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로지옥3' 메기 조민지 "내 모습 반성... 연애 경험 적어" [직격인터뷰]
"방송 보며 부족함 느껴... 실제로 남사친 없고 연애 경험 적어"
"천국도서 입은 잠옷에 아빠가 큰 충격 받기도"
넷플릭스 예능 '솔로지옥'에는 '메기'라는 중간 투입 참가자가 있다. 높은 화제성을 자랑하는 시즌 3에서도 어김없이 메기가 등장했다. 이화여대에서 경제학을 전공한 제65회 미스코리아 '미' 조민지다. 등장부터 참가자들과 MC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던 그는 농구선수 이관희와 묘한 러브라인을 형성하며 시청자들의 몰입도를 높였다.
조민지가 처음 등장하자 홍진경은 "너무 예쁘다"고 감탄했고, 덱스는 "지금 계신 다섯 명의 여성분을 합쳐 놓은 듯한 느낌"이라고 칭찬하기도 했다. 강력한 메기녀의 등장에 여성 참가자들은 긴장했다. 이관희는 "차분하고 부드러운 분이 이상형인데 민지씨가 제 이상형이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을 첫 대화에서 느꼈다"고 말했다.
하지만 '헬기 사건'으로 인해 조민지는 악플에 시달리기도 했다. 천국도로 떠나는 헬기 안에서 파트너 박민규가 아닌 이관희에게 대화를 시도하다 눈물을 내비쳐 이에 대한 갑론을박이 펼쳐졌던 것. 이관희는 최종선택 직전까지 조민지와 최혜선 사이에서 고민했고, 결국 최혜선을 선택했다. 제작진조차도 이관희의 선택이 가늠이 안돼 끝까지 긴장감을 늦추지 못했다고 밝힌 바 있다.
지난 15일 본지와 만난 조민지는 '솔로지옥3'에서 보여진 모습보다 훨씬 차분하고 신중했다. 방송을 보며 스스로의 모습을 돌아봤고, 가족과 지인들에게 "내가 더 나은 사람이 되려면 어떻게 바뀌는 게 좋을지" 묻기도 했단다. 대화를 나눠보니 여우 같은 느낌보단 귀엽고 털털한 매력이 강했다. 그가 조심스레 꺼낸 얘기는 "당시에 이관희를 진심으로 좋아했다"는 것이었다. 함께 천국도에 다녀온 이후 마음을 확실히 정했고, 중간에 투입된 만큼 시간이 없어 조급함도 생겼다는 고백이었다.
이하 조민지와 일문일답.
-'솔로지옥'에 나가고 싶었던 이유가 궁금하다.
"처음엔 연애를 하고 싶은 마음이 강했어요. 사실은 제가 여고, 여대 출신이라 연애를 많이 못해봤거든요. 제작진과 미팅할 때 이상형을 구체적으로 물으시더라고요. 외모나 나이대 등 다양하게 얘기를 나눴고 '이상형을 찾아주겠다' 하셔서 너무 설렜죠."
-연애를 많이 해봤을 줄 알았는데 의외다.
"사실 평소에는 학교나 집만 주로 왔다갔다 하고 주말엔 교회에 가고 그렇게 살고 있어요. 겁이 많아서 낯선 사람들과 교류하는 것도 조심스럽고요. 저는 남사친이 한 명도 없어요. 주변에 여자 친구들만 많이 있죠. 그래서인지 촬영을 하면서 감정에 깊이 빠져들었어요. 이번에 방송을 보면서 '연애를 많이 해야겠구나' 하는 생각도 솔직히 들더라고요."
-메기로 투입이 됐을 때의 기분은 어땠나.
"처음 (제작진의) 연락을 받았을 때는 심난했어요. 그래도 상황을 바꿀 수 없으니 받아들였죠. 제작진이 저를 메기로 결정한 이유가 있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인생을 돌아봤을 때 제가 공동체에서 잘 어우러졌던 거 같고, 이상형을 찾아준다고 하니 설레고 기대가 됐습니다. 좋아하는 사람을 만나고 싶다는 기대와 열정을 갖고 들어갔어요."
-방송을 보고 어떤 생각이 들었는지.
"제가 봐도 너무 앵앵거리고 손을 많이 쓰더라고요. 산만해보이는 모습들을 지적받으면서 앞으론 안 그래야겠다고 생각했어요. 부모님이나 친한 지인들, PD님한테도 전화를 해서 '내가 어떤 걸 고치면 더 나은 사람이 되겠냐'고 여쭤봤죠. 그때 해주신 조언들을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어요."
-지인들의 반응도 궁금한데.
"제가 평소에 솔직한 편이거든요. 친구 중에 연애 프로그램 중독자들이 있어요. 촬영 전에 저에게 '솔직하게 찐감정으로 임하고 너의 매력을 보여줘라' 했었죠. 그런데 방송을 보고나서 친구들이 '너가 너무 솔직한 걸 까먹었다' 하더라고요. 하하. 사실 제가 포커페이스가 잘 안되거든요. 주위에서 투명하다고들 하는데, 장단점이 있는 것 같아요."
-평소에도 사랑에 적극적인 타입인가.
"제가 진짜 순애보에 직진형이긴 한 거 같아요. 20대 초반에 누군가를 열렬히 좋아하던 거처럼 '솔로지옥3' 촬영 당시에는 이관희 오빠를 진심으로 좋아했어요. 지금의 성숙한 마음으로 갔다면 안 그랬겠지만 당시에는 미숙했고 너무 좋아했고 사랑에 눈이 멀어서 그런 행동이 나왔던 듯해요."
-헬기에서의 행동을 보면 나름의 전후 상황들이 있었을 것 같은데.
"방송에서 다 나오진 않았지만 헬기에 타기 전까지 관희 오빠가 계속 화가 나 있었어요. 저는 그게 불편했고 천국도에 도착하면 헤어져야 하니까 그 전에 풀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나온 행동인데, 미성숙하고 부족한 모습을 저도 인정하고 반성했어요. 너무 감정이 크다 보니 빨리 화를 풀어주고 보내야겠다는 생각이 앞서서 그렇게 행동을 한 것 같아요."
-그때 천국도에 함께 간 파트너 민규가 배려심이 많더라.
"맞아요. 민규 오빠는 정말 착하고 좋은 사람이에요. 갑자기 울게 되어서 그 상황이 민규 오빠한테 너무 미안해서 계속해서 사과도 했어요. 오빠가 셔츠에 눈물을 닦으라고 했는데, 처음엔 계속 거절했어요. 그런데 (민규가) '지금 휴지도 없고 방송인데 너 얼굴 이렇게 나갈 거냐'고 너무 고맙게 얘기해줘서 결국 셔츠에 눈물 콧물 다 닦았죠. 하하. 지금도 민규 오빠랑 친하게 지내고 있어요."
-민규를 선택했던 이유가 궁금하다.
"그땐 그게 최선이라 생각했어요. (당시 최혜선과 이관희의 천국도 행이 결정된 상황이었다.) 진석 오빠를 오해하게 하고 싶지 않아서 선택할 수 없었어요. 또 한 번 선택하면 없던 오해도 생길 거고 그런 상황은 모두를 불편하게 할 거 같았거든요. 제가 시은 언니랑 친해서 민우, 원익도 선택할 수 없었죠. 하빈은 하정이가 선택했고 제가 선택할 수 있는 사람은 민규 오빠뿐이었어요."
-그 일로 인해 악플도 달렸는데 마음 고생을 하진 않았나.
"방송을 보기 전이었는데, 갑자기 SNS로 악플이 쏟아져서 '이번 편에서 내가 무슨 짓을 했길래 이런 비속어들이 각국의 언어로 쏟아지나' 하고 덜덜 떨면서 봤어요. 당시엔 손이 떨리고 무서웠던 것도 사실이에요. 막상 방송을 보고나니 담담하게 받아들였어요. 부족함을 깨달았고 배운 것도 많았고, 좋은 쪽으로 나아가려고 생각하고 있어요. 좀 더 어리거나 늦은 나이에 이걸 겪기보다는 지금 이런 걸 겪어서 제 삶에도 터닝포인트가 될 수 있을 거라 생각해요. 지인들이 '우리는 너를 아니까 괜찮다'고 말해주더라고요. 그게 큰 힘이 됐어요."
-천국도에서의 잠옷도 화제가 됐는데.
"그 옷을 거기서 처음 입었어요. '솔로지옥'에 나간다고 예쁜 옷을 새로 사서 가져간 건데 뒤태를 보니 진짜 많이 파였더라고요. 원래는 지옥도에서 입으려고 가져간 옷인데 예쁘고 편한 옷을 찾다 보니까 그걸 잠옷으로 선택하게 됐어요. 가족들과 함께 음식을 먹으면서 방송을 봤는데 아빠가 표정이 급격히 굳으시면서 숟가락을 탁 내려놓고 정적이 흘렀죠. '어떻게 저런 옷을 입었냐' 하시더라고요. 제가 봐도 좀 민망했어요."
-촬영을 하며 가장 재미있었던 순간은 언제인지.
"지옥도에서 저랑 민영, 관희 오빠가 숫자 야구 게임을 했어요. 제가 져서 쪽지를 주기로 한 건데 그때 '2순위는 없어'라고 쓴 쪽지를 준 거죠. 다음 날 공교롭게 둘이 천국도에 가게 됐어요. 지옥도에서의 게임을 발전시켜서 저랑 관희 오빠가 첫인상을 빙고로 쓰는 게임을 했어요. 휴대폰도 없고 있는 거라곤 종이와 펜뿐이었거든요. 간질간질하면서도 재밌었어요. 성인 두 명이 종이와 펜만 갖고도 재밌게 놀 수 있다는 게 신기했어요. 특별하면서도 색다른 경험이었죠. 그때 제 마음을 확신했고요."
-요즘 어떻게 지내는지 근황도 궁금하다. 출연진들과는 연락하고 지내나.
"출연자들과는 다 잘 지내고 있어요. 단톡방이 있어서 연락도 하고요. 얼마 전 회식이 있어서 오랜만에 얼굴도 봤어요. 개인적으로는 바쁘게 시간을 보내고 있어요. 다음 달에 졸업인데 아나운서 스터디 모임을 하면서 준비 중이고, 시험도 앞두고 있거든요. 저의 목표인 아나운서가 되기 위해 열심히 도전해보려고 해요."
유수경 기자 uu84@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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