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내가 필요한 걸 알겠더라…” 329홈런 레전드 코치의 회상, 2011년 그날 꽉 잡은 두 손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KIA에선 ‘우리가 필요하니, 저희하고 같이 하시죠’라고 하는데…”
KIA 타이거즈 이범호(43) 타격코치는 KIA에서 현역을 마치고 은퇴식을 치른, 사상 첫 ‘비 프랜차이즈’ 출신 선수였다. 대구고를 졸업하고 2000년 2차 1라운드 8순위로 한화 이글스에 입단, 2009년까지 꾸준히 활약한 한화 프랜차이즈 스타다.
그러나 KIA에서도 2011년부터 2019년까지 9년간 뛰었다. 경북 의성이 고향이고 대구에서 학창시절을 보냈지만, KIA 프랜차이즈라는 느낌도 강하다. 2015-2016 FA 시장에선 4년 36억원 계약도 체결했고, 주장도 역임했다.
야구도 잘했지만, 리더십도 좋았다. 은퇴 후엔 해외 코치 연수를 거쳐 KIA에서 스카우트에 이어 2군 총괄, 1군 타격코치까지 지도자로 착실히 커리어를 쌓고 있다. 구단 안팎에서 능력 있고 인정받는 지도자라는 평가가 많다.
이범호 타격코치는 작년 12월 광주의 한 고깃집에서 촬영한, KIA 출신 서동욱과 코미디언 김태원이 진행하는 유튜브 야구찜에 출연해 2010년 일본프로야구 소프트뱅크 호크스에서 1년만에 퇴단한 시절을 회상했다. 당시 자신의 손을 잡아준 KIA에 감사함을 표했다. 영상은 16일에 공개됐다.
이범호 코치는 2009-2010 오프시즌에 소프트뱅크와 2+1년 최대 5억엔 계약을 맺고 일본프로야구에 진출했다. 그러나 부상, 부진 등으로 제대로 활약하지 못하고 1년만에 전력 외 판정을 받았다. 그러자 이범호 코치는 국내 복귀를 생각하게 됐다.
이범호 코치는 “일본에 있을 때 팀에서 소속팀(한화 이글스)이 아니면 돌려 보내주지 않겠다고, 그 틀을 딱 박아 놓은 상태야. 그래서 한화랑 10번을 만났어”라고 했다. 일본에선 방출생 신분이고, KBO리그에 오면 FA 때 일본으로 나간 것이라서 한화에 보류권이 없었다. 때문에 당시 기준 8개 구단 모두 자유롭게 협상 가능한 신분이었다.
그러나 소프트뱅크는 이범호 코치를 국내에 돌려보낸다면 한화라는 방침을 세운 듯했다. 그런데 한화와 10번을 만났음에도 협상이 타결되지 않았다. 이범호 코치는 일본에 있는데 KIA가 접근하기 시작했다. 이범호 코치는 “KIA에선 ‘우리가 필요하니 저희와 같이 하시죠’라고 하는데, 내가 필요하다는 걸 알겠더라”고 했다.
그래서 이범호 코치는 도리어 소프트뱅크 구단을 설득했다. “나, 이거, ‘다른 팀에도 갈 수 있게 풀어줘라’고 했다. 그러니까 그렇게 하라고 하더라고. 내가 워낙 강하게 얘길 했으니까. 그래서 KIA로 오게 된 것이었다”라고 했다.
그렇게 이범호 코치는 KIA와 2011년 1월에 1년 12억원(계약금 8억원, 연봉 4억원) 조건으로 계약, 2년만에 KBO리그에 복귀해 롱런했다. 이범호 코치는 “나한테는 가장 감사하게, 잘해준 거지. KIA 프런트가 빠르기도 했고”라고 했다.
그렇게 KIA와 이범호 코치는 2017년 통합우승을 함께 했고, 통산 329홈런을 치는 등 KBO 대표 레전드 3루수로 현역을 마무리했다. 현재 이범호 코치는 KIA에 없으면 안 되는 존재가 됐다. KIA 강타선 구축에 큰 영향을 미친 지도자인 건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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