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혼 30% "출산 의향 없어"...저출산 주원인은 ‘경제적 부담’

강규민 2024. 1. 17.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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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한 공공산후조리원 신생아실의 모습. 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저출산에 따른 인구 감소가 심각한 사회문제로 떠오른 가운데 미혼 남녀 30%는 출산 의향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17일 결혼정보회사 듀오가 25~39세 미혼남녀 1000명(남 500명, 여 5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출산 인식 보고서’에 따르면 미혼 여성 5명 중 2명은 ‘아이를 낳지 않겠다’라고 답변했다. 출산에 대한 생각이 없는 가장 큰 이유는 육아로 인한 경제적 부담 때문인 것으로 드러났다.

저출산 문제 '심각'..0.5명대도 예상

통계청이 발표한 '장래인구추계(2022~2072년)'에서도 한국의 합계출산율(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자녀 수)은 올해 0.68명(전망치)으로 처음 0.6명대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됐다.

연간 출생아 수는 50년 후인 2072년 16만명으로 내려갈 것으로 전망됐다. 2022년 연간 출생아 수(24만6000명) 대비 65% 수준이다. 통계청의 저위 시나리오에서는 출산율이 0.6명선도 깨져 2026년에 0.59명까지 내려갈 것으로 예상됐다. 고령화 및 생산인구 감소가 가속화되면 경제 성장률 하락, 사회보장비용 증가 등 다양한 문제가 생길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통계청은 합계출산율이 내년 0.65명을 찍고 2026년부터 다시 반등할 것이라고 예상했으나 정작 출산 당사자인 2030세대들의 결혼·출산에 대한 인식은 갈수록 악화하고 있다.

주원인은 ‘육아로 인한 경제적 부담’

미혼남녀들이 출산을 하지 않겠다고 밝힌 주요 원인은 '경제적 부담(남 31.2%, 여 27.2%)' 때문인 것으로 나타났다.

남성은 ‘실효성 없는 국가 출산 정책’(18%)과 ‘미래에 대한 막막함’(18%)을, 여성은 ‘일과 가정 양립의 어려움’(21.2%)과 ‘미래에 대한 막막함’(19%)을 꼽았다. 특히 ‘일과 가정 양립의 어려움’을 택한 여성의 비율은 남성(11.6%)의 약 1.8배였다. 전년과 비교하면, 응답 항목 중 ‘육아로 인한 경제적 부담(29.2%)’의 비중은 5%p 하락했고, ‘실효성 없는 국가 출산 정책’(16.5%)의 응답률은 3.4% p 상승했다.

출산에 있어 우려되는 점으로는 △‘양육 비용’(36.1%), △‘올바른 양육에 대한 두려움’(24.4%), △‘육아에 드는 시간과 노력’(19.4%), △‘건강한 출산에 대한 두려움’(8.1%) 등이 있었다. 전년과 비교해 ‘양육 비용’은 4.2%p 증가, ‘육아에 드는 시간과 노력’은 4.3%p 감소했다. 응답자 연소득별로 보면, 4000만원 미만 구간에서는 ‘양육 비용’(38.6%), 4000만원 이상 구간에서는 ‘육아에 드는 시간과 노력’(27.2%)에 대한 우려가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저출산에 도움되는 정책은?

미혼 5명 중 4명(82.4%)은 저출산 문제가 심각하다고 인식했다.

그럼에도 출산과 육아의 경제적 부담에 비해 정부의 저출산 정책이 실효성이 없다고 판단해 출산 생각을 접는 것으로 드러났다. 저출산 정책이 출산 의지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부정적(55.1%)이라는 의견이 주를 이뤘다. 보통은 39.6%였으며, 긍정적 평가는 5.3%에 불과했다. 부정적 평가는 전년 대비 2.3%포인트 더 높았다.

미혼남녀가 꼽은 저출산에 도움되는 정책은 △‘주거 지원’(30.4%), △‘보육 지원’(26.6%), △‘경력단절예방 지원’(16.2%), △‘출산 지원’(10.7%) 등의 순이었다.

성별로 보면, 남성은 ‘주거 지원’(34.8%), 여성은 ‘보육 지원’(31.0%)을 가장 선호했으며, ‘경력단절예방 지원’은 여성의 응답률이 24.2%로 남성(8.2%)의 약 3배 수준이었다. ‘낳지 않겠다’는 응답을 제외하면, 희망 출산 시기로 남녀 모두 ‘결혼 후 1년 이상~ 2년 미만’(남 39.8%, 여 32.4%)을 가장 원했다. 이어 ‘결혼 후 2년 이상~3년 미만’(남 20.6%, 여 17%), ‘결혼 생활 1년 미만’(남 9.4%, 여 4.2%), ‘결혼 후 3년 이상~4년 미만’(남 4.6%, 여 5.0%) 등의 순이었다. 희망 자녀 수는 평균 1.8명(남 1.9명, 여 1.8명)으로 집계됐다.

남성에 비해 여성의 비출산 의향이 약 1.7배 높게 나타났고, 2539 미혼 여성 5명 중 2명은 출산 의향이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미혼 32.1%(남 24.2%, 여 40%)가 ‘아이를 낳지 않겠다’고 답했다. 연소득과 학력이 낮을수록, 여성의 연령대가 올라갈수록 ‘낳지 않겠다’는 응답률은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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