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수록 줄어드는 `건보료 0원` 피부양자...6년새 400만명↓

강민성 2024. 1. 17. 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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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국민건강보험공단 종로지사. <사진: 연합뉴스>

건강보험료를 내지 않고 보험 혜택을 누리는 피부양자가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전체 건강보험 가입자의 2000만명 선에서 6년 새 1600만명대로 내려앉았다.

하지만 여전히 다른 국가와 견줘서는 피부양자가 많은 수준이어서 건강보험당국은 건보료 부담의 형평성을 높이고자 피부양자를 대폭 축소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17일 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건보 가입자는 크게 직장가입자와 피부양자, 지역가입자 등 3개 그룹으로 나뉜다. 이 중에서 피부양자는 직장에 다니는 자녀나 가족에 주로 생계를 의존하는 사람을 말하는데, 보험료 부담 없이 의료보장을 받기에 무임승차 논란이 끊이지 않는다.

피부양자는 매년 감소했다. 구체적으로 연도별 피부양자 현황을 보면 2017년 2006만9000명에서 2018년 1951만명으로 2000만명 선이 무너졌고, 2019년 1910만4000명, 2020년 1860만7000명, 2021년 1809만명, 2022년 1703만9000명 등으로 줄어들었다. 2023년 10월 현재는 1690만1829명으로 1600만명대로 내려앉았다.

이에 따라 전체 건강보험 가입자 중에서 피부양자가 차지하는 비율도 매년 떨어지고 있다. 피부양자 비율은 2015년 2017년 39.4%에서 2018년 38.2%, 2019년 37.1%, 2020년 36.24%, 2021년 35.18%, 2022년 33.1% 등으로 내려갔다. 2023년 10월 현재는 32.8%였다.

직장가입자 1명이 떠안는 피부양자의 비율을 의미하는 부양률(명)도 해마다 꾸준히 감소했다. 2017년 1.19명에서 2018년 1.12명, 2019년 1.05명, 2020년 1.0명 등으로 하향곡선을 그리다가 2021년에는 0.95명으로 1명 미만으로 처음으로 내려갔다. 2022년에 0.87명, 2023년 10월에는 0.85명이다.

2020년까지만 해도 건보료를 내지 않는 피부양자가 보험료를 내는 직장가입자보다도 많았지만, 2021년 들어 피부양자가 직장 가입자보다 적어졌다는 말이다. 이렇게 피부양자가 감소세를 보이는 것은 건보당국이 건강보험 제도의 지속 가능성을 제고하고, 보험료 부과의 공평성을 도모하고자 '무임승차' 문제를 해결하려고 관리 강화에 나섰기 때문이다.

피부양자로 인정받으려면 일정한 소득과 재산, 부양 기준 등을 충족해야 하는데, 건보당국은 2022년 9월부터 시행한 건보료 부과체계 2단계 개편에서 소득 기준을 연간 합산종합과세소득(금융·연금·근로·기타소득 등) 3400만원 이하에서 2000만원 이하로 낮췄다. 건보공단은 피부양자를 대상으로 매달 재산과 소득이 늘었는지, 부양기준은 충족하는지 등을 따져 이런 기준을 넘으면 피부양자에게 사전에 안내한 후 제외하고, 지역 가입자로 전환해 지역보험료를 매기고 있다.

건보공단은 피부양자 제도를 더욱 합리적으로 손질하는 등 관리를 강화해나갈 방침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피부양자 인정기준이 폭넓어 다른 나라와 비교해서 많은 친족이 피부양자에 포함되는 등 형평성 문제를 야기하는 데다, 급격한 고령화 등의 영향으로 재정 상황이 악화하는 현실을 고려해 재정안정을 꾀하려는 취지에서다.

실제로 우리나라의 피부양자 인정 범위를 보면, 직장가입자의 배우자(사실혼 포함), 직계존속(배우자의 직계존속 포함), 직계비속(배우자의 직계비속 포함) 및 그 배우자, 형제·자매 등으로 폭넓다.

이 때문에 일정 소득과 재산 조건, 부양요건만 맞추면 본인을 기준으로 아버지, 어머니, 친할아버지, 친할머니, 외할아버지, 외할머니(이상 직계존속)와 아들, 딸, 손자, 손녀, 증손자, 증손녀(이하 직계비속), 형제·자매에 이르기까지 상당히 많은 친족이 피부양자로 이름을 올릴 수 있다.

건보공단은 먼저 피부양자를 '본인과 배우자의 1촌 이내 직계 존비속'으로 제한해 1촌인 부모와 자녀를 제외한, 조부모와 손자, 형제·자매 등은 피부양자에서 탈락시키고, 그다음 단계에서는 '배우자와 미성년 자녀'로 피부양자 범위를 좁히는 등 단계별로 피부양자 인정 범위를 줄이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강민성기자 km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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