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 허위정보 신고 땐 즉시 팩트체크해 걸러내야[동아시론/이상근]
獨, 플랫폼 사업자에 근절 의무 부과
한국도 유튜브-네-카에 책임 물어야
이는 비단 우리 집안만의 이야기는 아닐 것이다. 이런 가짜뉴스의 문제는 무엇일까? 가짜뉴스란 내용적 차원에서 “오정보”, 그중에서도 “허위정보”에 해당한다고 할 수 있다. 오정보는 명백하게 거짓임을 입증할 수 있는 부정확한 정보로서 해당 주제의 전문가들이 옳지 않다고 합의에 이를 수 있는 정보를 의미한다. 허위정보는 오정보 중 특정한 의도가 담긴 거짓 정보를 지칭하는 하위 범주로서 오정보가 사실이 아닌 정보의 총칭이라면 허위정보는 해당 정보를 생산하고 퍼뜨림으로써 사람들을 현혹하고자 하는 의도가 들어간 정보라고 할 수 있다.
이런 허위정보의 문제점은 사람들의 확증편향을 통해 전파된다는 것이다. 자기의 견해 또는 주장에 도움이 되는 정보만 선택적으로 취하고, 믿고 싶지 않은 정보는 의도적으로 무시한다. 즉, 각 이익집단에 이득이 되는 정보만을 취사선택하여 증거로서의 힘을 가진 정보로 탈바꿈시킨다. 확증편향의 문제는 여기서 끝나는 것이 아니다. 틀린 정보를 기반으로 공적인 영역에서 눈에 띄게 활동하는 사람들을 재생산하게 되며 “자신만이 올바른 정보를 알고 있다고 믿는” 사람들을 양산하게 된다. 이를 “적극적 오인자”라고 하는데, 이들은 자신의 집단 내에서 지속적으로 잘못된 정보를 공유하며 신념을 강화해 점점 극단으로 치닫고 있다.
가짜뉴스의 극단화에 따른 문제들을 인식해 많은 나라에서는 가짜뉴스를 근절하고자 여러 입법을 통해 노력하고 있다. 독일에서는 2017년 소셜네트워크서비스 법집행 개선법을 제정해 2018년부터 시행하고 있다. 해당 법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 제공자에게 대응해야 할 의무를 부과하고 만약 의무를 위반하면 질서위반금을 통해 제재하게 된다. 규제 대상은 위법한 콘텐츠이고, 위헌조직 선전물 반포죄, 위헌조직 표시 사용죄, 국민선동죄 등 여러 분야에 걸쳐 규제를 하고 있다. 대만의 경우는 2019년 가짜뉴스 유포로 치사범죄가 발생하게 될 경우 살인에 준하여 처벌하고 있다. 미국의 경우에도 에이미 클로버샤 상원의원이 사기성 정치 광고 제작에 생성형 인공지능(AI) 사용을 금지하는 법안을 제출하며 정책적 대응을 시도하려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이들 모두 표현의 자유를 억압할 수 있다는 점에서 나라별 격렬한 논의가 진행 중에 있다.
그러면 우리나라는 어떻게 대응하는 게 좋을까? 먼저 가짜뉴스에 대한 책임을 부여해야 한다. 이런 가짜뉴스를 생성하는 유튜버나 블로거 같은 1인 미디어뿐만 아니라 이를 유통하는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와 같은 포털에 대해 징벌적 손해배상제를 도입해야 할 것이다. 또한 포털의 뉴스 유통과 상거래의 분리를 통해 뉴스를 매개로 한 상업적 이용을 막아야 할 것이다. 그리고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을 강화해야 한다. 즉, 정보의 출처, 뉴스의 신뢰성을 확보하기 위한 교차 검증을 통해 가짜뉴스의 악영향을 최소화해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사용자가 소셜미디어 플랫폼에서 가짜뉴스와 잘못된 정보를 신고할 수 있는 신고센터 설립과 함께 신고된 뉴스는 팩트체크가 끝날 때까지 유통을 한시적 중지하는 방안도 고려되어야 할 것이다.
최근 유튜브에서 도파민에 대한 설명으로 굉장한 구독자를 모으는 중인 스탠퍼드대의 앤드루 휴버먼 교수는 도파민을 자극하는 현대사회의 각종 자극적인 콘텐츠들이 우리의 “즐거움에 대한 보상체계”를 무너뜨리며 정상적인 삶을 영위하는 데 어려움을 준다고 설명한다. 가짜뉴스들은 보통 일반 매체에서 다루기 힘든 자극적인 주제를 활용하여 우리의 감정을 자극한다. 쉽게 흥분시키고 쾌락을 주며 감정을 폭발시키곤 한다. 하지만 이런 자극적 주제에서 한 걸음 물러나 차가운 이성으로 내가 받아들이고 있는 정보들의 출처와 사실성 여부를 다시 한번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 ABC의 앵커 데이비드 뮤어는 “가짜뉴스가 있기 때문에 가짜뉴스에 관해서 위험하다고들 생각하지만, 이미 가지고 있는 신념만을 듣는 것도 위험하다”고 말하며 개인의 각성을 촉구하고 있다. 바라건대 대한민국이 가짜뉴스에서 자신을 보호할 수 있는 냉철한 이성과 담대한 감성을 성장시킬 수 있는 청룡의 한 해가 되기를 소망한다.
이상근 서강대 경영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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