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의 젊음 이어받아… ‘미래의 럭셔리’ 를 열다[Premium Life]

김호준 기자 2024. 1. 17. 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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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remium Life - 뉴요커 대표 패션브랜드 케이트
남성·여성-강인함·부드러움 균형 이뤄
오래 입을 ‘가치 있는 룩’ 지향
미국 스포츠웨어·유럽 하우스패션 조합
현대·도시적인 ‘레디 투 웨어’ 선봬
캐시미어 등 이탈리아 최고급 소재
수준 높은 디테일로 고객들 유혹
올해 프리-폴(Pre-Fall) 컬렉션에서 등장한 핸드백. 케이트 제공

“어머니의 옷장에 있는 물건들을 떠올리며, 영원히 간직하고 싶은 옷을 만들고 싶었다.”

1983년 미국에서 태어난 캐서린 홀스타인은 전 세계 최고의 패션교육 기관으로 꼽히는 뉴욕 파슨스디자인스쿨 출신의 신진 디자이너다. 그는 20대부터 갭, 베라왕, 디 엘더 스테이츠먼 등 글로벌 패션 브랜드에서 디자인 디렉터, 컨설턴트로 일하면서 경험을 쌓았다. 패션업계에서 착실히 성장하던 캐서린은 지난 2016년 ‘케이트’(KHAITE)라는 이름의 패션 브랜드를 선보인다. 케이트는 그리스어로 ‘길고 흐르는 머리카락’을 뜻하는데, 이는 ‘모험적인 자유의 상태’를 표방한다고 한다. 캐서린은 한 인터뷰에서 “놓치고 싶지 않은 감정을 자아내는 것들에게서 영감을 받는다”고 말하며 디자이너로서 자신의 패션 철학을 언급한 바 있다.

주름 장식과 나선형 패턴이 인상적인 케이트의 봄·여름(S/S) 핌 드레스. 케이트 제공

이러한 캐서린의 철학처럼 케이트는 데님과 캐시미어 스웨터, 크리스털이 박힌 이브닝 가운까지 얽매이지 않는 스타일의 패션 아이템을 선보이고 있다. 로로피아나, 브루넬로 쿠치넬리와 같은 럭셔리 브랜드의 룩을 따르기보다 유행을 따르지 않고 오래도록 입을 수 있는 ‘가치 있는 패션’을 내세운다. 남성성과 여성성, 강인함과 부드러움, 구조와 유동성, 클래식과 모던함 등 상반되는 개념 사이에서 균형을 이루는 여성 의류와 액세서리가 주력 제품이다. 케이트는 브랜드 론칭 직후 대담한 디자인과 관능적인 미학으로 단숨에 뉴요커들의 패션을 대표하는 브랜드로 자리매김했다. 패션업계에서는 케이트를 두고 “상반된 개념 속에서 아름다운 균형을 찾아내는 뚜렷한 개성을 가진 브랜드로 현대 여성 패션에 새로운 지평을 열고 있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특히 최근 전 세계 패션 트렌드로 급부상한 ‘조용한 럭셔리(quiet luxury)’의 대표 브랜드로 손꼽힌다. 조용한 럭셔리는 ‘드러내지 않아도 풍겨져 나오는 고급스러운 아름다움’을 뜻한다.

트렌치코트를 모델이 선보이고 있다. 케이트 제공

케이트의 컬렉션은 21세기 미국의 전통적인 스포츠웨어와 유럽 럭셔리 하우스 패션을 조합한 여성용 ‘레디 투 웨어’(당장 입을 수 있는 편안한 옷)가 중심을 이룬다. 현대적이고 도시적인 뉴요커의 상징적인 룩을 시크하고 고급스럽게 나타내는 게 케이트의 특징이자 강점이다. 지난해 가을·겨울(F/W) 케이트의 컬렉션인 ‘밸런스 오브 파워’는 미니멀한 동시에 유니크하고 강한 분위기로 브랜드의 지향점을 여실히 보여준다는 평가를 받았다. 캐서린은 “케이트가 표현하고자 하는 섹슈얼리티는 ‘나다움을 찾는 강인한 여성의 모습’”이라며 “나만의 것이 되었을 때 비로소 진정한 아름다움이 완성된다”고 설명했다.

케이트와 관련해 눈여겨봐야 할 또 하나의 특징은 ‘소재’다. 케이트의 모든 제품은 이탈리아 최고급 제조업체에서 생산되어 로로피아나, 샤넬, 알라이아 같은 최고급 브랜드와 동일한 품질을 보장한다. 케이트는 ‘가치 소비’를 중시하는 고객들에게 특히 더 매력적이다. 조용한 럭셔리의 핵심 요소 중 하나인 고품질 소재와 오랜 기간 입을 수 있는 옷을 선호하는 트렌드는 케이트의 브랜드 정신과 일치한다. 캐시미어 스웨터, 데님, 가죽, 부츠와 같은 지속 가능한 의류를 간판 아이템으로 선보이며 브랜드의 정체성을 만들어가고 있다. 캐서린은 2019년 미국 패션 디자이너 협회(CFDA)로부터 올해의 디자이너 후보로 선정됐고, 2021년에는 여성복 디자이너 후보에 올랐다. 결국 2022년과 지난해 연속으로 여성복 디자이너상을 수상하며 신진 패션 디자이너로서 확실하게 눈도장을 찍었다.

케이트는 국내에서 코오롱FnC가 지난해 하반기 공식 론칭했다. 그 시작으로 케이트는 서울 강남구 갤러리아백화점 명품관 이스트점 3층에 첫 정식매장을 열었다. 한국 매장은 미국 맨해튼 소호에 위치한 케이트 플래그십 매장에서 영감을 받아 산업적인 느낌과 창조적인 유산을 동시에 담아냈다. 공간은 핸드 크래프트 콘크리트 마감으로 조각된 듯한 분위기를 자아내며, 여기에 미국 스타일의 편안함과 변형 가능한 디테일을 인테리어 곳곳에 녹였다. 케이트 매장에서는 수준 높은 디테일과 실루엣이 매혹적인 다양한 시즌별 컬렉션 상품을 만나볼 수 있다. 코오롱FnC 관계자는 “올해부터 한국 소비자들에게 케이트만의 유니크하고 독특한 브랜드 가치를 공유하고자 한다”며 “한국 럭셔리 패션 시장에 새로운 트렌드와 가치를 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호준 기자 kazzyy@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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