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용·고우석에 이어 함덕주까지…왕조 구축 노리는 LG, 연이은 투수들 이탈에 ‘울상’

이한주 MK스포츠 기자(dl22386502@maekyung.com) 2024. 1. 17.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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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조 구축’을 꿈꾸는 LG 트윈스에 비상이 걸렸다. 좌완 필승조 함덕주가 부상으로 전반기 동안 자리를 비울 전망이다.

LG 관계자는 “함덕주가 좌측 팔꿈지 주두골 미세 골절로 16일 세종스포츠정형외과에서 좌측 추관절 핀고정수술을 실시했다”고 같은 날 밝혔다.

함덕주의 이탈은 LG로서 너무나 뼈아프다. 2023시즌 주축 불펜투수로 LG의 허리를 든든히 지켜준 까닭이다.

불의의 부상에 발목이 잡힌 함덕주가 잠시 쉬어간다. 사진=천정환 기자
지난해 최고의 활약을 펼쳤지만, 최근 부상에 발목이 잡힌 함덕주. 사진=김영구 기자
지난 2013년 5라운드 전체 43번으로 두산 베어스의 부름을 받아 프로에 입성한 함덕주는 특유의 다이나믹한 투구 폼과 체인지업이 강점으로 꼽히는 좌완투수다. 2021시즌 초 트레이드를 통해 LG의 핀 스트라이프 유니폼을 입었으나, 그해와 2022시즌 부상에 시달리며 도합 29경기(33.2이닝) 출전에 그쳤다.

절치부심한 함덕주는 2023시즌 맹활약을 펼쳤다. 57경기(55.2이닝)에 나선 그는 4승 무패 4세이브 16홀드 평균자책점 1.62를 작성하며 LG 불펜진의 주요 선수로 자리매김했다. 그해 8월 말에는 왼 팔꿈치 통증으로 일찌감치 정규리그를 마감했지만, 함덕주의 존재감에 힘입은 LG는 86승 2무 56패를 기록, 정규리그 정상에 설 수 있었다.

이후 몸을 추스른 함덕주는 KT위즈와 맞붙은 한국시리즈에서도 주축 불펜 자원으로 쾌투를 이어갔다. 4경기에 출전해 1승 평균자책점 2.70을 써내며 지난 1994년 이후 29년 만이자 통산 세 번째(1990. 1994, 2023) LG의 통합우승에 크게 기여했다.

시즌이 끝나고 자유계약(FA)선수 자격을 얻은 함덕주는 지난해 11월 말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사무국으로부터 신분조회 요청을 받았다. 신분조회 요청은 선수 영입을 위한 사전 단계로, 이러한 과정이 실제 영입으로 이뤄지지 않는 경우도 많지만, 일부 구단에서 함덕주에게 관심을 가졌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었다.

그러나 함덕주의 선택은 LG였다. 그는 지난달 24일 계약금 6억 원, 연봉 14억 원, 인센티브 18억 원 등 4년 총 38억 원의 규모에 LG와의 동행을 택했다. 당시 LG는 “함덕주는 국가대표 경력을 포함해 많은 경험을 가진 투수이다. 2023시즌에는 건강함을 되찾으면서 가장 좋았을 때 모습을 보여주었고, 팀의 필승조에서 맡은 바 역할을 다했다. 앞으로도 건강하게 마운드에서 팀을 위해 던져줄 것“이라고 기대감을 감추지 않았다.

이에 함덕주도 ”이번 시즌 팀이 최고의 성적을 냈고, 나도 부상없이 던지면서 팀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수 있었던 것 같아서 기쁘다”며 “다시 한 번 건강하게 던질 수 있다는 것에 행복함을 느꼈다. 앞으로도 아프지 않고 꾸준한 모습으로 팀이 계속 강팀이 되는데 보탬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하지만 LG와 함덕주의 이 같은 바람은 예기치 못한 부상으로 이뤄지지 않게 됐다. LG 관계자는 “(함덕주의) 재활기간은 6개월 정도 예상된다. 6월~7월 경 복귀 예정”이라고 전했다. 2024시즌 올스타 휴식기는 7월 5∼8일로 예정돼 있다. 사실상 정규시즌 전반기를 뛰지 못하게 된 셈이다.

군 복무를 위해 지난달 상무에 입단한 이정용. 사진=김영구 기자
최근 샌디에이고와 손을 잡은 고우석. 사진=리코스포츠에이전시 제공
지난해까지 397경기(501.2이닝)에서 35승 21패 59세이브 49홀드 평균자책점 3.50을 올린 함덕주의 이탈은 LG로서는 너무나 뼈아프다. LG는 이미 전천후 우완투수 이정용이 군 복무를 위해 지난달 18일 상무에 입대했다. 여기에 최근에는 부동의 마무리 투수 우완 고우석도 포스팅시스템(비공개 경쟁입찰)을 통해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손을 잡으며 빅리그에 진출했다.

일단 고우석의 공백을 우완 유영찬으로 메울 계획을 세운 LG. 다만 유영찬의 경험이 많지 않아 이 플랜에는 베테랑들의 존재감이 꼭 필요했다. 이런 와중에 경험 많은 함덕주가 공백기를 가지게 되며 왕조 구축이라는 새 목표를 내건 LG는 스프링캠프 시작 전부터 악재를 맞게 됐다.

이한주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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