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 “길 막은 돌덩이 치우겠다” 이재명과 맞대결 시사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이 16일 4·10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맞붙겠다는 뜻을 공식화했다. 원 전 장관은 이 대표의 지역구 출마가 확정되는 대로 출마를 선언할 예정이다. 이 대표는 일각에서 비례대표 가능성도 제기되지만, 최근 지역 사무실을 지역구인 인천 계양을 시내 중심가로 옮기는 등 지역구 출마에 무게를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원 전 장관은 이날 국민의힘 인천시당 신년 인사회에서 “우리 정치가 꽉 막혀 있다. 대한민국이 앞으로 나아가야 하는데 돌덩이 하나가 자기만 살려고 이 길을 가로막고 있다”며 “제가 온몸으로 돌덩이를 치우겠다”고 했다. ‘돌덩이’는 이재명 대표를 지칭한 것으로 해석됐다. 원 전 장관은 이어 “계양은 수준이 높은 곳이다. 이런 국민들이 살고 계신 곳을 험지라고 부르면 안 된다”며 “제가 온몸으로 도전할 것이기 때문에 도전지라고 불러달라. 우리가 도전하는 곳은 곧 격전지가 될 것”이라고 했다.
이날 행사는 이재명 대표 지역구인 인천 계양을 바로 옆인 계양갑에 있는 한 호텔에서 열렸는데, 원 전 장관은 당원 자격으로 참석했다. 원 전 장관은 지난달 22일 장관직에서 물러난 이후 공개 일정을 거의 잡지 않았다. 원 전 장관 측 인사는 “연말·연초는 ‘한동훈의 시간’이었기 때문에 원 전 장관이 활동을 자제한 측면이 있다”며 “이날은 원 전 장관이 출마하려는 인천 계양에서 열리는 당 행사였기 때문에 가게 된 것”이라고 했다.
원 전 장관은 이날 내빈석에 앉지 않고 내빈 소개 명단에서도 빠졌지만,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인사말 도중 원 전 장관을 소개하며 단상 위로 불러내면서 마이크를 잡았다. 한 위원장은 “이 대표 출마하는 지역이라면 호남·영남·충청·인천 어디든 가서 정정당당하게 승부하고 싶어 하는 후보들이 많이 있다. 그중 한 분이 여기 계시다”며 원 전 장관을 껴안고 손을 맞잡으며 당원들에게 인사했다.
원 전 장관의 발언이 끝나자 한 위원장은 어깨동무하며 주먹 쥔 손을 들어 보이면서 “우리가 인천에서 승리한다면 우리는 대한민국에서 승리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원 전 장관은 행사 직후 기자들과 만나 “총선 승리를 위해서는 수도권에서 현재보다 30석 플러스 알파를 가져와야 한다”며 “한 위원장의 역할을 뒷받침하고 돕는 것이 제가 할 일”이라고 했다. 수도권 의석수는 121석으로 현재 국민의힘은 서울 9석, 인천 2석, 경기 6석 등 총 17석을 보유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이번 총선 때 수도권에서 60석 이상 확보를 목표로 하고 있다.
현재까지는 이재명 대표가 계양을에서 재선에 도전할 가능성이 크다. 피습 사태 후 집에서 치료 중인 이 대표는 17일부터 당무에 복귀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표 측 관계자는 “상대 후보로 누가 나오는지는 관심사가 아니다”라며 “이 대표의 관심사는 윤석열 정부 심판과 민주당 총선 승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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