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하나로 솔섬 살린… 영국작가의 ‘50년 흑백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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찰나의 순간을 찍은 사진 한 장이 때론 긴 시간을 품곤 한다.
'솔섬'(Pine Trees)이란 이름을 단 이 사진은 LNG 저장기지 건설로 사라질 뻔한 섬을 살렸다.
저장기지 건설은 속섬을 보존하는 방향으로 변경됐고 섬 이름도 사진 제목을 따 솔섬으로 바뀌었으니, 미래를 담아낸 사진이라 할 만하다.
풍경 사진의 거장이자 솔섬 사진으로 국내에서도 유명한 영국 사진작가 케나가 새해를 맞아 오랜 세월 찍어 온 사진들을 한자리에 펼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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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근혜갤러리서 개인전 열어
찰나의 순간을 찍은 사진 한 장이 때론 긴 시간을 품곤 한다. 2007년 강원 삼척의 소나무 숲이 우거진 속섬을 촬영한 사진이 그렇다. ‘솔섬’(Pine Trees)이란 이름을 단 이 사진은 LNG 저장기지 건설로 사라질 뻔한 섬을 살렸다. 마이클 케나(71)의 사진에 반한 사진가들이 몰려들더니, 관광객들도 찾는 풍경 명소가 되면서다. 저장기지 건설은 속섬을 보존하는 방향으로 변경됐고 섬 이름도 사진 제목을 따 솔섬으로 바뀌었으니, 미래를 담아낸 사진이라 할 만하다.
풍경 사진의 거장이자 솔섬 사진으로 국내에서도 유명한 영국 사진작가 케나가 새해를 맞아 오랜 세월 찍어 온 사진들을 한자리에 펼쳤다. 서울 삼청동 공근혜갤러리에서 사진가로 활동을 시작한 50여 년 전 초기작을 시작으로 지난해 한국 방방곡곡을 돌며 카메라에 담은 작품 67점이 걸린 개인전 ‘New Korea & England’를 열었다.
전 세계 사진 컬렉터에게 큰 사랑을 받고, 주요 미술관에 가장 많이 소장된 대표작 ‘파도’가 단연 눈길을 끈다. 1981년 첫선을 보인 작품으로 노스요크셔 해안가의 높은 파도가 부서지는 모습을 포착한 이 사진은 수십 년 전 완판돼 그간 한국에선 구경할 수 없었다.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몇 점 없는 작가 소장용 판화인 AP(Artist Proof) 에디션을 내놨다. 솔섬의 AP 에디션도 특별 판매한다.
반세기 전 영국에서 찍은 사진도, 지난해 전남 고흥과 충남 태안에서 찍은 사진도 모두 일관되게 흑백 풍경 사진이다. 케나는 전통적인 흑백 은염 인화 방식과 오랜 시간을 기다리는 장노출 기법을 고집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나온 흑백사진은 컬러사진만큼 선명하고 구체적이진 않지만, 동양의 수묵화처럼 은은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전시는 2월 3일까지.
유승목 기자 mok@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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