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부동산PF 겹악재에 증권株 '흔들'…공매도 주의보

김응태 2024. 1. 17. 05:30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증권주, 코스피 공매도 거래 상위권 대거 진입
공매도 비중 급증…유화증권, 대신증권 5%대
금리인하 전망 후퇴 및 부동산PF 리스크 여파
상반기 저점 확인 후 하반기부터 회복 전망

[이데일리 김응태 기자] 증권주가 연초 공매도 표적으로 부상하고 있다. 조기 금리 인하 기대가 사그라진데다 태영건설(009410)발(發)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태에 따른 실적 악화로 주가 하락이 예상되고 있어서다. 공매도는 주식을 빌려 매도한 뒤 나중에 주식을 갚아 수익을 올리는 기법으로 주가 하락이 예상되는 종목을 중심으로 공매도 거래가 늘어나는 경향을 보인다.

특히 최근 증시가 약세를 이어가며 지지부진한 흐름을 이어가는데 지난해 4분기 기업들의 실적 전망도 밝지 않아 증권주 주가 개선은 하반기 들어서야 가능하다는 전망도 나와 증권주가 당분간 공매도 거래 상위 종목에 이름을 올릴 가능성도 커졌다.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5일 기준 코스피 공매도 거래 상위 종목에 주요 증권사들이 대거 이름을 올렸다. 미래에셋증권(006800)은 공매도 거래 순위 2위에 올랐다. 미래에셋증권의 공매도 비중(공매도 거래대금/거래대금)은 11.09%에 이른다. 직전 40거래일 미래에셋증권의 공매도 비중 평균이 1.04% 수준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공매도 거래가 급증한 것을 알 수 있다.

미래에셋증권 외에도 다올투자증권(030210)은 공매도 거래 순위 5위에, 대신증권(003540)은 6위, 키움증권(039490)은 7위에 오르며 증권사만 거래 순위 10위권 안에 4곳이 포함됐다. 다올투자증권의 공매도 거래 비중은 6.32%로 직전 40거래일 공매도 비중 평균인 0.71% 대비 5.61%포인트 상승했고 대신증권과 키움증권의 공매도 거래 비중은 40거래일 비중 평균 대비 각각 4.38%포인트, 5.28%포이트 올랐다.

또한 유안타증권(003470)이 공매도 거래 순위 11위에 이름을 올렸고 삼성증권(016360)(15위) NH투자증권(005940)(16위), SK증권(001510)(18위), 부국증권(35위), 신영증권(39위)가 50위권에 포함됐다.

업계에서는 증권주가 시장조성자(Market Maker)와 유동성공급자(Liquidity Provider)의 공매도 주요 타깃이 된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공매도 전면 금지로 조치 시행에 따라 시장조성자와 유동성공급자만 공매도 거래가 가능한 상황에서 증권주 전반의 주가가 뒷걸음치며 공매도가 늘어났다는 분석이다.

이달 증권주 전반의 주가는 뒷걸음질치면서 공매도가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기준 KRX증권 지수는 620.72로 지난달 말 대비 6.10% 하락했다.

증권주의 주가가 약세를 띠는 건 지난해 연말 랠리를 견인했던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올해 금리 인하 전망에 대한 기대감이 과도했다는 의견에 무게가 실리고 있기 때문이다. 금리 인하가 지연되면 주식 거래가 위축되고, 이는 증권사의 브로커리지 부문 수익성이 악화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현재 시장에서는 연준의 기준금리 6회 인하가 과도하다는 의견이 늘어나고 있다”며 “이로 인해 금리 반등, 달러 반등과 같이 되돌림 현상이 수시로 출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태영건설의 부동산PF 부실 사태 여진이 지속하고 있는 점도 불안 요인이다. 부동산 PF 유동성 리크에 노출된 증권사들의 경우 대손충당금 적립 부담이 커지면서 실적 악화가 심화할 수 있다. 특히 정부가 PF 정리를 가속화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만큼 추가 구조조정이 발생할 가능성도 점쳐지는 상황이다. 김기명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PF 사업장 정리에 속도를 내면 부동산PF 익스포져(위험 노출액)가 큰 금융회사의 경우에도 건전성 저하로 펀더멘털 훼손이 우려되는 회사가 나올 수 있다”고 진단했다.

증권가에선 증권사들의 주가 반등이 당분간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을 내놓는다. 지난해 4분기 컨센서스(전망치)를 크게 하회하는 실적이 예상되고, 부동산 PF 리스크 완화 시점에 대한 불확실성이 존재하고 있어서다. 다만 올해 상반기 실적 저점 모멘텀을 확인하고 하반기부터는 개선 흐름이 나타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하반기 정부의 부동산PF 정책 기조 변화 시 리스크가 줄어들고, 시장금리 하락에 따른 채권평가이익 증가가 기대되고 있어서다. 강승건 KB증권 연구원은 “올해 하반기부터 기준금리 인하 현실화 기대감이 존재한다는 점에서 증권사 및 감독당국의 (부동산PF 구조조정) 결단을 앞당기는 근거가 될 것”이라며 “또 시중금리 하락과 신용 위험 완화에 따른 채권평가이익이 하반기에 현실화해 증권업종 실적 턴어라운드(흑자전환) 근거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응태 (yes010@edaily.co.kr)

Copyright © 이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