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D수첩’ 故 이선균, 죽음으로 이어진 절망의 3차 조사

진주희 MK스포츠 온라인기자(mkculture@mkculture.com) 2024. 1. 17. 0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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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D수첩'이 고(故) 이선균 관련해 수사기관의 피의사실 흘리기와 언론의 무분별한 보도 관행에 쓴소리를 했다.

이선균은 3차 조사 때 19시간의 밤샘 조사 후 수사를 마치고 나온 취재진에게 "앞으로 경찰에서 저와 공갈범들 사이에 어느 쪽의 진술에 신빙성이 있는지 잘 판단해 주시기를 부탁드리겠다"고 말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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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D수첩’이 고(故) 이선균 관련해 수사기관의 피의사실 흘리기와 언론의 무분별한 보도 관행에 쓴소리를 했다.

16일 방송된 MBC 시사교양 프로그램 ‘PD수첩’에서는 ‘70일, 故 이선균 배우의 마지막 시간’가 전파를 탔다.

마약 최초 제보자 신씨는 “마음이 진짜 안 좋다. 솔직히 말해서 나 때문은 아니다. 여자친구 때문에 신고했는데 모든 일이 일어났다”라고 괴로운 심경을 밝혔다.

故 이선균의 마지막 70일을 되짚어 보았다.사진=MBC ‘PD수첩’ 방송캡처
신씨는 “김씨가 지속해서 여자친구한테 마약을 줬다. 만나지 말라고 했는데 이상한 짓을 해서 지난해 9월 신고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런데 이씨가 이제 불구속 수사가 됐고, 이게 다 이선균이랑 김씨 쪽으로 타깃이 돌아갔다. 연예계 쪽으로”라며 “갑자기 이선균, 지드래곤까지 나와서 놀랐다”고 덧붙였다.

마약 전과가 있던 김씨에 대한 첫 경찰 조사가 끝난후 불과 3시간도 안되어 이선균의 마약 내사 중이라는 기사가 최초로 보도되었고 백민 변호사는 “이 사건은 입건이 되지 않은 상태에서 관련자 진술이 언론에 알려졌다. 굉장히 이례적”이라 의문을 제기했다.

故 이선균의 마지막 70일을 되짚어 보았다.사진=MBC ‘PD수첩’ 방송캡처
이후 이선균은 시약 검사, 모발, 체모 정밀검사를 받았고 결과는 모두 음성이었다. 그럼에도 경찰은 또 다시 이선균을 소환했다.

마약 수사 담당인 현직 경찰은 강압수사를 언급하며 “그게 이례적인 거다. 이선균 씨 관련된 건 사회적 이슈가 되고 주목을 받고 있는 사안이다. 혐의 입증과 상관없이 빨리 결론을 내려야 하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무리한 진행이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경희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서보학 교수는 “제일 중요한 것은 실제 체내에서 마약 성분이 검출되었는지 봐야 한다. 1, 2차 체모 검사에서 마약이 검출되지 않았기 때문에 그 단계에서 경찰이 수사를 종결하는 게 맞다”고 전했다.

故 이선균의 마지막 70일을 되짚어 보았다.사진=MBC ‘PD수첩’ 방송캡처
마약 투약에 대한 증거가 뚜렷하게 없음에도 3차 조사까지 소환되었던 이선균.

서원대학교 상담심리학과 김태경 교수는 “이선균이 3차례 공개 소환 조사 당시 계속 ‘성실하게’, ‘진솔하게’라는 단어를 쓴다. 이 안에서 자신의 진정성이 드러날 거란 기대를 한 거 같다. 하지만 3차 조사 이후에는 그러지 못할 거라는 불안이 굉장히 강도 높게, 확 고조되어있다”라고 분석했다.

이선균은 3차 조사 때 19시간의 밤샘 조사 후 수사를 마치고 나온 취재진에게 “앞으로 경찰에서 저와 공갈범들 사이에 어느 쪽의 진술에 신빙성이 있는지 잘 판단해 주시기를 부탁드리겠다”고 말을 했다.

이에 김태경 교수는 “나에게 우호적이지 않다는 신호를 본인이 포착했을 가능성도 있다. 또 엄청난 공포가 3차 조사 때 느껴졌을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그게 이 사람이 절망하게 된 요점이 아닐까”라고 분석했다.

방송 말미 ‘PD수첩’ 진행자 오승훈 아나운서는 “유명인이라는 이유로 법정에도 서기 전에 누군가를 범죄자로 낙인 찍고 벼랑끝으로 몰아 넣는 일은 없어야 한다”며 “이사건이 수사기관의 피의 사실 흘리기와 언론의 무분별한 보도 관행을 되돌아 보고 바로 잡는 계기로 이어지길 바란다. 그것이 다시는 이런 비극을 되풀이하지 않는 길이다”라고 전했다.

[진주희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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