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연경의행복줍기] 새해에는 특별히

2024. 1. 16. 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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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수 엄마는 지수를 어린이집에 보내고부터 부쩍 가계지출이 늘었다.

지수 엄마는 걸을 때마다 무지갯빛이 반짝반짝 쏟아져 나오는 지수의 새 운동화를 어린이집 신발장에 올려놓다가 멈칫했다.

그날 이후 정아의 새 운동화가 신발장에 놓여 있는 걸 보고 지수 엄마는 마음이 놓였다.

지수 엄마는 딸 지수가 더욱 행복하려면 지수가 속해 있는 개나리반 아이들이 행복해야 한다는 걸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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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수 엄마는 지수를 어린이집에 보내고부터 부쩍 가계지출이 늘었다. 또래들과 함께 생활하는 첫 경험에서 단지 기죽이기 싫다는 이유로 어린 지수에게 고가의 옷을 입히고 다양한 신발을 사면서부터였다. 어찌 보면 젊은 엄마의 허영일지도 모르지만 어디서나 제 자식이 빛나 보이게 하고 싶은 욕심은 누구에게나 있다. 지수 엄마는 걸을 때마다 무지갯빛이 반짝반짝 쏟아져 나오는 지수의 새 운동화를 어린이집 신발장에 올려놓다가 멈칫했다. 유독 낡고 얼룩이 많은 운동화가 눈에 띄었기 때문이다. 그 운동화의 주인공은 외할머니 손에서 자라고 있는 정아였다. 요즘 들어 부쩍 정아의 외할머니가 무릎이 아파서 거동이 불편하다는 이야기도 들었다. 갑자기 지수 엄마는 눈에 확 띄는 지수의 화려한 운동화가 조심스러웠다. 누군가에게 부러움이 된다는 건 그 누군가를 외롭게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수 엄마는 새 운동화를 사서 선생님께 전했다. 선생님은 지수 엄마의 마음을 헤아려 그림을 잘 그리는 정아에게 1등 상으로 운동화를 선물로 줬다. 그날 이후 정아의 새 운동화가 신발장에 놓여 있는 걸 보고 지수 엄마는 마음이 놓였다. 그 옆에 지수의 운동화도 평범하고 소박했다.

지수 엄마는 딸 지수가 더욱 행복하려면 지수가 속해 있는 개나리반 아이들이 행복해야 한다는 걸 알았다. 같은 공간 같은 시간을 함께 보내는 사람들이 행복해야 그 속에 나도 더 많이 행복해질 수 있다. 행복은 함께일 때 더 오래 더 많이 내 곁에 머문다.모두 내 이웃이다. 새해에는 특별히 힘든 곳 부족한 곳에 있는 사람들이 더욱 행복해졌으면 좋겠다. 그러기 위해서는 내 관심과 친절이 필요하다.

대학 등록금을 마련하기 위해서 스키장 아르바이트를 하는 민기는 때때로 한숨이 터져 나왔다. 일도 고되지만 멋진 차림으로 스키를 타는 또래의 청년들을 볼 때마다 부러웠다. 그래서 아름다운 설원의 스키장이 우울했다. 하루 휴가를 받아서 집에 왔다. 어머니의 밥상 앞에서 다소 마음이 풀렸다. 한결같이 따뜻하고 정갈한 밥상, 뚝배기에 담긴 된장찌개가 보글보글 끓고 있고 노릇노릇 구워진 굴비며 고소한 냄새 풍기는 들기름 김구이, 그리고 밥상맡에 앉아서 아들을 바라보는 어머니의 미소. 순간 민기는 자신의 욕심이 부끄러웠다. 민기는 아버지와 어머니를 스키장으로 초대했다. 스키장은 난생처음이라는 아버지와 어머니는 아들 덕에 좋은 구경 한다며 좋아했다. 눈썰매를 타며 어린아이처럼 웃음을 날리는 아버지와 어머니를 보며 민기는 두 주먹을 쥐었다. 더욱 열심히 살자고. 부모에게 희망이 되는 나 자신은 얼마나 소중한 존재인가. 새해에는 지금 형편이 어렵지만 내일을 바라보며 열심히 사는 청년들 세상의 민기가 특별히 더욱 행복해졌으면 좋겠다.

조연경 드라마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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