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읽기] 민가(民家)의 지역별 특징

관리자 2024. 1. 17. 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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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가 동굴에서 나와 생활공간이 들판으로 바뀌면서 지은 최초의 건축물은 집(움막)이다.

아주 느리게 수없이 많은 세대와 세대를 견디고 살아가며 이 땅의 지리적 환경에 적응하고 기후변화에 맞춰 생존하기 위해 집을 만들었다.

한옥은 일반적으로 백성들이 살았던 민가와 양반들이 살았던 기와집으로 나눌 수 있다.

반면에 민가는 한반도의 북부·중부·남부·섬 등 지방에 따라 전혀 다른 형태의 집 구조를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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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가 동굴에서 나와 생활공간이 들판으로 바뀌면서 지은 최초의 건축물은 집(움막)이다. 우리 조상도 한반도에 정착한 후 장구한 세월을 거쳤다. 아주 느리게 수없이 많은 세대와 세대를 견디고 살아가며 이 땅의 지리적 환경에 적응하고 기후변화에 맞춰 생존하기 위해 집을 만들었다.

인간에게 자연은 거역할 수 없는 생존의 장이었다. 한반도는 육지와 섬이라는 지리적 특징이 있다. 겨울에는 시베리아 고기압의 영향으로 춥고 건조한 북서풍이 분다. 여름엔 태평양 고기압의 영향으로 고온다습한 남동풍이 분다. 두 극단적 계절이 한계조건으로 작용한다. 이를 극복하는 동시에 주어진 환경을 활용하여 지혜와 과학으로 최적의 집을 창조한 게 우리의 한옥이다.

한옥은 일반적으로 백성들이 살았던 민가와 양반들이 살았던 기와집으로 나눌 수 있다. 경제적 여유가 많았던 양반집인 기와집은 지리적 환경과 계절보다는 사상적 배경에 따라 집의 형태가 달라졌다. 주리론을 따랐던 영남학파는 막힌 ㅁ자형 집을 붙여 지었고, 주기론을 따랐던 기호학파는 트인 ㅁ자형 집을 지었다. 트인 ㅁ자란 ㄱ·ㄴ·ㄷ자 등으로 본채를 짓고 ㅡ·ㄱ·ㄴ자의 부속건물을 트인 부분에 배치한 형태를 말한다 .

반면에 민가는 한반도의 북부·중부·남부·섬 등 지방에 따라 전혀 다른 형태의 집 구조를 보인다. 북부지방은 가장 춥고 동절기도 길다. 그 때문에 집의 실내 열을 유지하고 외부 냉기를 막기 위해 방을 두줄로 배열하는 겹집 구조와 낮은 지붕 형태를 이룬다. 평면적으로는 대청이 없고 부엌과 안방 사이에 벽이 없이 부뚜막과 방바닥이 한 평면으로 된 정주간이 있다. 또한 추위를 피하고자 외양간을 집 안에 두었고 집안일을 주로 부엌에서 해야 하는 환경이다보니 다른 지방에 비해 부엌이 크다. 중부지방은 방과 대청으로 구성된 ‘ㄱ’자 형태의 가옥 구조를 하고 있으며 황해도는 안방을 남향 배치를 하지만 경기·충청 지역은 대청을 남향 배치를 하는 것이 다르다. 남부지방은 다른 지역보다 더 덥고 습하기 때문에 바람이 잘 통하도록 ‘ㅡ’자 형태에 방을 한줄로 배열하는 홑집과 마루 구조가 발달했다.

섬 중에 가장 대표적인 곳은 제주도와 울릉도의 초가집이다. 바람과 태풍이 심한 제주도는 바람을 분쇄하기 위해 현무암을 담과 벽의 자재로 사용했고 집의 높이가 다른 지역보다 낮으며 굴뚝이 없다. 폭설이 심한 울릉도는 눈으로 장기간 집 안에 고립되는 경우가 많아 외양간과 곡식 창고를 집 안에 마련했다. 더불어 폭설이 집 안으로 들이치지 못하도록 처마 끝부분에 짚과 나무로 담장을 두르는 우데기를 설치했다. 이와 같이 민가는 지방마다 그 지역 풍토에 맞는 건물 형태와 공간 구조를 만들었다. 이는 수천년을 변함없이 불어오는 계절풍을 극복하는 지혜와 땅의 형태적 특성 문제를 해결한 과학으로 장소의 문화를 창조한 것이다.

이규혁 건축가·한옥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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