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지나도 입주 장담 못해…서울 재개발·재건축 곳곳에서 '파열음'
'공사비 증액' 조합-시공사 갈등도 정비 사업 암초
(서울=뉴스1) 전준우 김도엽 기자 = 정부와 서울시의 재개발·재건축 규제 완화 기조에도 알짜부지 사업장조차 좀처럼 사업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조합 내분, 공사비 갈등 등 암초에 부딪혀 실제 분양과 입주가 언제쯤 이뤄질지 가늠하기도 어려운 실정이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서울 동작구 노량진1재정비촉진구역(노량진1구역)이 지난 15일 새 지도부를 선출했지만, 조합 내부 잡음이 일고 있다.
새 조합장으로 김문선 현 노량진1구역 조합 사무장이 선출됐는데 일부 조합원들을 중심으로 "사전투표와 우편투표의 위조·조작 정황이 발견됐다"며 반발이 일고 있다.
노량진1구역은 노량진 뉴타운 중 시공사가 정해지지 않은 유일한 곳으로, 단지 규모가 9088가구로 가장 크고 지하철 1·9호선 노량진역과 7호선 장승배기역 사이에 위치해 여의도, 용산, 강남을 연결하는 우수한 입지로 평가받는 지역이다.
'노른자 위' 땅으로 꼽히는 부지에도 불구하고 조합장 해임 등 내분으로 지난해 11월 시공사 입찰에서 참여한 건설사가 한 곳도 없어 시공사 선정이 무산됐다.
'재건축 대어'로 꼽히는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의 상황도 비슷하다. 은마아파트는 재건축을 준비한 지 24년 만인 지난해에야 재건축 조합을 설립하고, 최정희 조합장을 선출했지만 투표 절차에 하자가 있다며 법원에 가처분 신청이 제기됐다.
법원은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였고 직무가 정지된 최 조합장은 곧바로 항고했다. 조합이 새 조합장을 선출하기 위한 선거 준비 절차에 돌입하면서 선거 과정과 결과 이후까지 잡음이 끊이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이달 중으로 예정된 최고 높이를 35층에서 49층으로 올리는 정비계획 변경 절차는 또다시 뒤로 밀렸다.
은평구 대조1구역 재개발 사업장은 밀린 공사비를 받지 못해 아예 공사가 중단됐다. 현대건설(000720)은 지난해 9월 말 착공 이후 공사비 1800억원을 받지 못했는데, 현재 조합 내부 갈등으로 협상할 주체가 없다며 올해 1월1일부터 공사를 진행하지 않고 있다.
당장 조합이 은행권에서 대출받은 이주비 776억원에 대한 만기가 다가오면서 오는 19일 임시 총회를 열고 대출 연장을 논의할 예정이었으나 이마저도 안갯속이다. 서울서부지법에 총회 개최 금지와 직무집행정지 가처분이 제기된 상태로, 이르면 이날 중 법원의 결정이 나올 전망이다.
서대문구 북아현 뉴타운 재개발 사업도 조합 내분으로 16년째 제자리걸음이다. 북아현3구역은 사업비만 3조6000억원이상으로, 4800가구 대단지로 재개발할 계획인데, 3대 조합장이 모두 수사 대상에 오르는 등 내홍을 겪고 있다.
서초구 반포주공1단지(1·2·4주구)도 조합원 이주를 마친 지 3년이 지났지만, 아직 착공에 들어가지 못하고 있다. 최근 신임 집행부로 교체했는데 공사비와 공사 기간 등을 시공사인 현대건설과 협상해야 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재개발·재건축은 규제로 묶지 않아도 조합 내분 등으로 최소 10년은 걸리는 경우가 많다"며 "지난 정부에서 인위적으로 틀어막은 것은 공급 측면에서 뼈아픈 실책이다"고 말했다.
공사비 인상을 둘러싼 조합과 시공사의 갈등도 재건축·재개발 사업의 가장 큰 걸림돌이다.
송파구 잠실 진주아파트에선 시공사인 삼성물산(028260) 건설부문·에이치디씨현대산업개발(294870)이 평당 공사비를 660만원에서 889만원으로 올려야 한다는 입장을 밝히자, 조합원들은 지나치게 많다며 반발했다.
노원구 상계주공5단지도 공사비 증액과 공사 기간 등에 대한 조합원들 간 이견이 벌어지며 지에스건설(006360)과 계약을 해지하고 새 시공사를 찾고 있다.
서대문구 홍제3구역도 시공사인 현대건설과 공사비 인상을 둘러싼 갈등이 예상된다. 현대건설은 평당 공사비를 700만원 중반에서 830만원으로 올려야 한다는 입장으로, 조합과 협상에 나설 전망이다.
junoo5683@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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