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 못 맞힌 기상청장, 옷 벗었다… ‘천국의 섬’ 때린 대형 사이클론
‘천국의 섬’이라 불리는 아프리카 인도양 섬나라 모리셔스에 열대 저기압 사이클론이 강타하면서 사망자가 발생했다. 이를 예상하지 못한 현지 기상청장은 결국 옷을 벗었다.
16일(현지시각) BBC 등 여러 외신에 따르면 모리셔스는 전날부터 사이클론 ‘벨랄’의 영향권에 들면서 강한 비바람을 맞았다. 물 폭탄을 안고 온 벨랄은 한때 최대 풍속이 시속 250㎞에 육박했으며, 이에 현지 기상청은 사이클론 경보 최고 등급인 4급을 발령했다.
피해도 막대했다. 전국 4만 가구가 정전돼 암흑에 빠졌고 프랑스령 레위니옹에서는 한 명의 사망자도 발생했다. 국제공항도 모두 폐쇄됐다. 모리셔스 국가위기관리위원회는 전날 오후 8시부터 의료·경찰·소방 인력과 응급 환자 등을 제외한 모든 주민에게 통행금지령을 내린 상태다.
엑스(X·옛 트위터) 등 소셜미디어에도 그야말로 아수라장이 된 현지 모습이 공유되고 있다. 수도 포트루이스 거리에는 수많은 차량이 물에 잠긴 채 쌓여있고, 일부 시민들은 그 위에 올라타 구조를 기다렸다. 물이 목까지 차오르자 나뭇가지 등을 서로 내밀어 이웃을 구조하는 장면도 포착됐다.
이 같은 사태를 예측하지 못한 모리셔스 기상청장은 자리에서 내려왔다. 프라빈드 주그노트 모리셔스 총리는 국영 TV를 통해 “기상청이 집중호우를 예상하지 못했다는 사실에 놀랐다”며 기상청장이 사직서를 제출했다고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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