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타자 1대 1 과외→킹캉 아카데미 특강→시프트 제한 희소식까지…베어스 4번 타자 부활 조건 다 갖췄다

김근한 MK스포츠 기자(forevertoss@maekyung.com) 2024. 1. 17. 0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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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베어스 ‘4번 타자’ 김재환이 2024시즌 부활하는 결과를 보여줄 수 있을까. 우선 필요조건은 다 갖췄다. ‘국민타자’ 이승엽 감독과 마무리캠프 1대 1 과외에 이어 ‘킹캉 아카데미’에서 강정호의 특강까지 받은 김재환은 한국 귀국 뒤 수비 시프트 제한 희소식까지 들었다. 직접 언급한 시즌 30홈런 목표를 달성한다면 두산은 2024시즌 상위권 도약에 큰 힘을 얻을 전망이다.

김재환은 지난해 11월 팀 마무리 캠프 훈련에 자진 참가해 이승엽 감독과 맹훈련을 소화한 뒤 미국행 비행기에 곧장 몸을 실었다. 미국에 있는 강정호 트레이닝 센터로 건너가 비시즌 훈련을 계속 이어가기 위해서였다. 지난해 손아섭의 반등을 이끈 바 있는 강정호기에 김재환도 2024시즌 부활을 위해서 ‘정호 스쿨’ 수강생이 됐다. 김재환은 강정호와 함께 구슬땀을 흘린 뒤 한국으로 돌아왔다.

두산 이승엽 감독은 2024시즌 팀 타선 반등 키로 김재환을 꼽았다. 김재환이 4번 타자로서 살아난다면 양석환-김재환-양의지로 이어지는 막강한 중심 타선이 완성되는 까닭이다.

두산 외야수 김재환. 사진(잠실)=김근한 기자
지난해 11월 팀 마무리캠프에 참가했던 김재환. 사진=김근한 기자
두산 이승엽 감독. 사진=김근한 기자
이 감독은 1월 15일 구단 창단 기념식 뒤 취재진과 만나 “김재환 선수에게 비시즌 훈련을 받은 결과가 괜찮다고 들었다. 정말 간절한 마음이라는 게 느껴졌고, 자기가 팀에 있는 위치를 잘 느끼고 있다고 생각한다. 부진했던 원인을 고치고 반등해야 양의지 선수도 부담감을 줄일 수 있다. 김재환 선수가 잘할 것으로 믿는다”라며 굳건한 믿음을 내비쳤다.

김재환은 양석환, 양의지와 함께 막강한 중심 타선을 구축해야 한다. 김재환도 양석환의 잔류 소식을 반긴 이유다. 김재환은 “(양)석환이가 팀에 남는 건 나뿐만 아니라 팀 전체에 엄청난 플러스 요인이다. 확실히 선수들에게 강한 에너지를 주는 선수다. 석환이를 잡아주신 구단주님께 감사드린다”라며 미소 지었다.

양석환 역시 “(김)재환이 형의 존재감이 정말 대단하다고 느꼈다. 재환이 형이 팀 타선 중심을 잡아주고 안 잡아주고의 차이가 크다. 올 시즌 정말 잘할 수 있을 것으로 믿고, (양)의지 형과 함께 셋이서 중심 타선에서 잘해주는 게 정말 중요할 것”이라고 바라봤다.

김재환은 비시즌 높은 강도 훈련을 통해 자신의 문제점이 무엇인지를 더 확신하는 시간을 보냈다.

김재환은 “먼저 이승엽 감독님께서 정말 많은 시간을 쏟아주시면서 열정적으로 지도해주신 게 감사하다. 훈련 시간만 많다고 좋은 게 아니고 훈련하는 과정에서 내용이 있는 게 중요하다는 걸 깨닫는 시간이었다. 미국에서도 잘 배웠는데 최근 6년을 앞에 좋았던 3년과 뒤에 안 좋았던 3년으로 나눈다면 이래서 내가 안 좋았다는 걸 더 확신할 수 있었던 시간이 됐다”라며 고갤 끄덕였다.

사진=김영구 기자
김재환이 비시즌 미국 현지 강정호 ‘킹캉 아카데미’에서 훈련을 소화했다. 사진=강정호 개인 SNS
KBO는 2024시즌 수비 시프트 제한 도입을 공식 발표했다. 전반기부터 KBO리그와 퓨처스리그에 적용된다. 원래 수비 시프트 제한은 퓨처스리그부터 시범 적용될 가능성이 컸다. 하지만, 공격적인 플레이를 유도하고 수비 능력을 강화하기 위한 의도 아래 수비 시프트 제한도 곧바로 1군 무대에 적용된다.

수비 시프트 제한은 좌타 거포 자원들에게 큰 이점이 될 전망이다. 당겨 치는 비율이 높은 데이터를 보유한 선수들을 상대로 소위 말하는 ‘2익수’ 수비 시프트를 즐겨 사용하는 까닭이다. 1-2루 사이에 잘 맞은 타구라도 수비 시프트로 잡히는 순간 좌타자들은 엄청난 좌절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

좌타 거포의 대표 주자인 두산 외야수 김재환도 수비 시프트의 대표적인 피해자 가운데 한 명이다. 김재환은 2022시즌(우측 방향 타구 비율 47.9%, 좌측 방향 타구 비율 27.9%)과 2023시즌(우측 방향 타구 비율 45.3%, 좌측 방향 타구 비율 35.1%) 동안 당겨 치는 타구 비율이 훨씬 높았다. 상대 수비진도 당연히 ‘2익수’ 수비 시프트로 김재환을 상대해 쏠쏠한 재미를 봤다.

김재환도 수비 시프트에 답답함을 느낀 건 사실이었다. 김재환은 “2023시즌은 무언가 계속 안 풀리는 시간의 연속이었다. 개인적으로 잘 맞은 타구가 시프트나 정면으로 가면서 흐름이 끊기고, 타격감이 올라왔을 때 우천 취소가 연이어 나오기도 했다. 또 무릎 부상도 있었다. 열심히 하고 안 하고를 떠나서 결과가 좋지 않았기에 아쉬움이 컸다”라고 바라봤다

수비 시프트를 고려한 타격 메커니즘 변화도 결과적으로 독이 됐다. 김재환은 “수비 시프트를 의식해 밀어치려고 한 게 오히려 더 마이너스가 됐다고 생각한다. 일부러 반대 방향으로 치려다 보면 안타 몇 개가 나온다고 해도 결국 내 타격 메커니즘이 이상해지더라. 수비 시프트를 의식할수록 어디로 쳐야 할지 고민이 컸고, 짧게 치면 다 걸릴 듯한 부정적인 생각이 많았다”라며 되돌아봤다.

결국, 수비 시프트 제한이 이런 김재환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전망이다. 김재환은 “ABS 도입도 그렇고 수비 시프트 제한도 나에게 긍정적이라고 생각한다. 내야수 수비 시프트의 경우 한 발 차이도 엄청나게 큰 거다. 잘 맞은 타구가 한 발도 안 움직였는데 정면으로 잡히는 시프트가 종종 나오지 않나. 그런 부분에서 확실히 강한 타구가 안타로 이어질 확률을 높일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처럼 김재환은 2024시즌 비장한 마음으로 방망이를 들고자 한다. 비시즌 쉬지 않고 개인 훈련을 소화한 것도 김재환의 간절함을 느낄 수 있는 시간이었다. 과연 김재환이 과거 붙박이 베어스 4번 타자다운 부활을 보여줄 수 있을지 궁금해진다.

사진=천정환 기자
잠실(서울)=김근한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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