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5일 병원 문 열라더니…인건비도 안 쥐어준 정부

박정렬 기자 2024. 1. 17.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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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일 야간과 주말에 문을 여는 달빛어린이병원을 확충하기 위해 정부가 운영비 지원이란 '당근책'을 제시했지만 1개소당 평균 지원금이 월 535만원에 불과한 것으로 파악된다.

'소아과 오픈런' '응급실 뺑뺑이' 등 소아·청소년 의료 공백이 사회적인 문제로 떠오르자 정부는 지난해 소아 의료체계 개선대책 등을 통해 △환자를 볼 때 진료비를 더 주고(가산 수가) △운영비를 지원하는 정책을 내놓으며 달빛어린이병원의 확충을 모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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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계, 달빛어린이병원 月535만원 지원에 '싸늘'
(광명=뉴스1) 김진환 기자 = 달빛어린이병원은 소아 환자가 신속한 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주말 및 공휴일에 운영하는 공공 심야 어린이병원이다. 사진은 경기도 광명시의 한 달빛어린이병원의 모습. 2023.6.12/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평일 야간과 주말에 문을 여는 달빛어린이병원을 확충하기 위해 정부가 운영비 지원이란 '당근책'을 제시했지만 1개소당 평균 지원금이 월 535만원에 불과한 것으로 파악된다. 이는 의사·간호사 등 의료진의 인건비조차 고민해야 할 정도로 낮은 금액으로 현장의 반응이 싸늘하다.

보건복지부는 16일 오는 2월부터 달빛어린이병원 70여 개소의 운영을 지원하기 위해 총 45억원의 예산을 투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달빛어린이병원은 평일 저녁, 주말, 공휴일처럼 다른 병원이 쉬는 때 문을 여는 소아청소년과 병·의원이다. '소아과 오픈런' '응급실 뺑뺑이' 등 소아·청소년 의료 공백이 사회적인 문제로 떠오르자 정부는 지난해 소아 의료체계 개선대책 등을 통해 △환자를 볼 때 진료비를 더 주고(가산 수가) △운영비를 지원하는 정책을 내놓으며 달빛어린이병원의 확충을 모색했다.

하지만, 단순 계산 시 1개소당 연간 6428만원, 월 535만원에 불과한 지원금이 달빛어린이병원의 '유인책'이 될지는 미지수다. 현장에서는 "야간·휴일 근무 시 의사는 물론 직원들 인건비도 되지 않는다"는 반응이 벌써 나오고 있다.

현재 수도권의 달빛어린이병원을 운영 중인 A 원장은 "의사·간호사를 포함해 모든 직원이 교대로 추가 근무를 해야 해 인건비를 올려야 하는 상황"이라며 "이 대로라면 월급 인상이나 직원 추가 채용은 엄두도 못 낸다"고 토로했다.

(서울=뉴스1) 김명섭 기자 =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이 22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소아의료체계 개선대책 발표를 하고 있다. 2023.2.22/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정부가 야간과 휴일 진료 보상을 강화하기 위해 기본 수가에 '야간진료관리료'를 더해주지만 이 역시 충분치 않다는 게 현장의 목소리다.
이홍준 대한아동병원협회 부회장은 "애초 달빛어린이병원을 지정한 이유가 대학병원 등의 응급실 과밀화를 해소하기 위한 목적인데 단순 진료 외에 응급 환자나 입원 환자에 대한 보상책은 제대로 만들어지지도 않았다"며 "지금처럼 의료기관의 희생만을 강요하는 정책은 지속 가능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보건복지부는 "달빛어린이병원은 주 7일을 전부 운영하는 의료기관이 지원 대상이다. 소아 진료 인프라가 미흡한 곳은 주당 운영시간을 고려하거나 주말 운영하는 곳만 비용을 지원하므로 단순 산정된 평균 금액을 받는 것이 아니다"며 "국비와 지방비를 포함해 각 의료기관이 연평균 2억원의 예산을 지원받을 수 있게 정책을 구상했고 추가로 가산 수가도 받는 만큼 운영에는 큰 부담이 없을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박정렬 기자 parkjr@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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