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한반도 ‘위기의 봄’ 온다

권혁철 기자 2024. 1. 17. 0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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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조선노동당 총비서 겸 국무위원장이 지난 연말 노동당 중앙위 8기 9차 전원회의(12월26~30일)에서 "유사시 남조선 전 영토 평정을 위한 대사변 준비"를 언급한 데 이어, 지난 15일 최고인민회의에서 "대한민국을 공화국 영역에 편입시키는 문제를 (헌법에) 반영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하는 등 대남 적대적 발언의 수위를 높이고 있다.

김정은 총비서는 지난 15일 최고인민회의 시정연설에서 "불법무법의 '북방한계선'을 비롯한 그 어떤 경계선도 허용될 수 없으며 대한민국이 우리의 영토, 영공, 영해를 0.001㎜라도 침범한다면 그것은 곧 전쟁도발로 간주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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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한-미 연합훈련, 4월 총선…
오인·오판 따른 접경지 우발 충돌 우려
육군 3공병여단과 미 2사단·한미 연합사단 예하 공병대대가 지난해 3월 경기 연천군 훈련장에서 실시 중인 연합도하훈련에서 장비, 차량이 부교를 이용해 강을 건너고 있다. 육군 제공

김정은 조선노동당 총비서 겸 국무위원장이 지난 연말 노동당 중앙위 8기 9차 전원회의(12월26~30일)에서 “유사시 남조선 전 영토 평정을 위한 대사변 준비”를 언급한 데 이어, 지난 15일 최고인민회의에서 “대한민국을 공화국 영역에 편입시키는 문제를 (헌법에) 반영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하는 등 대남 적대적 발언의 수위를 높이고 있다. 군사적 완충재 역할을 했던 9·19 남북군사합의마저 사라진 상황에서 한국도 “김정은 정권 종말” 같은 말로 맞서면서, 접경지역에서의 무력 충돌 우려가 한층 높아지고 있다. 한-미 연합훈련에다 4월 총선까지 낀 올봄, 한반도의 위기가 여느 봄보다 고조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오는 3월 중·하순 약 보름간 예정된 상반기 한-미 연합연습 ‘프리덤 실드’(자유의 방패)가 고비로 꼽힌다. 컴퓨터 시뮬레이션 훈련 위주로 이뤄지던 이 훈련에 지난해부터 대규모 병력·장비가 움직이는 야외 실기동훈련들이 추가됐다. 미국 핵추진항공모함이나 전략폭격기 등도 한반도로 올 것이다.

북한은 역대 한-미 연합훈련을 “북침 전쟁연습”이라 격렬하게 비난했고, 맞불 훈련, 미사일 발사로 대응해왔다. 북한군은 12월부터 다음해 3월까지 동계훈련을 하는데, 9·19 군사합의가 사라진 올해는 군사분계선(휴전선) 일대에서 포 사격 훈련, 연대급 전술 훈련 등을 벌일 수 있다. 남북 군사당국 간 소통 채널이 모두 끊긴 상황에서 오인·오판에 의한 양쪽 무력 충돌이 벌어질 가능성이 있다.

휴전선 근처에서 일부 민간단체의 대북전단 살포도 변수다. 겨울에는 편서풍이 강해 대북전단을 날리기 어려운데, 3월부터 바람의 방향이 바뀌면 대북전단 살포가 시작된다. 북한군이 휴전선을 넘어오는 대북전단이 담긴 대형 풍선을 향해 대공사격을 하면 총탄이 휴전선 이남에 떨어져 남북 간 교전이 발생할 수 있다.

얼음이 녹은 3월 말부터 서해 북방한계선 일대에서 북한 해군의 기동훈련, 포 사격 훈련이 본격화될 것이다. 서해 연평도 근처 꽃게 어장은 5·6월에 조업이 활발한데, 꽃게가 남북 어선을 부르고, 어선이 남북 해군을 몰고 온다. 두차례 연평해전(1999·2002년)이 모두 6월에 일어났다.

올해는 북방한계선 근처에서 충돌 가능성이 한층 높아졌다. 김정은 총비서는 지난 15일 최고인민회의 시정연설에서 “불법무법의 ‘북방한계선’을 비롯한 그 어떤 경계선도 허용될 수 없으며 대한민국이 우리의 영토, 영공, 영해를 0.001㎜라도 침범한다면 그것은 곧 전쟁도발로 간주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전하규 국방부 대변인은 “엔엘엘(NLL·북방한계선)은 우리 장병들이 수많은 희생을 치르면서 사수해온 실질적인 해상 경계선이고 어떠한 경우에도 이 엔엘엘을 지키고 수호하겠다는 것은 우리 군의 확고한 입장”이라고 밝혔다.

권혁철 기자 nur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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