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트가 같이 밥 먹으면서 갑자기 응원가 불렀잖아요…” 이정후 웃게 한 SF 단장, ML도 사람 사는 곳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피트가 같이 밥 먹을 때 응원가 불렀잖아요.”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피트 푸틸라(35) 단장은 젊다. 이정후(26)보다 나이가 많지만, 단장이란 느낌보다 지적인(?) 형이라는 느낌도 있다. 2023년 10월10일 이정후의 KBO리그 고별전(고척 삼성 라이온전) VIP 석에서 마지막 타격을 지켜봤던 그 사람이다.
이정후는 16일 키움 히어로즈 공식 유튜브를 통해 한미포스팅시스템을 통해 샌프란시스코와 6년 1억1300만달러 계약을 맺는 과정과 생생한 소감을 브이로그 형식으로 공개했다. 작년 11월 말부터 12월 중순까지 3주간 촬영한 영상을 키움이 편집해 15일부터 이틀간 두 편에 걸쳐 공개했다.
이정후는 16일 영상을 통해 계약 후 푸틸라 단장과 한국음식으로 식사한 사실을 공개하며 식사 자리에서 갑자기 이정후의 테마송을 부른 사실을 공개했다. 이정후와 국내 에이전시 관계자는 “에으에으에으에으 에에에에에~”라고 했다.
키움 팬들은 아는 ‘안타~안타~날려버려라~키움 히어로즈 이, 정, 후~ 안타, 안타, 안타, 안타, 날려버려라, 키움 히어로즈 이, 정, 후~’ 이 노래를 의미하는 듯하다. 은근히 중독성이 있다. 이 팀이 이정후가 입단하기 전, 그러니까 넥센 시절부터 오랫동안 다른 선수들에게도 돌려가며 사용했던 그 노래다.
그만큼 푸틸라 단장이 고척을 자주 방문했다는 얘기다. 이정후에게 관심을 가진 팀이 한, 둘이 아니었지만, 단장을 직접 KBO리그 현장까지 파견한 팀은 샌프란시스코가 유일했다. 샌프란시스코는 이정후가 시즌아웃 됐지만 마지막 홈 경기에 한 번 정도 깜짝 출전할 줄 알고 푸틸라 단장을 파견한 듯하다.
이정후의 메이저리그 생활에 자연스럽게 연결되는 단어가 적응이다. 똑 같은 야구지만, 환경과 생활은 조금, 어쩌면 많이 다를 수 있기 때문이다. 아버지 이종범 전 LG 트윈스 코치가 함께 하겠지만, 그래도 야구는 혼자 부딪혀야 한다.
푸틸라 단장처럼 이정후를 살갑게 대해주는 사람들이 있다면, 이정후로선 고마운 일이다. 그는 “외국에서 한국사람 보면 반갑잖아. 우리 히어로즈 팬들만 아니라 교민들이나 나를 바라봐 주는 팬들이 있다면 정말 감사할 것 같다”라고 했다.
계속해서 “메이저리그 투수들 공이 제일 궁금할 것 같다. 야구장과 원정 가게 될 도시들, 어차피 거의 호텔에 있겠지만, 미국 애리조나 캠프 갈 때 라스베이거스, LA, 샌프란시스코 이렇게 네 군데(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 포함)밖에 안 가봤다. 다 처음 가는 곳이라서”라고 했다.
그러면서 “미국 야구가 처음이니까 처음 경험해보는 것들이 다 걱정되죠. 한국에선 6시반, 5시, 2시 경기라고 하면, 내가 오늘 경기 끝나고 집에 가서 눈 뜨면 내가 내일 어떻게 움직여야 하는지 알잖아. 그런데 여기선 내일 당장 일어나면 내가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모르는 상황 속에서 하루하루를 지내야 될 텐데 적응하기 전까지. 그런 적응을 빨리 해야 할 것 같다. 비행기 타고 이동하는 것, 시차 달라지는 것들도”라고 했다.
샌프란시스코의 인상은 너무 좋다. 샌프란시스코가 제공한 오라클파크 바로 앞 숙소의 호텔을 두고 “암막커튼 그거 알죠? 우와, 그냥 기절했다.(LA에선 시차적응 때문에 잠을 잘 못 잤는데 샌프란시스코에선 잘 잤다는 얘기) 다 (포스팅 끝)끝났다는 생각에 긴장도 조금 풀렸다”라고 했다.
샌프란시스코 생활이 기대도 된다. 이정후는 “미국 자체가 너무 여유롭고 야구장이랑 바다와 가깝게 있으니까. 아직도 안 믿겨요. 여기가 홈 구장이라는 게. 아직 막 돌아다니지 않아서, 살아봐야 알 것 같다”라고 했다.
지원군들의 응원도 받았다. 이정후는 “우리 팀에서 생활했던 외국인선수들에게 다 연락 왔다. (야시엘)푸이그, (타일러)애플러, (에릭)요키시, (제이크)브리검, (제리)샌즈, (알바로) 에스피노자 수비코치님(2021년 1군 수비코치). 다 너무 좋았다. 요키시와 브리검은 나 보러 오겠다고 그랬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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