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영 워크아웃에도… 일부 ‘리츠’는 수익률 플러스 전환

유소연 기자 2024. 1. 17. 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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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 인하 기대감 반영, 기지개 켜는 리츠 시장

지난해 고금리와 부동산 PF(프로젝트 파이낸싱) 부실화 우려, 중국 부동산발(發) 불안 등 악재가 겹치며 얼어붙었던 리츠(REITs, 부동산투자신탁) 시장이 최근 기지개를 켜고 있다. 리츠는 투자 자금을 모아 부동산에 투자하고 임대료 등에서 나오는 수익을 투자자에게 배당하는 부동산 투자 상품이다. 그 때문에 부동산 경기의 영향을 크게 받을 수밖에 없다.

국내 상장된 리츠 상장지수펀드(ETF)와 주요 리츠 관련 지수는 최근 3개월 수익률이 플러스(+)로 전환하고 있다. 1년간으로 따지면 마이너스(-)지만 최근 들어 수익률이 나아지고 있다는 뜻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가 작년 12월, 올해 세 차례 금리 인하를 할 것이라고 시사하면서 금리 인하 기대감이 반영된 영향이다. 대출 금리가 내려가면 자본 조달 비용이 줄고 그만큼 부동산 투자 매력이 부각된다.

그래픽=김현국

◇기지개 켜는 리츠 ETF

16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순자산 약 3300억원 규모로 국내 최대 리츠 ETF인 미래에셋자산운용의 ‘타이거 리츠부동산 인프라’는 지난 12일 기준 1년 수익률은 -4.02%였지만, 3개월 수익률은 3.35%로 플러스로 전환했다. 이 상품은 주로 국내 상장된 우량 리츠 종목을 담고 있다.

국내 리츠 시장에 투자하는 한화자산운용의 ‘아리랑 K리츠 Fn’은 1년 수익률이 -7%대까지 떨어졌었다. 하지만 최근 3개월은 2.7%까지 회복했다. 이 밖에 한국투자신탁운용의 ‘에이스 미국 다우존스 리츠(1년 수익률 -2.61%→3개월 수익률 +11.69%)’, 키움투자자산운용의 ‘히어로즈 리츠 이지스 액티브(-4%→+3.59%)’, 미래에셋자산운용의 ‘타이거 리츠 부동산 인프라채권(-1.05%→+3.67%)’도 수익률을 회복했다.

국내 상장 리츠 ETF 중 1년 수익률이 마이너스였던 5개 ETF가 모두 3개월 수익률은 플러스 전환에 성공했다. 리츠 시장이 저점이었던 작년 10월 리츠 ETF를 산 투자자들은 대체로 현 시점에서는 수익을 낸 것이다. 같은 기간 리츠 종목 10개로 구성된 ‘KRX 리츠 인프라 지수’도 1년 전보다는 12% 떨어졌지만, 3개월 전보다는 0.29% 증가해 마이너스 수익을 면했다.

◇미국 리츠는 두 자릿수 수익률

올해 미국 연준의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이 직접적으로 반영되고 있는 미국 리츠에 투자한 ETF의 경우 지난 3개월간 두 자릿수 수익률을 냈다. ‘타이거 미국 MSCI 리츠(11.9%)’, ‘에이스 미국 다우존스 리츠(11.69%)’, ‘코덱스 다우존스 미국 리츠(13.75%)’ 등이 10% 넘는 성과를 냈다.

반면 국내 상장 리츠 위주로 투자하는 ‘타이거 리츠 부동산 인프라’나 ‘아리랑 K리츠 Fn’ 등은 같은 기간 3% 내외 수익률에 그쳤다.

증시 관계자는 “미국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상대적으로 미국 리츠에 투자하는 ETF에 더 많이 반영됐다”며 “다만 최근 들어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 시기가 예상보다 더 미뤄질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는 만큼 향후 가격이 조정될 수도 있다는 점은 유의해야 한다”고 했다.

◇태영건설 워크아웃에도 자금 유입

지난달 28일 국내 도급 순위 16위인 태영건설이 워크아웃(기업 구조 개선 작업) 신청을 하면서 부동산 PF 부실의 위기감이 고조됐다. 하지만 국내 리츠 ETF 순자산 총액은 올 들어 반등하고 있다. 국내 상장된 11개 리츠 ETF 순자산 총합은 작년 9월(5366억원)부터 2개월 연속 하락하다 12월(5251억원)부터 반등하기 시작했다. 올해 1월 현재 전달보다 증가한 5539억원을 기록하고 있다. 이는 작년 같은 달보다는 18% 증가한 것이다. 태영건설 워크아웃이 채권단 96%의 동의로 개시가 결정된 것도 긍정적인 신호가 된 것으로 보인다.

백영찬 상상인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태영건설 워크아웃이 시작되는 등 사태가 2022년 레고랜드 때보다 빠르게 진정되는 양상을 보여 국내 리츠 시장에 미친 영향이 제한적이었다”며 “한국은행이 기준 금리 인하에 나서기 전에 부동산 PF 악재로 저평가된 국내 리츠 ETF를 찾아보는 것도 방법”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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