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엽의 길' 걷는 오승환, 124승 레전드의 응원 "언제가 마지막일지 모르겠지만"
오승환(42·삼성 라이온즈)이 늘 그랬던 것처럼 또 다시 삼성 유니폼을 입고 뛰게 됐다. 자유계약선수(FA) 오승환의 잔류 소식을 전해들은 정민태(54) 코치의 말이다.
삼성 구단은 16일 오후 16일 "오승환은 2년간 계약금 10억원, 연봉 합계 12억원(4억+8억) 등 총액 22억원의 조건에 사인했다"고 발표했다.
불혹을 훌쩍 넘긴 나이에도 옵션 없이 22억원 계약을 이끌어낸 오승환은 사실상 '삼성 원클럽맨'으로서 은퇴하는 밑그림까지 그려뒀다. 2005년 데뷔해 일본프로야구(NPB)와 메이저리그(MLB) 시절을 제외하면 13시즌 동안 삼성의 푸른색 유니폼만 입었고 15번째 시즌까지 활약을 이어갈 예정이다.
야구 팬이라면 오승환이 파란색이 아닌 다른 유니폼을 입고 뛰는 것을 쉽게 상상할 수 없다. 이는 정민태 코치 또한 마찬가지였다. 16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만난 정 코치는 "나이를 먹어서도 팀을 위해 지금까지 공언한 것도 있기에 팀을 떠난다는 것은 말도 안 되는 소리였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오승환이 커리어 막판에 지나치게 돈 욕심을 부리는 게 아니냐'는 비판적 여론이 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이종열 단장은 이를 강하게 부인했다.
이 단장은 계약 후 구단을 통해 "비로소 올 시즌 투수진 구성의 화룡점정을 찍게 되었다. 협상 과정에서 시종일관 서로를 이해하는 분위기 속에 팀을 위한 최선의 길을 고민하면서 다소 시간이 소요됐다"며 "최고의 팀 구성을 위한 구단의 행보를 이해해주고 따라준 오승환 선수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다"고 전했다.
계약 후 스타뉴스와 통화에선 "오승환 선수도 첫 번째 FA이기에 본인이 생각하는 걸 충분히 이야기할 수 있다. 그런데 제 입장에선 샐러리캡이 걸려 있기 때문에 해줄 수 있는 게 많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처음부터 삼성에 오는 것엔 선수나 구단이나 같은 생각이었다"며 "협상 과정에서는 당연히 서로 여러가지로 고려해야 될 부분을 생각하다보니 늦어진 것이다. 협상에 진통을 겪었단 말도 나오는데 이건 사실과 다르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나 금액이 문제가 됐다는 건 사실이 아니라는 것이다. 이내 협의를 마쳤고 오히려 샐러리캡 등을 맞추느라 시간이 소요됐다는 설명이다. 지난해 도입된 샐러리캡(연봉총액상한)에서 삼성은 상한액인 114억 2638만원 중 104억 4073만원을 지출해 여유가 많지 않았다. 여기에 FA 김재윤을 4년 총액 58억원에 영입해 재정은 더욱 빠듯해졌다. 거금을 들인 건 아니지만 임창민(2년 총액 8억원)을 데려왔고 김대우(2년 총액 4억원)도 잔류시켰다.
그렇기에 오히려 한 발 물러나 준 오승환에 대해 고마움을 나타낸 이 단장이다. "오승환 선수가 양보해 준 부분도 있었다. 그러다 보니 셀러리캡 문제도 해결할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
사실과 다른 이야기에 상처 받은 오승환에 대한 걱정을 감추지 못했다. 15일 계약을 하루 앞두고 이종열 단장은 스타뉴스와 통화에서 "오해를 살만한 이야기가 자꾸 나왔다. 오승환 선수가 그 일로 힘들어 했다. 구단이나 오승환 선수나 삼성에 남아야 된다는 건 처음부터 서로 인지하고 있는 내용이었지 않은가"라고 답답함을 토로했다.
이러한 상황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정민태 코치도 "계약이 잘 돼서 축하한다. 올해 다시 좋은 성적을 거둬야 되기에 빨리 (안 좋은 것은) 잊고 운동에 전념해 확실하게 자기 모습을 보여줬으면 좋겠다"는 응원의 메시지를 전했다.
이후 일본과 미국을 거치며 선수 생활을 이어갔다. 일본에서도 2시즌 동안 80세이브를 수확하며 2년 연속 리그 구원왕에 등극한 오승환의 다음 무대는 미국이었다. 2016년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에서 흔들리던 트레버 로젠탈을 밀어내고 마무리로 올라선 오승환은 19세이브(14홀드)를 따내며 그의 돌직구가 세계 최고 선수들에게도 통한다는 자부심을 야구 팬들에게 심어줬다. MLB에서도 통산 42세이브를 따낸 오승환은 2019년 다시 국내 무대로 돌아왔다.
당장 은퇴를 해도 이상하지 않을 나이였지만 오승환의 커리어는 현재 진행형이다. 2020년 18세이브를 챙긴 오승환은 2021년 44세이브로 KBO 5번째 구원왕에 올랐다. 이후 '부진했다'는 대중의 평가에도 2년 연속 30세이브 달성엔 문제가 없었다.
한미일을 거치며 무려 522세이브를 수확했다. 국내를 떠나 있던 시간도 길었지만 KBO리그 역대 최초 400세이브라는 압도적인 기록을 써낸 그다. 2위 손승락(271세이브)와도 100세이브 이상 차이가 나고 현역 중에선 한화 이글스 정우람(6위·191세이브)보다 2배 이상 많다. 어쩌면 영원히 깨지지 않을 기록이 될 것처럼 보일 만큼 KBO 구원투수의 역사를 새로 쓴 오승환이다.
FA 시장 개장 후 이종열 단장은 "오승환과 아름답게 마무리하는 그림을 그리고 있다"고 했다. 오승환 스스로도 생각한 가장 이상적인 마무리일 것이다.
물론 내년 시즌 보직에 대해 확정된 건 없다. KT 위즈 클로저로 통산 169세이브를 수확한 김재윤이 영입됐고 선의의 경쟁을 통해 가장 뒷문을 책임질 선수가 가려질 것으로 보인다. 계약을 마친 오승환 또한 새 시즌을 앞두고 가벼운 마음으로 또 다른 경쟁을 준비할 예정이다.
통산 124승을 거두며 마흔에 가까운 나이까지 현역 생활을 펼쳤던 정민태 코치는 자신보다도 더 오랜 세월 현역 생활을 이어가는 후배를 향해 덕담을 건넸다. "저도 거의 마흔까지 야구를 해봤지만 마지막엔 돈보다도 유종의 미를 거두기 위해서, 내가 얼마나 멋지게 마무리를 하느냐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언제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마지막에 그만둘 때까지는 정말 멋진 모습을 보여주면서 팬들께 좋은 이미지를 남기고 마무리 짓는 게 최선인 것 같다"고 말했다.
대구=안호근 기자 oranc317@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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