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KCM, '데뷔 20주년'에 방향성 바꾼 이유
'흑백사진' 조영수 작곡가 타이틀 호흡
음악적 고민 "듣기 편안한 보컬 선택"
"내 목소리 좋아…90대에도 노래할 것"
[서울=뉴시스]추승현 기자 = "한 직업을 갖고 20년을 하는 게 쉬운 일이 아니에요. 정말 많은 일이 있었지만 지나고 보니까 감사한 일이에요. 후회되는 것들이 대부분인데 그 후회되는 것마저 감사해요."
가수 KCM(41·강창모)이 지난 20년을 돌아보며 밝힌 소회다. 거친 외모와 상반되는 미성의 소유자인 그는 '흑백사진', '은영이에게', '스마일 어게인(Smile Again)' 등 발라드곡으로 2000년대를 수놓았다. 전성기가 이어지다 활동이 뜸해지고 부침을 겪기도 했다. 지난 2021년 MBC TV 예능물 '놀면 뭐하니?'의 프로젝트 그룹 'MSG워너비'로 다시 재조명 받으며 새 전성기를 맞이했다.
KCM은 올해 데뷔 20주년을 맞이하며 정규 앨범 '우리들(US)'을 발매했다. 그간 여러 방면으로 음악 활동을 해왔지만 디지털 싱글 형태가 다수였다. 그는 "기념비 같은 앨범을 만들고 싶었다"며 피지컬 앨범 자랑했다. "정글을 맨몸으로 뛰어다니듯이 상처 입으면서 나온 앨범이에요. 쉽지 않았어요. 요즘 CD 자체를 듣지 않잖아요. 다들 많이 말리긴 했는데 전 테이프 시대 때부터 해온 가수다 보니까 기억에 남는 것을 하면 좋겠다는 생각이었어요."
K팝이 전 세계 시장으로 뻗어나가고 있지만 발라드는 이면에 가려지는 형국이다. KCM은 발라드 가수로서 현 음악 시장에서 어떻게 맞춰가야 할지 늘 고민하고 있다. "이 앨범이 대박 나서 일확천금으로 팔자를 바꿔야겠다 이런 건 없어요. 팬들이 공감할 수 있는 음악을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으로 매번 음원 발표를 했어요. 잘 안되는 것들이 많다 보니까 피로감이 있었죠. 선배들에게 고민을 많이 얘기했어요. 앨범을 낼지 수십 번 고민했고요."
"현진영 형은 '내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이 1명이든 10명이든 100명이든 그 친구들을 위해서라도 노래해야 한다고 했어요. 선물한다고 생각하라는데 그 말이 확 와닿았어요. 팬들이 자기 사연을 소설처럼 보내줄 때가 있거든요. 혼자서 꺼이꺼이 운 적도 있어요. 너무 고마워서요. 오래된 팬 중에 몸이 안 좋은 분이 있으신데 나만 생각하는 디테일함을 알아줄 때가 있더라고요. 그럴 때 현진영이 형이 그런 말을 해주니까 제가 피로하게 생각하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제일 강렬했어요. 쉬지 않고 꾸준히 1년에 한 곡이든 두 곡이든 앨범을 발매하면서 소통할 수 있는 게 최종 목표가 됐어요."
KCM 음악 안에서도 고민이 충돌했다. 호소력 짙은 고음이 시그니처지만, 듣기 편한 음악을 선호하는 추세다. 두 갈래 길에서 고민을 거듭한 그는 편안함을 선택했다. "김범수 형이랑 이야기를 많이 해요. '네가 잘하는 건 많이 보여줬다. 가수들이 이런 걸 못 내려놓는데 네가 편안한 방향은 남들이 편하지 않다. 내려놓고 하는 것도 좋을 것 같다'고 하더라고요. 저 혼자서 우주 달나라고 가고 싶은 건 내려놨어요. 같이 따라 부를 수 있는 대중음악이 조금 더 사랑받을 수 있지 않을까 싶어요."
그런 고민은 이번 앨범에 반영됐다. KCM의 대표곡을 함께한 조영수 작곡가가 타이틀곡 '아직 사랑하는 사람이 있어요'를 작업했다. KCM의 음색이 특화된 미디엄 템포 팝 발라드곡이다. 서정적인 멜로디에 쉽게 따라 부를 수 있는 보컬이 입혀졌다. 원래 MSG워너비의 곡으로 만들어졌지만, 발라드를 원하던 KCM의 품으로 갔다. "특이하게 곡에 건반이 없어요. 그 안에서 변화를 주려고 했는데 그걸 깊게 생각할수록 곡이 다르게 들리더라고요. 굉장히 편안하게 들었어요. 리스너 분들도 부담이 없을 것 같아요. 조영수 형이 원하는 방향대로 다 불렀어요. 저의 의도는 거의 없고 신인의 마음으로 하고 있습니다."(웃음)
타이틀 외 11곡은 모두 KCM이 직접 쓴 곡이다. 혹자는 KCM을 예능 잘하는 가수로 알고 있을 테지만, 그는 싱어송라이터다. 김범수, 왁스, 더 원 등 유명 보컬리스트들의 곡을 작업하기도 했다. 하지만 일부러 그런 이미지를 부각하지 않았다고. "누가 '나 KCM한테 곡 받았다'고 하면 비웃을 거 같다. 그 웃음조차 싫어서 조용히 한다"고 장난스럽게 말했다. 그러면서도 "내가 만들어놓은 건 없어지지 않지 않나. 시간이 지나면 깊이가 생기고 구전이 된다는 믿음이 있다"고 소신을 밝혔다.
KCM은 자작곡으로 이번 앨범을 채우며 자신의 이야기를 한다. 대부분 이전에 싱글로 발표했던 곡이다. 신곡인 1번 트랙 '우리들(To my fans)'는 지난해 진행한 20주년 콘서트에서 공개한 노래다. 20년간 곁을 지켜준 팬들에게 전하는 이야기다. '오늘도 맑음(Dear Dad)'은 아버지를 만나러 가는 길에 쓴 곡이다. '새벽길'은 가장 힘든 시간을 보낼 때 쓴 곡이다. 사람에 대한 배신감으로 지쳐있을 때의 감정이 고스란히 녹아있다. 당시에는 트라우마가 걱정될 정도였지만, 지나보니 웃으면서 노래할 수 있는 의미 깊은 곡이다. "내 이야기를 담은 앨범을 만드는 걸 막연하게 생각했는데 20주년에 자연스럽게 만들었다"며 "이 앨범 만족도는 100%"라고 했다.
KCM에게 이번 앨범은 지난 시간들을 돌아보는 것이기도 하지만, 가수로서 새로운 시작이기도 하다. "전 호불호가 극명하게 나뉘어요. 예전부터 제가 갖고 있는 딜레마였어요. 누구나 따라 하고 싶은 노래를 하고 싶다는 마음도 있었지만, 나만의 시그니처 색이 없어진다는 생각이 공존했죠. 리스너 분들이 편안하게 들을 수 있는 노래를 하자고 방향을 잡았습니다. 제2의 KCM은 부담스럽기보다 편안한 아티스트가 되고자 해요."
음악적 색깔은 조금 변할지라도 KCM의 목소리는 여전하다. 뚜렷한 목표보다 꾸준히 노래하는 것을 꿈꾼다. "전 제 목소리를 너무 좋아해요. 누구보다도 잘 알고 좋아하기 때문에 할 수 있는 것 같아요. 90대가 돼도 무대에서 노래해 보고 싶어요. 걸을 힘만 있다고 하더라도요. 어떤 목소리가 나올까요?"
☞공감언론 뉴시스 chuchu@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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