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민의 Aúpa 알레띠] '한 팀에서만 13년 + 라리가 양강 구도 혁파'...시메오네가 AT 마드리드의 퍼거슨이라 불려도 손색 없는 이유

이성민 2024. 1. 17. 0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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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탈코리아] 이성민 기자= 'Aúpa'는 스페인어로 '파이팅'이라는 뜻이다. '알레띠'는 레알 마드리드 외에 마드리드에 연고를 둔 또 다른 구단,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별칭이다. AT 마드리드는 디에고 시메오네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후 레알 마드리드, FC 바르셀로나와 함께 '라리가 3강'으로 자리잡았다. 이 구단 역시 다양한 스토리를 가지고 있다. 'Aupa 알레띠'에선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이야기를 소개한다. [편집자주]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2010년대 역사는 디에고 시메오네 감독이 부임하기 전과 후로 나뉜다. AT 마드리드는 2011년 12월 시메오네 감독을 새 사령탑으로 임명했다. 시메오네는 2011/12시즌 중도에 AT 마드리드의 지휘봉을 잡게 됐다.

시메오네 감독은 현역 시절 AT 마드리드에서 뛴 바 있다. 그는 1994년 7월 세비야에서 AT 마드리드로 이적했다. 1996년 AT 마드리드를 떠났던 시메오네는 2003년 7월 자유 계약으로 다시 AT 마드리드 유니폼을 입었다. 그는 AT 마드리드에서 총 4년 동안 공식전 167경기 30골 1도움을 기록했다.

이 결정은 대성공이었다. 시메오네 감독 체제에서 AT 마드리드는 완전히 다른 구단으로 변모했다. 라리가 중위권을 전전했던 AT 마드리드는 시메오네 감독 덕분에 스페인 상위권 구단으로 거듭났다.

#1 시즌 중에 부임하자마자 UEFA 유로파리그 우승

시메오네 감독과 AT 마드리드의 동행은 2011년 겨울부터 시작됐다. 당시 AT 마드리드의 상황은 좋지 않았다. 그레고리오 만사노 감독과 시즌을 시작했던 AT 마드리드는 10승 3무 7패(승점 33)로 리그 10위까지 처졌다. 코파 델 레이에서도 하위 리그에 속했던 알바세테에 1,2차전 합계 1-3으로 패해 조기 탈락했다.

시메오네 감독이 부임한 후 AT 마드리드는 반등에 성공했다. AT 마드리드는 9승 7무 5패를 기록하며 리그 5위로 시즌을 마쳤다. 마지막에 말라가에 밀려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진출권을 얻지 못한 것은 아쉬웠으나 중하위권까지 추락했던 걸 감안하면 큰 성과였다.

하이라이트는 UEFA 유로파리그였다. AT 마드리드는 유로파리그 32강전부터 결승까지 무려 9연승을 구가하며 대회 정상에 올랐다. AT 마드리드는 라치오, 베식타스, 하노버 96, 발렌시아 등을 차례로 제압했다. 결승전에서는 아틀레틱 빌바오를 3-0으로 누르고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토너먼트에서 AT 마드리드는 무려 22골을 터트렸다.

#2 라리가 3강 구도를 구축하다

시메오네 감독은 2013/14시즌 다시 한번 큰 업적을 거뒀다. 그는 해당 시즌 28승 6무 4패(승점 90)로 FC 바르셀로나, 레알 마드리드를 누르고 라리가 우승을 차지했다. 마지막까지 바르셀로나와 우승 경쟁을 펼쳤던 AT 마드리드는 최종전에 바르셀로나 홈에서 1-1 무승부를 거두며 우승을 확정 지었다.

AT 마드리드의 우승은 큰 의미가 있었다. 당시 레알 마드리드와 바르셀로나 외에 다른 구단이 라리가를 제패한 건 2001/02시즌 발렌시아가 마지막이었다. 또한 AT 마드리드는 10번째 라리가 우승 트로피를 거머쥐며 ‘라 데시마’를 완성했다. 이때부터 라리가는 3강 구도의 시대가 도래했다.

2020/21시즌 시메오네는 또다시 라리가 정상에 올랐다. AT 마드리드는 26승 8무 4패(승점 86)로 레알 마드리드를 2점 차로 꺾고 1위의 주인공이 됐다. 시메오네 감독은 자신의 능력을 한 번 더 입증했다.

#3 주어진 환경을 받아들이고 변화한 시메오네 감독, 지금까지 살아남을 수 있었던 결정적인 이유

위기의 순간도 있었다. 시메오네 감독의 AT 마드리드는 두 차례 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에 올랐지만 모두 레알 마드리드에 패하며 준우승에 머물렀다. 지난 시즌에는 포르투, 클럽 브뤼헤에 밀려 UEFA 챔피언스리그 B조 최하위로 탈락하는 수모를 겪기도 했다.

시메오네 감독이 한계를 노출한 적이 있었지만 그는 지금까지 살아남았다. 그 이유는 자신의 전술에 변화를 줬기 때문이다. 시메오네 감독은 초창기에 선수비 후역습에 중점을 둔 4-4-2 전술을 구사했다. 중앙 공격수까지 수비에 가담하면서 수비를 우선시하는 축구를 펼쳤다.

이제는 아니다. 시메오네 감독은 2020/21시즌부터 스리백에 기반한 3-5-2 포메이션을 가동하기 시작했다. 이 전술은 이제 시메오네 감독의 플랜 A로 자리잡았다. 시메오네 감독이 지금까지 AT 마드리드에서 살아남은 이유가 바로 지나친 완고함을 버렸기 때문이다.

시메오네 감독은 故 루이스 아라고네스 감독을 제치고 AT 마드리드에서 가장 많은 우승컵을 손에 넣은 감독으로 등극했다. AT 마드리드가 황금기를 누린 건 시메오네를 빼고 이야기할 수 없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는 알렉스 퍼거슨 경이 있다면 AT 마드리드에는 시메오네가 있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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