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급, 생각도 하고 싶지 않다"…'충격' 받은 美·日 163승 레전드, 일본판 김강민 사태의 후폭풍

박승환 기자 2024. 1. 17. 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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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다 츠요시./게티이미지코리아

[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성폭행 혐의' 야마카와 호타카(소프트뱅크 호크스)의 보상선수로 이적 보도가 나왔던 소프트뱅크의 '리빙 레전드' 와다 츠요시가 힘겹게 입을 열었다. 보호선수 명단에서 제외된 충격이 컸던 모양새다.

일본프로야구계는 최근 '와다 쇼크'로 불리는 사건으로 인해 뜨겁게 달아올랐다. '와다 쇼크'는 지난 2002년 다이에 호크스(現 소프트뱅크)에 입단해 메이저리그 시절을 제외하면 줄곧 호크스의 유니폼을 입고 '신인왕' 타이틀은 물론 '다승왕'도 차지하는 등 일본프로야구 통산 326경기에서 158승 87패 평균자책점 3.18의 성적을 남긴 '리빙 레전드' 와다 츠요시가 FA 보상선수로 팀을 이적하게 될 뻔한 사태를 일컫는 말이다.

KBO리그로 비유하자면, 김강민이 한화 이글스로 이적한 것과 비슷하다. 물론 김강민의 경우 FA 보상선수가 아닌, 2차 드래프트였다. 그리고 결과적으로 와다는 팀을 옮기지 않았다. 하지만 프로 생활을 시작했던 팀에서 20년 이상 선수 생활을 하면서 '원클럽맨'으로 팬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은 '프랜차이즈 스타'가 보호선수 명단에서 제외된 것만큼은 같았다.

와다가 보호선수 명단에서 풀려, 보상선수로 이적하게 됐다는 소식이 전해진 것도 일본야구계를 들끓게 만들었는데, 이 사태가 더욱 충격적이었던 이유가 있다. 바로 지난해 3월 열린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에 출전,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린 뒤 정규시즌 초반 '성폭행' 의혹에 휩싸였던 야마카와 호타카의 보상 선수였던 점이다.

와다 츠요시./게티이미지코리아
일본 대표팀 시절의 야마카와 호타카./게티이미지코리아

야마카와는 지난해 성폭행 의혹에 휩싸인 뒤 세이부 구단으로부터 '무기한 출장 정지'의 징계를 받았다. 세이부는 야마카와가 불기소가 된 후에도 징계를 해제하지 않았다. 야마카와는 시즌이 끝난 뒤 미야자키 피닉스리그를 통해 간신히 그라운드로 돌아올 수 있었고, 이번 스토브리그에서 '거포' 영입을 목표로 움직이고 있던 소프트뱅크가 '사고뭉치'를 품에 안았다. 소프트뱅크가 야마카와를 영입했을 당시는 물론 지금까지도 구단을 향한 팬들의 원성은 쏟아지는 중이다.

와다가 보호 선수 명단에서 풀린 것을 비롯해 야마카와의 보상선수로 이적하게 된다는 소식은 분명 충격적이었다. 그러나 김강민처럼 와다가 유니폼을 갈아입는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당시 '닛칸 스포츠'의 보도가 나온 이후 팬들의 항의가 쏟아지자, 이례적으로 세이부와 소프트뱅크가 논의하는 시간을 가졌고, 와다가 아닌 최고 160km의 강속구를 뿌리는 카이노 히로시를 지명하는 것으로 일단락이 됐다.

하지만 후폭풍은 거셌다. 일본 언론의 경우 특정 구단과 선수 등에게 비판, 비난하는 뉘앙스의 보도는 자제를 하는 편이다. 하지만 '스포니치 아넥스'는 " 28명의 보호선수에서 누락된 것이 공개된 사실은 무겁다. 소프트뱅크 구단 프런트에 또다시 따가운 시선이 쏠리고 있다"고 보도, '데일리 스포츠' 또한 "여성 문제를 일으킨 야마카와의 보상선수"라며 "와다가 보호선수 명단에서 제외됐던 것이 사실이라면, 소프트뱅크는 조금 더 신중하게 보호선수 명단을 꾸렸어야 한다"고 쓴소리를 내뱉었다.

와다 츠요시./게티이미지코리아

와다도 자신이 보호선수 명단에서 제외됐고, 실제로 세이부가 지명을 하려고 했었다는 보도가 나온 이후 큰 충격에 휩싸였었다. '스포니치 아넥스'는 한 관계자의 멘트를 인용해 "와다가 보호선수 명단에서 제외됐다는 보도가 나온 것에 와다도 큰 충격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그리고 지난 11일 첫 보도가 나온 이후 나흘 만에 와다가 처음으로 입을 열었다.

일본 '풀카운트'와 '스포츠 호치' 등 복수 언론에 따르면 와다는 15일 나가사키시 내에서 자체 공개 훈련을 진행했는데, 여기서 취재진과 인터뷰에 응했다. '와다 쇼크'가 일본 야구계를 들끓게 만들었던 만큼 '풀카운트'에 따르면 취재진은 60명, TV 카메라 또한 10대가 집결했다. 많은 취재진이 몰린 상황에서 와다도 힙겹게 말 문을 열었다.

그러나 여전히 와다는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한 모양새였다. '리빙 레전드'는 말을 아꼈다. '풀카운트'와 '스포츠 호치' 등에 따르면 와다는 "여러 보도, 기사가 나오고 있는 것 같은데, 내 입장에서는 이 일(와다 쇼크)에 대해서는 언급을 하고 싶지 않고, 생각도 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와다는 2월이 되면 43세가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21경기에 등판해 8승 6패 평균자책점 3.24의 성적을 남길 정도로 건재하다. 특히 8승은 소프트뱅크 선발진들 가운데 두 번째로 많은 승리였다. '와다 쇼크'에 대해서는 말을 아낀 그는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팀을 위해 열심히 던지는 것뿐이다. 이것만 생각해서 잘 준비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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