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방암 세포 커지는 이유?...세포 둘러싼 물질 먹으며 커진다 [알송달송 과학]
[파이낸셜뉴스] 우리나라 유방암 환자는 매년 꾸준히 증가해 여성암 1위라고 합니다.
보건복지부와 중앙암등록본부의 국가암등록통계에 따르면, 유방암 발생률은 2021년 인구 10만명당 55.7명으로, 2010년에 33.2명을 기록했던 것과 비교해 10여년 만에 20여명이나 늘어났습니다. 이 유방암세포는 어떻게 커질까요.
영국 셰필드대학 엘레나 레이네로 박사팀은 17일(한국시간) 국제 생물학 학술지 '플로스 바이올로지(PLOS Biology)'에 유방암 세포가 세포와 조직 사이의 공간을 채우고 있는 '세포외 기질'을 먹으면서 계속 성장하는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특히 세포속 에너지 생산 경로의 중심 효소 'HPDL'나 대식세포 촉진체 'PAK1'가 만들어지는 것을 막으면 암세포가 늘어나거나 종양조직이 커지는 것을 막게 된다는 것을 알아냈습니다. 레이네로 박사는 "지금까지 암세포 생존 메커니즘이 알려지지 않았다"며 "이번에 알아낸 것을 통해 유방암 치료법을 개발하는데 있어 새로운 타깃으로 사용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모든 세포들은 세포외 기질이라고 불리는 틀에 박혀 있습니다.
세포외 기질에는 혈액의 흐름이 제한돼 있어 암세포가 성장함에 따라 영양분이 부족해집니다. 그럼에도 암세포들은 계속 커지고 있는데, 이 암세포가 성장하는데 있어 먹이를 어떻게 공급받는지 알수가 없었습니다. 연구진은 이를 알아보기 위해 암세포를 세포외 기질과 비슷한 곳을 만들어 넣어봤습니다.
우선 세포외 기질과 비슷하지만 아미노산이 있는 콜라겐과 아미노산이 없는 콜라겐에 유방암세포를 삽입했습니다. 또 콜라겐과 비슷한 말랑말랑한 플라스틱에 넣어봤습니다. 그 결과, 아미노산이 없는 콜라겐과 플라스틱에 넣은 유방암세포는 아미노산이 있는 것보다 초기 성장이 더뎠습니다. 그럼에도 암세포는 세포외 기질로 둘러싸여 있을 때 아미노산 부족상태를 극복하면서 커나갔습니다.
또 세포에 형광색을 띠게 해 세포 외 기질이 세포를 통과하는 과정을 관찰했습니다. 세포는 세포외 기질을 흡수해 리소좀이라고 불리는 소화 구획에서 분해하는 일이 일어났습니다.
이와함께 세포외 기질을 화학적으로 처리하면 단백질, 글리코사미노글리칸, 피브로닌, 엘라스틴 등 여러 성분들이 교차 연결돼 암세포가 먹을 수 없었습니다. 즉 암세포가 세포외 기질을 많이 섭취해 거대세포증이 일어나는 현상이 나타났습니다. 레이네로 박사는 "유방암 세포가 종양 내에 있는 어려운 환경에서 살아남기 위해 사용되는 새로운 메커니즘을 확인했다"며, "식량이 부족하기 때문에 암 세포는 주변 기질의 구성 요소를 먹고 소화하는 능력이 생겨났다"고 말했습니다.
암세포가 점점 커지면서 먹이가 부족해지면 세포외 기질에 있는 티로신과 페닐알라닌이라는 두 가지 아미노산의 흡수하고 분해하면서 대사 변화가 일어났습니다.
암세포가 늘어나기 위해 필요한 에너지 원료는 티로신과 페닐알라닌이 미토콘드리아 트리카르복실산 회로를 지나면서 만들어진 것입니다. 세포의 호흡을 담당하는 미토콘드리아에서 에너지 생산 과정으로 가는 경로의 중심 효소 'HPDL'를 쓰러뜨렸을때, 암세포의 성장이 멈췄습니다. HPDL 또는 대식세포 촉진체 'PAK1'가 만들어지는 것을 차단하거나 감소시키면 암세포가 이동하고 주변 조직으로 확산되는 것을 막았습니다.
레이네로 박사는 "유방암 세포가 영양 결핍때 세포외 기질의 영양분을 이용한다는 것을 알아냈다"며 "이 과정은 대식세포증과 주요 아미노산의 에너지 방출 기질로의 대사 전환 모두에 의존한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습니다. 또한 "세포외 기질 밖에 먹을 것이 없는 상황에서 확산되는 암 세포의 아킬레스건을 찾아낸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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