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판에게 인사 좀 그만해라” 예의 따지는 일본에서도 ‘무용론’

백종인 2024. 1. 17. 08:00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경기 중에 심판에게 인사할 필요 없다."

이런 주장이 예의를 강조하는 일본 프로야구에서 나와 관심을 끈다.

NPB(일본 프로야구 기구)는 16일 도쿄에서 12개 구단 감독자 회의를 열고 2024년 시즌을 맞아 각종 현안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이 자리에서 의장 역할을 맡은 오카다 아키노부(66) 한신 감독은 "심판에 대한 인사는 경기 시작할 때와 끝날 때도 하지 않느냐. 굳이 경기 중에도 반복할 필요가 없다"는 의견을 밝혔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NC 다이노스의 투수 에릭 페디가 구심을 향해 고개 숙여 인사하고 있다. OSEN DB

[OSEN=백종인 객원기자] “경기 중에 심판에게 인사할 필요 없다.”

이런 주장이 예의를 강조하는 일본 프로야구에서 나와 관심을 끈다. 발언의 주인공은 인기 구단 한신 타이거스의 현직 감독이다. 지난해 일본 시리즈 우승팀 사령탑이면서, 야구계에 영향력이 큰 인물이다.

NPB(일본 프로야구 기구)는 16일 도쿄에서 12개 구단 감독자 회의를 열고 2024년 시즌을 맞아 각종 현안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이 자리에서 의장 역할을 맡은 오카다 아키노부(66) 한신 감독은 “심판에 대한 인사는 경기 시작할 때와 끝날 때도 하지 않느냐. 굳이 경기 중에도 반복할 필요가 없다”는 의견을 밝혔다. 이는 경기 시간을 단축해야 한다는 ‘스피드 업’을 촉구하면서 나온 얘기다.

오카다 감독은 이 발언에 덧붙여 “예전에는 그러지 않았는데, 요즘 들어 더 자주 하는 것 같다. 심판도 모자에 손을 대며 응하는 경우도 많다(그래서 시간이 더 많이 걸린다는 뜻인 듯). 굳이 그럴 필요가 있겠나”라고 반문했다.

하지만 이 안건은 회의가 끝난 뒤 기자들과 일문일답을 나누는 과정에서는 다뤄지지 않았다. 아마도 민감한 사안이라고 판단돼 대외적으로는 언급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일부 매체가 추가 취재를 통해 코멘트 위주로 보도했다.

한신 타이거스 SNS

그런데 짤막한 단신 분량의 뉴스임에도 팬들의 반응이 뜨거웠다. 포털 사이트 야후 재팬의 많이 본 뉴스(스포츠) 랭킹에서 한동안 1위 자리를 지킬 정도다. 댓글에서는 지지하는 여론이 꽤 우세하게 나타난다.

“타석에 들어갈 때마다 하는 것은 시간 낭비 같다.”

“누군가 하기 시작하면, 왠지 모두가 해야 할 것 같다. 그래서 더 필요 없다고 생각한다.”

“심판에게 하는 것도 부족해, 상대 선수(수비수)와도 인사를 나눈다. 괜히 게임의 긴장감이 떨어지는 느낌이다.”

“프로야구는 친목 도모가 아니다. 팬이 우선임을 알아야 한다.”

물론 반대 의견도 많다.

“학교 때부터 배운 자연스러운 예절이다. 크게 시간을 끄는 것도 아니니 개의치 않는다.”

“아이들과 함께 즐기는 스포츠다. 예의를 강조하는 게 나쁠 것은 없다.”

OSEN DB

올해 66세인 오카다 감독은 지난해 오릭스를 꺾고 한신의 일본 시리즈 우승을 이끌었다. 창단 후 두 번째, 38년 만의 일이다. 이 업적으로 최고의 뉴스 메이커 중 한 명으로 꼽힌다.

특히 우승이라는 단어를 직접 거론하지 않는 일화가 유명하다. 속된 표현을 빌리면 ‘설레발 금지’ 같은 조치다. 대신 이를 ‘아레(アレ)’라는 말로 변환시켰다. 직역하면 ‘저거’라는 뜻이다. 한신의 본거지는 간사이(關西) 지방이 호남 지역과 비슷한 정서가 있다는 점에서 방언 느낌을 살리면 ‘거시기’ 정도로 해석된다.

결국 ‘아레’는 한신의 우승과 함께 지난해 일본에서 발표된 신조어, 유행어 30개 중 하나로 선정되기도 했다.

한편 심판에 대해 인사를 갖추는 문화는 KBO리그에서도 비슷하다. 타석에 들어설 때나 누상에 나갔을 때. 심판을 향해 깍듯이 예의를 차린다. 또 상대 수비수에게도 마찬가지다. 이를 두고 우리 팬들도 찬반의 의견이 엇갈리는 경우가 있다.

/ goorada@osen.co.kr

Copyright © OSEN.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