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수원남부서 데이트 폭력 수사팀을 칭찬한다

경기일보 2024. 1. 17. 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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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에게 드러내고 칭찬해도 좋을 경찰들이 있다. 이영찬 팀장·신효원 경위·서세영 경사·박주미 경장·박광준 순경. 수원남부경찰서 여청 수사2팀 소속 팀원들이다. 이들에 감사해하는 편지가 경찰서 홈페이지에 올라왔다. 데이트폭력에 시달리던 한 여성이 보낸 사연이다. 1년여 동안 남성으로부터 폭행과 협박에 고통받아 왔다. 가해자는 범죄 신고와 경찰 수사를 조롱했다. “경찰이 지켜줄 수 없다”, “솜방망이 처벌로 풀려 나면 다시 보복할 것이다”.

도저히 감당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자 신고를 결심했다. 큰 기대는 안 했고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이었다고 한다. 이런 피해자에게 수사팀은 든든한 버팀목이 돼줬다. 편지가 그 과정을 자세히 설명하고 있다. “이곳에 잘 오셨다. 마음 단단히 먹고 나쁜 사람 혼내주자.” 환영과 함께 수사는 발 빠르게 진행됐다. 일단 가해자를 긴급체포했고 신속히 수사해 구속했다. 극단적 선택까지 고민했다는 피해자는 ‘일상을 찾아 준 은인 같은 분들’이라고 했다.

데이트폭력 범죄가 해마다 늘고 있다. 경찰청 통계에 데이트폭력 신고 추이가 나온다. 2017년 1만4천136건, 2018년 1만8천671건, 2019년 1만9천940건, 2020년 1만8천945건, 2021년 9월 4만1천335건, 2022년 9월 5만2천767건이다. 거의 해마다 늘었다. 또 2017년 1만303건이었던 데이트폭력 입건 건수가 2020년까지 감소했다. 그러나 2021년 1만554건으로 증가했다. 2022년과 2023년에도 30% 이상 증가했다. 그러나 처벌이 이에 따르지 못한다.

마땅한 관련 법조차 없다. 가정폭력처벌법이나 스토킹처벌법 등을 적용한다. 데이트폭력은 기본적으로 가정폭력이나 스토킹과 다르다. 두 범죄가 엄중한 처벌로 다뤄질 수 있다면 데이트폭력은 가해자와의 분리가 우선이다. 바로 이 지점에서 현실과 괴리감이 생긴다. 범죄 신고가 또 다른 범죄를 유발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 이러다 보니 앞선 사례에서처럼 ‘가벼운 처벌 뒤 보복 협박’이 뒤따른다. 이런 점이 경찰 수사에 한계가 될 수 있다.

경찰이 지켜야 할 가장 큰 가치는 신뢰다. 법익을 침해 당한 시민의 버팀목이어야 한다. 데이트폭력처럼 개인적 영역의 경우는 더하다. 이번 수원남부서의 얘기가 많이 알려져야 하는 이유다. 고통받는 개인을 위로했고, 신속한 수사로 가해자를 처벌했고, 공간적 격리로 보복의 가능성까지 없앴다. 지극히 당연하지만 간과하기 쉬운 본분에 충실하고 있다. 그리고 그 얘기가 피해를 당하던 시민의 편지로 세상에 알려졌다. 많이 칭찬해도 좋을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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