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과 수입은 우리 농가 벼랑 끝으로 내모는 것

관리자 2024. 1. 17. 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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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과 생산농가들이 단단히 뿔이 났다.

정부가 외국산 사과 수입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져서다.

현재 우리나라에 사과 수입위험분석 절차 개시를 요청한 국가는 11개국인데 미국과 뉴질랜드는 3단계인 예비위험평가 절차를 밟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사정이 이런데도 외국산 사과 수입을 강행한다면 큰 폭으로 치솟은 각종 영농자재비와 인건비, 자연재해 속에서도 고군분투하며 사과농사를 지어온 농가를 벼랑 끝으로 내모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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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은 사과 가격은 일시적 현상
물가 잡으려 무분별 수입 안돼

사과 생산농가들이 단단히 뿔이 났다. 정부가 외국산 사과 수입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져서다. 10일 한 매체는 사과 가격 안정을 위해 정부가 미국·뉴질랜드와 수입 관련 협의를 진행 중이라고 보도했다. 지금까지 국내에 사과가 수입된 적은 없다. 이에 농림축산식품부는 “사과·배뿐만 아니라 오렌지·망고 등 수출국에서 수입허용을 요청한 농산물에 대해 과학적 근거에 따라 수입위험분석(IRA) 절차를 진행하고 있으며 이외 다른 요인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는 공식 입장을 내놨다.

농식품부가 밝힌 수입위험분석 절차는 외국산 농산물을 들여올 때 병해충 유입 등을 차단하기 위한 것으로 ▲접수 ▲착수 통보 ▲예비위험평가 ▲개별병해충위험평가 ▲위험 관리방안평가 ▲검역요건 초안 작성 ▲입안 예고 ▲고시 등 모두 8단계를 거친다. 현재 우리나라에 사과 수입위험분석 절차 개시를 요청한 국가는 11개국인데 미국과 뉴질랜드는 3단계인 예비위험평가 절차를 밟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농식품부의 해명에도 정부가 그동안 물가를 잡기 위해 관세 0%인 할당관세와 관세를 낮춘 저율관세할당(TRQ) 외국산 농축산물을 대거 들여왔던 사례를 볼 때 사과도 수입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는 의구심을 지울 수 없다. 요즘 사과값이 예년에 비해 높은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이는 일시적인 현상이다. 지난해 이상저온과 우박 등 줄 이은 자연재해로 생산량이 감소한 탓이다. 가격이 올라 농민들이 마치 큰돈을 버는 것처럼 생각하지만 내다 팔 물량이 많지 않으니 소득은 제자리걸음이다.

사정이 이런데도 외국산 사과 수입을 강행한다면 큰 폭으로 치솟은 각종 영농자재비와 인건비, 자연재해 속에서도 고군분투하며 사과농사를 지어온 농가를 벼랑 끝으로 내모는 것이다. 국내 사과산업 붕괴를 초래할 뿐 아니라 여타 다른 과수농가의 연쇄 폐농으로 이어질 것이 불 보듯 뻔하다.

정부가 소비자물가를 잡겠다는 것을 탓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툭하면 가격이 저렴한 외국산 농축산물을 들여와 우리 농가를 맥 빠지게 하는 행태는 이제 멈춰야 한다. 농산물 생산 기반은 한번 무너지면 더 큰 화를 부를 수 있다는 것을 모르는가. 단기 처방에만 매달려 더이상 우리 농업을 망가뜨려서는 안된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안정적인 생산·공급 체계 구축에 힘을 쏟는 것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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