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은 가장 큰 전환점, 믿고 걸어왔던 길 꾸준히 가기를”

김진형 2024. 1. 17.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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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화천 양태환 기타리스트
‘올림픽 기타소년’ 어엿한 성장
트로트 연주 영상 조회수 413만
유튜브 10만 구독 실버버튼도
홈스쿨링으로 홀로 기타 연습
홍익대 실용음악과 진학 앞둬
동계청소년올림픽 성화 봉송
원주 홍보대사 등 사회 활동도
“많은 분들이 지켜봐주셔서 감사
혼자여서 성장하는 시간도 많아
각종 장르 융합 시도하고 싶어”
▲ 화천 출신 양태환 기타리스트가 최근 화천 산타우체국에서 본지와 인터뷰를 가졌다. 유튜브 실버 버튼과 카파렐리 기타를 들고 있는 양태환,

관객에게 감동을 주는 경이로운 음악은 끝없는 연습의 성과라는 점에서 스포츠와도 비슷한 인상을 안긴다. 어른도 떨렸을 전세계에서 가장 큰 무대에서 화천에 사는 한 소년이 펼친 기타 솔로는 분명 자신의 한계를 시험하는 올림픽 정신과도 부합했다.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폐막식. 가장 높은 무대에서 비발디 ‘사계’ 중 겨울을 연주하며 전 세계 시청자를 놀라게 했던 13세 기타소년 양태환은 어느덧 어엿한 19세 청년으로 성장했다. 이후 강원미래인재 선정, 영화배우, 유튜버 등 다방면으로 활동하며 연주 실력과 사회적 영향력도 키웠다. 록만 고집하지 않고 트로트를 접하며 온라인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아 유튜브 10만 구독자를 기록, 최근 유튜브로부터 실버버튼도 받았다. 고등학교에 진학하는 대신 기타 스승인 아버지 양재영 씨와 함께 연습에 매진한 결과다.

아버지 고향 원주에서는 고향사랑기부제에 참여한 것을 계기로 원주시 홍보대사로 위촉됐으며 2024 강원동계청소년올림픽대회 화천 성화투어에도 참여하며 대회 홍보에도 나섰다.

지난달 평창송어종합공연체험장에서 열린 ‘2024강원동계청소년올림픽 성공과 기후위기 극복을 위한 친환경 문화제’에서는 열정적인 연주로 2018년 겨울의 감동을 재현했다.

내달 홍익대 실용음악과 입학을 앞둔 화천 출신 양태환 기타리스트를 최근 화천 산타우체국에서 만났다. 그는 앞으로의 활동계획과 함께 2024 강원동계청소년올림픽을 앞두고 청소년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전했다. 이제는 자신의 길을 걸어나갈 기타리스트의 오른손은 줄곧 기타를 잡고 있었다.

▲ 2018평창동계올림픽 폐막식에서 성화대를 배경으로 비발디 ‘사계’ 중 ‘겨울’을 연주하고 있는 모습.

-유튜브 10만 구독자를 달성했다.

“나 혼자만의 노력으로 된 일은 아니다. 옆에서 도와주시는 아버지와 구독자분들의 많은 도움이 있었다. 대학 생활도 열심히 하면서 더 음악적으로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


-평창동계올림픽은 어떻게 기억하나.

“초등학교 6학년 때다. 가장 큰 전환점을 줬던 엄청난 공연이었다. 눈이 많이 쏟아지는 추운 날, 성화봉송대 바로 위에서 연습을 했는데 마치 영화 같았다. 많은 분들이 봐주셔서 감사했고 더 좋은 무대로 나갈 수 있다는 용기를 얻었다. TV에 내가 나오니 ‘왜 미리 말 안했냐’고 주변에서 연락도 많이 왔다.”


-아버지의 추천으로 트로트 음악도 연주해 인기를 끌고 있다.

“트로트와 가요를 하면서 유튜브 구독자가 많이 늘었다. 비슷한 곡들이 많다는 점이 어렵다. 멜로디, 솔로, 코드 등이 비슷해 처음에는 헷갈리는 부분이 많았다. 처음에는 거부 반응도 있었고 혼도 많이 났지만 나중에는 자연스럽고 깨끗한 음색의 묘미를 느낄 수 있었다. 시작 후 1년 반 정도 지나니 변화가 있었고 고전 가요만의 ‘맛’을 느낄 수 있었다. 송창식의 ‘한번쯤’을 연주했을 때에는 조회수 413만회를 기록하는 등 반응이 엄청났다. 트로트 외에도 블루스와 재즈, 펑크 등 다양한 장르를 시도해 보고 있는 중이고 최근에는 다시 헤비메탈 음악에 빠진 것 같다. 클래식 쪽도 접근하고 있는데, 각종 장르의 융합을 시도해보고 싶다.”


-고등학교로 진학하지 않고 집에서 홀로 기타를 배웠다.

“처음에는 예술고 진학을 생각했지만 홀로 기타를 치는 것이 오히려 더 음악적으로 발전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레슨 선생님이 없다는 불안감과, 고등학교 생활을 경험하지 못한 아쉬움도 있었지만 아버지가 있어서 괜찮았다. 유튜브를 통해 본 기타리스트들도 나의 큰 스승이다.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에 하루에 기타를 8시간에서 10시간 정도 잡고 연습했다. 내 옆에는 오로지 기타가 있었다.”

-연주자로서 어떤 과정을 거쳐 왔나.

“혼자 있어서 스스로 성장하는 시간이 오히려 많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리듬을 연주할 때 남들과는 달리 특색있게 치는 부분도 있고, 경직됐던 손 모양도 많이 풀렸다. 어려운 기술을 한음한음 정교하게 칠 때마다 기타와 일치되는 기분을 느낀다. 관객들의 호응 또한 자연스럽게 연주에 흥을 불어넣었다. 정교함은 앞으로도 계속될 문제지만 그래도 많이 성장한 것 같다.”

▲ 인터뷰 현장에서 베토벤 교향곡 9번 ‘합창’을 연주하고 있는 모습.

-대중음악인 분야 강원미래인재로 활동하는 것도 의미 있다.

“클래식은 콩쿠르가 있어 기준이 명확한 편인데 대중음악 흐릿한 부분이 있다. 강원미래인재 중 대중음악 분야에서 가장 처음으로 선발됐는데 실력을 인정해 준 것 같아 감사하다. 강원미래인재라는 사실을 잊지 않고 활동하겠다. 연주자로서 좀 더 넓은 세상으로 나아가 가치를 증명하고 싶다.”

-2024강원동계청소년올림픽 개막을 앞두고 있다. 선수를 비롯한 또래 청소년에게 응원의 메시지를 전한다면.

“자기 분야에서 열심히 하다보면 슬럼프에 빠질 때가 있다. 주변의 평가와 상관 없이 본인의 노력과 재능을 믿고 하던 일을 꾸준히 하면 분명 이겨낼 수 있다. 자신을 믿고 걸어왔던 길을 계속 걸어나가길 바란다. 그것이 좋은 연주의 동력이다.”


-앞으로 하고 싶은 일은.

“앞으로의 활동에 운전이 필수라고 생각해 얼마 전 운전면허를 땄는데 운전하는 재미를 많이 느낀다. 우선은 새로운 친구들을 만나 밴드음악을 시작하고 싶다. 기회가 된다면 연주곡도 만들어 발표하고 싶기도 하다. 음향을 많이 좋아하는 편이라 공연 기획 사업도 생각하고 있다. 작곡과 노래도 연습하고 있다. 다방면으로 무엇이든 길은 열려 있다.” 진행·정리/김진형·양유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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