상회의에서 미·일의 지지를 받고, 뒤이어 한·영 정상의 다우닝가 합의와 한·네덜란드 정상회담 공동성명에서 재확인된 데 대해 “획기적인 일이고 통일외교의 분수령”이었다며 “윤석열 가치외교의 금자탑”이라고 평가했다.

조재연 기자 jaeyeo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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