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역 입대 피하려 ‘지적장애’ 진단받은 아이돌 집행유예

현역 입대를 피하려 지적장애 진단까지 받은 아이돌 그룹 멤버에게 집행유예가 선고됐다.

17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북부지법 형사9단독은 병역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안모씨(32)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하고 사회봉사 80시간을 명령했다.

안씨는 지난 2011년 7월 신체등급 1급을 받은데 이어 2017년 11월 신체등급 2급 현역병 입영 대상 판정을 받았다.

그러나 가수지망생에서 아이돌 그룹 멤버가 된 안씨는 2020년 5월 심리적 문제와 인지기능 장애가 있는 것처럼 허위 증상을 호소해 병원 진단서를 발부받아 병무청에 제출, 현역병 복무를 피하려 한 혐의를 받는다.

안씨는 2019년 10월부터 약 7개월간 서울의 한 병원에서 진료를 받으며 종합심리검사에서 심리적 문제나 인지기능장애가 있는 것처럼 과장하거나 왜곡된 답변을 한 것으로 조사됐다. 그는 의사에게 “마음이 많이 힘들고 죽고 싶다는 생각까지 들었다. 이유도 없이 심장이 막 뛰고 숨도 잘 안쉬어지고 불안하다”고 말했다.

결국 안씨는 이듬해 ‘경도 정신지체 수준에 해당한다’는 진단서를 발급받아 4급 사회복무요원 소집 대상 처분을 받았다. 진단서에는 최소 1년 이상 정신과적 관찰 및 약물 치료가 필요하다는 내용이 담겼다.

재판부는 안씨가 2012년부터 2022년까지 가수 지망생에 이어 가수 활동을 하면서 안무·의상·공연·팬 미팅 등을 구상했다는 점을 근거로 들며 “정신적으로 특별한 문제가 없었는데도 마치 지적 능력에 문제가 있는 것처럼 행세해 병역의무를 기피하기로 마음먹은 것”이라고 봤다. 다만 안씨가 잘못을 인정하고 있고 초범이며 병역의무를 이행하겠다고 다짐하고 있는 점 등을 참작했다고 밝혔다.

안씨는 남성 아이돌 그룹의 리더로 2018년 데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