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캠프도 안 했는데 핵심 투수 이탈’ LG 애리조나 선발대 6명이 해답 될 수 있다[SS포커스]
[스포츠서울 | 윤세호 기자] 2년 연속 시작이 만만치 않다. 작년에 이어 올해도 물음표를 안은 채 출발선에 선다. 또다시 마운드 뎁스 시험대에 오르는 LG다.
지나고 보면 무난하게 넘어간 것 같다. 하지만 사령탑은 고개를 가로 젓는다. 염경엽 감독은 2023시즌에 대해 “감독 인생에서 세 손가락에 꼽을 정도로 어려운 시즌이었다. 필승조 없이 개막을 맞이했고 4월말부터는 선발 3명도 안 좋았다. 이대로라면 3, 4위로 시즌을 마칠 것 같았다”고 돌아본 바 있다.
실제로 그랬다. 개막을 눈앞에 두고 2022시즌 필승조 3명(고우석, 정우영, 이정용)이 부상 혹은 부진에 빠졌다. 세이브 1위와 홀드 1위를 차지하며 모든 팀의 부러움을 샀던 필승조가 거짓말처럼 함께 흔들렸다.
이민호, 김윤식, 강효종으로 야심 차게 구성한 영건 3인방 또한 로테이션에서 한 달을 버티지 못했다. 그런데도 5월 16승 6패 1무로 고공 질주하며 선두 등극 발판을 마련했다. 일찍이 준비해둔 두 번째 필승조와 타선 폭발이 시너지 효과를 이룬 결과였다.
2024시즌도 그렇다. 캠프 전부터 변수가 터졌다. 마무리 고우석이 예상보다 1년 먼저 메이저리그(ML)에 진출했다. 마무리 투수와 함께 빅리그를 꿈꾸는 사이드암 정우영은 한국시리즈 종료 이틀 후 팔꿈치 뼛조각 제거 수술을 받았다. 부활을 확인하며 프리에이전트(FA) 계약을 맺은 왼손 필승조 함덕주 또한 수술대에 올랐다.
고우석의 빅리그 진출과 정우영의 뼛조각 제거 수술은 과정이 분명했다. 고우석은 포스팅 자격을 갖췄다. 빅리그 구단의 신분 조회 후 오퍼를 받았다. 구단도 이를 승낙했다. 정우영은 이미 시즌을 마치면 뼛조각 제거 수술을 받기로 결정했다. 하루빨리 복귀하기 위해 그룹 축승회도 불참하고 뼛조각을 제거한 정우영이다.
그런데 함덕주의 팔꿈치 핀고정 수술은 쉽게 이해할 수 없다. 4년 38억원(보장 20억원·인센티브 18억원) FA 계약을 맺은 후 메디컬 테스트에서 이상이 발견됐다. 처음에는 재활로 가닥을 잡았다가 수술로 선회했다. 결과적으로 LG 구단 판단보다 팔꿈치 상태가 좋지 않았다.
LG 김용일 수석 트레이닝 코치는 함덕주가 FA 계약 후 메디컬 테스트를 받은 것을 두고 “보류 선수 명단에 포함된 선수는 12월까지 의무적으로 구단 메디컬 테스트에 임한다. 하지만 FA 선수는 보류 명단에서 제외된다. FA가 된 시점에서 구단 소속이 아니다”며 “덕주는 물론 (임)찬규와 (김)민성이도 보류 선수가 받는 메디컬 테스트에 임하지 않았다. 계약을 마치고 테스트에 임한다”고 밝혔다.
즉 LG 구단은 한국시리즈 종료 시점에서 함덕주의 상태를 확인하지 못했다. 계약 후 검사 결과에서 팔꿈치 미세 골절 판정이 나왔다. 재발이 없도록 시간을 두고 깨끗하게 회복하는 것으로 방향을 잡았다.
김 수석 코치는 “핀고정 수술은 재활이 어렵지 않다. 성공률도 매우 높다. 수술 후 꾸준히 공을 던지는 투수가 많다. 우리 팀 (김)진성이와 NC 이용찬 선수도 이 수술을 받고 던진다”며 “재활하다가 다시 뼛조각 제거 수술을 받는 것보다 이번에 확실하게 하는 게 낫다고 봤다”고 설명했다. 함덕주는 6월에서 7월 사이에 복귀할 예정이다.
해답은 이번에도 새 얼굴이다. 마치 변수를 예상한 듯 투수 6명이 일찍 캠프 장소인 미국 애리조나로 향한다. 재활 중인 정우영과 김윤식, 손주영, 강효종, 이상영, 이지강이 오는 20일 미국으로 출국한다.
1년 전에는 손주영이 애리조나에서 1군 선수들과 재활에 임했는데 올해는 정우영과 배턴 터치다. 정우영이 따뜻한 애리조나 태양 아래에서 재활하고 손주영은 선발진 도전장을 던진다.
김 수석 코치는 정우영을 두고 “우영이가 뼛조각 수술을 받은 줄 모르는 선수가 많다. 그만큼 수술 후 재활이 순조롭다. 워낙 성실한 선수고 잘 해내고 있다. 애리조나부터 공을 던지는 프로그램에 들어간다. 4월말에서 5월 정도로 복귀 시점을 잡고 있다”고 밝혔다. 예정대로 5월 복귀면 40경기 이상 등판이 가능하다. 정상 컨디션으로만 돌아온다면 바로 천군만마가 될 수 있다.
강효종과 이지강도 손주영과 함께 선발 후보다. 셋이 예비 선발 한 자리를 두고 경쟁한다. 즉 개막 후 셋 중 둘은 롱릴리프로서 불펜에 힘을 보탤 수 있다. 상무 복무 이전의 구속을 되찾은 이상영까지 불펜 자원이 적지 않다. 5선발 김윤식과 김윤식을 백업할 선발 투수 한 명. 그리고 이상영이 왼손 필승조로 함덕주의 공백을 메우는 게 가장 이상적인 상황이다. 이후 정우영과 함덕주가 순조롭게 돌아오면 마운드 적신호는 지난해처럼 청신호로 바뀐다.
물론 가정이 많다. 유영찬이 맡을 마무리 자리 또한 그렇다. 그래도 작년에 큰 경험을 했다. 백승현과 박명근도 정상적으로 캠프에 참가한다. 디트릭 엔스~케이시 켈리~임찬규~최원태~김윤식 선발진에서 변수가 터지지 않으면 불펜에 자원을 몰아넣는 선택과 집중을 할 수 있다.
선발대 6명이 해답을 만들 수 있다. 1월 비활동기간 임에도 하루라도 빨리 시즌을 준비하기 위해 자비로 열흘가량을 애리조나에서 지낸다. 염 감독이 히든 카드로 꼽은 김유영, 김대현, 성동현, 윤호솔도 애리조나 캠프에 참가한다. 작년처럼 야수진은 1군 위주, 투수진은 폭넓게 캠프 명단에 들어갔다. bng7@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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