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반도체 생명수’ 초순수 국산화, 8월부터 웨이퍼 생산에 첫 사용
‘반도체 생명수’로 불리는 초순수(ultrapure water)가 국산화에 성공해 이르면 오는 8월 국내 반도체 공장에서 처음 사용된다. 초순수는 물을 구성하는 수소·산소만 남기고 무기질과 박테리아 등을 전부 제거한 물이다. 반도체 웨이퍼(원판)의 불순물을 씻어내는 데 쓰인다. 반도체 공정에 반드시 필요하지만, 우리나라가 웨이퍼를 처음 생산한 1983년 이후 41년간 일본에서 수입해 왔다.
16일 국민의힘 이주환 의원이 환경부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국내 반도체 기업들과 수자원공사는 초순수 국산화에 성공했다. 경북 구미의 SK실트론 2공장에서 오는 8월 초순수 테스트를 마무리하고 본격적인 웨이퍼 생산에 이용할 계획이다. 수자원공사는 5월까지 수질 검증을 끝낸다.
우리나라는 반도체 강국이지만 초순수 등 반도체 소재·부품은 일본 의존도가 높았다. 일본은 1980년대 통상산업성(현 경제산업성) 주도로 반도체연구회를 만들어 반도체 기술과 초순수 생산 기술을 함께 개발했다. 국가적 지원 속에 구리타·노무라 같은 초순수 제조업체가 세계 시장을 장악했다. 미국도 안보 차원에서 초순수 기술을 지원하고 있다.
우리는 지난 정부에서 한·일 갈등을 겪으며 소재·부품·장비 분야 국산화 비율을 높이는 데 투자를 늘렸다. 국제 분업에 따라 일본산을 쓰는 게 더 경제적인 분야도 있지만 반도체 관련 소재는 경제 안보 차원에서 국내 기술 확보가 필요한 측면이 있다. 환경부는 2021년 6월 ‘초순수 국산화’를 정부 과제로 선정했고, 국내 기업들과 ‘초순수 실증 플랜트’를 만들었다. 그 성과로 국산 초순수로 세정한 웨이퍼가 오는 8월 생산되는 것이다.
이론상 가장 깨끗한 물인 초순수 기술을 확보하면 반도체뿐 아니라 하수·폐수 처리 등 물 산업 전반에서 기술력을 높일 수 있다. 한화진 환경부 장관은 “초순수도 다른 반도체 기술처럼 초격차 확보가 중요한 소재인 만큼 초순수 전문 인력 양성과 연구·개발을 위한 지원책을 올해 안에 발표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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