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 부족, 의료 직역 조정해 해결을[내 생각은/홍주의]

현재 우리나라 인구수 대비 의사 수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최하위다. 인구는 감소하는 추세에 접어들었고, 상대적으로 의사 수는 늘고 있기에 상식적으로는 의료인력에 문제가 없어야 옳다. 하지만 의료인력 부족 문제는 갈수록 심화하고 있다.

국민의 건강에 대한 사회적인 눈높이가 높아지면서 의료에 대한 수요는 급증하고, 수요에 따라 그 분야로 의사들의 쏠림현상이 심화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요인이라 할 수 있다. 대표적으로 과거에는 수요가 많지 않았던 피부와 미용 등 소위 삶의 질 향상을 위한 수요가 늘고 이에 대한 경제적 보상이 뒤따르면서 의료인력 쏠림으로 인해 1차 의료 등 필요한 분야에서는 의사 수가 부족해진 예를 들 수 있다.

이는 의사 외 의료인의 직무 범위를 지나치게 제한하는 정부의 정책을 개선함으로써 해결할 수 있다. 코로나19 팬데믹 사태로 의료인력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에서도 정부는 한의사 등의 의료 최일선 투입을 막았다. 이로 인해 국민 모두의 불편을 초래했음은 물론이고 감염병의 조기 진압에도 어려움을 겪었다.

작년 11월 사법부는 한의사의 코로나19 진찰이 합법이라 판단했다. 1차 의료에서 한의사와 의사 간의 직역을 일정 부분 개방하면 지금 당장 필요한 의사 수 부족을 해결할 수 있다. 선택적 의료영역과 단순 검진과 예방접종으로 대표되는 1차 의료영역이 그 대상이다.

미국으로 대표되는 선진국에서는 각 의료인 간의 경계가 우리나라만큼 엄격하지 않으며, 국민의 진료 편의성을 위해 직역별로 법에서 금지하는 행위 외에는 허용하고 있다. 물론 의료 직역 간 고유의 영역은 존중되는 것이 마땅하나, 국민건강 증진이란 궁극의 목표를 생각하면 현대문명의 산물 활용이나 기초 질환에 대한 투약같이 상호 영역이 겹치는 부분에서는 의료인 간에 경계를 완화하는 정책이 필요하다.

2024년에는 의료서비스를 받을 국민의 권리를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과감하고 결단력 있는 보건의료정책이 추진되기를 기대해본다.

홍주의 대한한의사협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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