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하 대구상의 회장 "3대 도시 위상 회복, 기업인이 앞장"

대구CBS 김세훈 기자 2024. 1. 17. 0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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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인터뷰]
이재하 대구상의 회장. 상공회의소 제공


이재하 대구상공회의소 회장은 미국 금리인하 기대감과 이자치전지 산업의 꾸준한 성장세 등은 새해 지역 경제 회복에 긍정적인 요인이라고 내다봤다.

지역 부동산 시장 활성화를 유도하기 위해 수도권과 차별화된 탄력적, 맞춤형 정책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또 "대구은행의 시중은행 전환이 지역 내 일자리 증가 등 경제 활동에 활력을 불어 넣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 회장은 특히 대구가 3대 도시 위상을 회복하도록 기업인들이 앞장서겠다고 역설했다.

다음은 이재하 회장과 일문일답

- 지난해 3고 탓에 지역 기업들이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새해 대구지역 경기 전망은?

= 지역 기업들은 올해도 경기부진이 계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대구상의가 최근 지역 기업 211개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기업이 바라본 2024 경제·경영 전망 조사'에 따르면 전체의 83.9%, 10곳 중 8곳 이상이 올해도 불황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답변했다. 반면에 올해 경기 호전을 예상하는 기업은 4.7%에 그쳤다.

특히, 건설업의 경기 위축 강도는 제조업보다 훨씬 컸다. 민간 수주가 계속 감소하는 가운데 정부의 SOC 예산감축 등으로 공공 수주도 침체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는 의견이 다수였다.

다만,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지난해 지역 수출이 114억 달러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고, 미국 연준의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과 더불어 자동차 산업의 완성차 대미 수출 호조 지속, 지역 주력산업으로 떠오르고 있는 이차전지 산업의 꾸준한 성장세 등은 금년도 지역 경제 회복에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 태영건설이 워크아웃을 신청하는 등 부동산 PF 부실이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지역 건설 현장에 닥칠 여파는?

= 최근 시공능력평가 16위인 중견 건설사 태영건설의 워크아웃 신청으로 국내 건설업계의 위기감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지역에서도 지난달 디폴트(채무불이행)를 통보한 아파트 사업장이 나오면서 향후 사업성이 낮은 단지는 '부실 처리'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지역 건설업계는 2022년 하반기부터 본격화된 고금리와 공사비 급등, 부동산 경기 침체로 장기간 경영에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금번 PF 부실 사태는 토지 매입 등 가뜩이나 어려운 주택 사업 추진을 더욱 위축시킬 수밖에 없고, 만기 연장도 어려워지면서 기업들은 한계 상황까지 몰리게 된다.

최근 정부는 위축된 국내 부동산 시장 활성화를 유도하기 위해 '1·10 부동산 대책'을 발표한 바 있다. 금번 1·10 부동산 대책 관련 세부 추진 과제(77개) 중 법 개정 사안이 18개로 현 여야 대치 상황에서 법 통과가 솔직히 우려된다. 지방에서는 대책의 효과가 선뜻 피부에 와닿지가 않는데 수도권과 차별화된 미분양 주택에 대한 세제 지원, 위축 지역 지정 등의 탄력적·맞춤형 정책이 절실하다.

- 대구에서 파산 사건이 급격히 늘면서 회생 법원 설치가 절실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 코로나 사태부터 지속된 경기 침체로 영세 중소기업과 자영업자들의 폐업이 잇따르고 있고, 장기간 이어져온 고금리, 고물가로 한계상황에 몰린 개인과 기업도 크게 늘어나고 있다.

특히 대구는 다른 지역에 비해 법원 관할 인구수가 가장 많고, 중소기업과 자영업자 비중도 전국에서 가장 높은 지역에 속한다. 이에 따라 도산사건도 어느 지역보다도 가파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더 걱정되는 것은 미분양 아파트 사태로 부동산 경기가 얼어붙으면서 실물경기를 더욱 위축시키고 있어 위기에 취약한 중소기업이나 자영업자들이 더 이상 버틸 여력이 없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하루빨리 대구지역에 회생 법원이 설립되기를 희망한다.

- DGB대구은행의 시중은행 전환이 지역 경제에 미칠 긍정적인 효과는?

= 전국 최초의 지방은행인 대구은행은 정부의 '은행권 경쟁촉진방안'에 따라 시중은행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지방은행인 대구은행은 디지털 신규 고객 기준 역외 이용자 수가 역내 이용자 수보다 많아지는 등 전국구 은행으로서 입지를 구축하고 있다.

하지만 지방은행이라는 이유로 시중은행 보다 높은 금리(시중은행 대비 선순위 채권은 4bp, 후순위 채권/신종자본증권은 21~25bp)로 자금을 조달해 불합리한 디스카운트를 적용받고 있다.

시중은행으로 전환되면 낮은 조달 비용과 전국 영업망을 통한 규모의 경제로 지역 기업과 시민에게 낮은 대출 금리를 제공할 수 있게 되며, 특히 자금 공급을 늘릴 있는 여력도 크게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더 나아가 대구은행의 시중은행 전환은 지역 내 일자리 증가와 소비, 투자 등 경제 활동에 활력을 불어 넣을 것으로 예상된다.

- 지역 기업들의 애로를 해소하기 위해 정부와 대구시에 정책 당부를 한다면?

= 대구상의는 지금까지 그래왔듯 정부 및 대구시와 지역 경제계 간 가교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겠다.

정부와 대구시, 지역 관계 기관에 기업애로와 건의사항을 전달하고, 해결될 수 있도록 계속 노력하겠다.

또한 지역 기업인들의 생생한 현장의 목소리가 중앙정부와 지역 국회의원들에게 잘 전달될 수 있도록 간담회 등을 자주 개최해 지방 규제 개혁 및 현안 해결을 위해 적극 힘쓰겠다.

- 올해 대구상공회의소는 어떤 분야에 역점을 두고 활동하나?

= 먼저 지역 현안 사업 지원에 힘쓰겠다. 대구경북신공항 건설과 후적지 개발, 제2국가산단 조성, 국가로봇테스트필드사업 등 지역 미래 성장 동력의 원활한 진행에 상의도 힘을 모으겠다.

두 번째로 기업인이 존경받고 기업하기 좋은 분위기 조성에 앞장서겠다. 대구상의는 최근 대구 경제의 뿌리가 된 주요 향토 기업인들을 소개하는 '대구 디지털 기업가 박물관'을 구축했다. 향토 기업을 널리 알림으로써 지역 경제인에 대한 자부심을 고취시키고 친기업 문화 확산에도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세 번째는 ABB(AI, 빅데이터, 블록체인), UAM 등 첨단산업 육성에도 적극 노력하겠다. 지역 경제는 장기 침체 속에서 산업구조 변화라는 커다란 전환점을 마주하고 있다. 친환경, 디지털화 등 달라진 산업 트렌드에 맞춰 과감한 도전으로 대구가 다시 3대 도시로서의 다시 위상을 찾을 수 있도록 기업인들이 앞장서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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