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 타는 순간 행복도 함께 타요… 매일이 해피 크리스마스”[나눔 실천하는 초록빛 능력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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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운전하는 버스를 타면서 승객들이 짓는 행복한 표정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어요."
최 후원자는 "버스 기사가 산타복을 입고 있으니 처음에는 사람들이 아주 이상하게 봤다"며 "며칠 지나니까 '메리 크리스마스' 하고 먼저 인사를 건네주는 승객들이 생겼는데, 그 순간을 잊지 못해 지금까지도 매년 겨울이 되면 산타 버스를 운행하고 있다"고 회상했다.
끝으로 28년 무사고 경력의 버스 운전기사로서 최 후원자의 꿈은 '산타 택시' 운전사가 돼 승객들에게 또 한 번 행복을 선물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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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 뒷문 모금함 통해 나눔
40년 넘게 정미소 운영하며
도정한 쌀 복지재단에 전달
“이웃 도울수 있어 자부심
힘 닿는 데까지 노력할 것”
“제가 운전하는 버스를 타면서 승객들이 짓는 행복한 표정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어요.”
매년 크리스마스 기간 천안 시내를 오가는 ‘천안의 명물’ 산타 버스. 크리스마스 장식으로 꾸며진 이 버스를 타면 산타 복장을 한 기사가 환하게 맞이해 준다. 11월 말부터 12월 말까지 산타 버스를 운행하며 아이들만큼이나 크리스마스를 손꼽아 기다린다는 최영형(57) 후원자. 삭막한 겨울, 새벽부터 밤늦게까지 버스를 이용하는 시민들에게 작게나마 기쁨을 느끼게 해주고 싶어 산타 버스 운행을 시작한 지 20년이 훌쩍 넘었다. 최 후원자는 “버스 기사가 산타복을 입고 있으니 처음에는 사람들이 아주 이상하게 봤다”며 “며칠 지나니까 ‘메리 크리스마스’ 하고 먼저 인사를 건네주는 승객들이 생겼는데, 그 순간을 잊지 못해 지금까지도 매년 겨울이 되면 산타 버스를 운행하고 있다”고 회상했다.
최 후원자가 처음 산타복을 입고 운전대를 잡은 건 지난 2002년 겨울이었다. 이듬해부터는 버스 내부를 크리스마스 장식으로 꾸미기 시작했다. 최 후원자는 “초창기에는 버스를 어떻게 꾸밀지 몰라 반짝이만 설치해 볼품이 없었는데, 7년 전 회사에서 정식 승인이 떨어지면서 반짝이만 달려있던 버스에 트리와 전구를 더해 지금의 산타 버스가 완성됐다”고 설명했다. 산타 버스를 운행하면서 어려움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장식을 설치하는 게 다가 아니고, 버스 운행 중간중간 짬이 날 땐 장식을 다시 손보느라 바쁘다. 버스를 한 번 꾸미는 데 100만 원 정도의 비용이 드는 만큼 금전적으로 부담이 되는 것도 사실이지만, 즐거워하는 승객들의 모습에 멈출 수 없다고 한다.
최 후원자의 따뜻한 마음을 이어받은 승객들도 함께 나눔을 실천하고 있다. 최 후원자가 은행 창구 모금함에서 얻은 아이디어로 2005년 버스 뒷문에 설치한 초록우산 모금함을 통해서다. 주머니에서 쌈짓돈을 꺼내 모금함에 넣는 어르신부터 용돈을 기부하는 아이들까지 십시일반 승객들의 마음을 모아 18년 동안 기부한 금액은 2500만 원에 달한다. 최 후원자는 “버스 운행 중에 기부를 독려하는 멘트도 함께 하고 있다. 나눔에 함께 해주신 모든 승객분들께 참 감사하다”며 “요즘에는 현금을 들고 다니시는 분들이 많지 않으니 예전보다는 모금함이 덜 차고 있지만 우리가 매일 이용하는 버스에서 기부하는 것만으로도 의미 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승객들에게 나눔의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재미있다는 최 후원자는 올겨울 어린이들이 따뜻하고 건강하게 지낼 수 있도록 에너지 취약계층 아동가정을 위한 모금을 진행하고 있다.
최 후원자에게 가장 기억에 남는 나눔의 순간은 tvN 예능 프로그램 ‘유 퀴즈 온 더 블럭’에 출연했던 2021년 크리스마스다. 당시 ‘호두보다 유명한 천안 명물! 산타 버스 기사’로 소개됐던 그는 퀴즈를 맞혀 받은 상금 100만 원에 추가로 받은 100만 원을 더해 총 200만 원을 초록우산에 기부하며 ‘기부와 나눔의 선순환’을 경험했다.
시내버스를 운전하지 않는 날엔 고향을 찾는다는 최 후원자. 365일 중 하루도 쉬는 날이 없다는 그는 고향인 충남 청양에서 40년 넘게 정미소를 운영하며 직접 도정한 쌀을 사회복지재단에 기부하고 있다. 최 후원자는 “버스 운전처럼 제가 하는 일을 통해 주변 이웃들을 도울 수 있다는 것에 자부심을 느낀다”고 웃었다.
끝으로 28년 무사고 경력의 버스 운전기사로서 최 후원자의 꿈은 ‘산타 택시’ 운전사가 돼 승객들에게 또 한 번 행복을 선물하는 것이다. 그는 “일터가 곧 나눔의 공간이고 나눔의 씨앗을 퍼뜨리는 곳이다. 버스와 정미소가 그렇다”며 “힘이 닿는 데까지 꾸준히 나눔을 이어 나가는 것이 목표이자 꿈”이라고 말했다.
문화일보 - 초록우산어린이재단 공동기획
이소현 기자 winnin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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