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이선균 강압 수사, 지드래곤 불송치 후 경찰 압박 커져" ('PD수첩')[종합]

이우주 2024. 1. 16. 2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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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닷컴 이우주 기자] 'PD수첩'이 이선균의 벼랑 끝 수사가 이뤄진 과정을 되짚어봤다.

16일 방송된 MBC 'PD수첩'에서는 이선균의 사망 전 70일을 되돌아봤다.

'PD수첩'은 마약 사건을 최초로 제보한 신씨를 만났다. 신씨는 "김씨가 전 여자친구한테 지속적으로 마약을 주고 이런 것 때문에 만나지 마라 하다가 계속 이상한 짓을 해서 신고를 하게 됐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 사건은 이선균의 사건으로 엮이기 시작했다.

마약 전과가 있던 김씨에 대한 첫 경찰 조사가 끝나고 3시간도 안 돼 이선균의 마약 내사 중이라는 기사가 최초로 보도됐다. 백민 변호사는 "이 사건은 입건이 되지 않은 상태에서 관련자 진술이 언론에 알려졌다. 굉장히 이례적"이라 밝혔다.

내사 사건이 알려진 지 닷새째에 이선균의 정식 수사에 들어간 경찰. 'PD수첩'은 이선균의 마약 투약을 목격했다는 김씨의 피의자 신문조서를 일부 입수해 수사 과정을 분석했다. 'PD수첩'에 따르면 경찰과 김씨가 이선균의 이름을 언급한 건 196회로 확인됐다. 이는 현직 경찰도 이례적이라 밝혔다.

김씨에 대한 3차 피의자 신문에서 김씨는 이선균이 언제 마약을 투약했는지 날짜를 특정하지 못했다. 이에 경찰은 이선균의 일정을 알려주며 답변을 돕는 듯한 정황을 보이기도 했다.

김씨는 지인과 주고 받은 메시지를 보며 이선균의 투약일을 특정했지만 CCTV 결과 날짜가 맞지 않았다. 김씨의 기억이 정확하지 않음을 확인할 수 있던 날은 이선균이 피의자로 입건된 날이다. 김씨의 진술이 흔들리고 날짜를 특정하지 못했음에도 이선균을 입건했다는 의심이 제기된다.

이선균의 소변 간이 검사는 음성, 모발 정밀 검사도 음성이었다. 이후 경찰은 이선균의 체모를 채취해 검사를 다시 했지만 중량 미달로 감정이 불가했다.

경찰의 수사가 무리했다는 비판이 이어진 가운데, 일각에서는 경찰이 이선균의 사건에 매달릴 수밖에 없었던 이유가 추측되기도 했다. 같이 수사선상에 오른 지드래곤이 불송치 되면서 수사한 경찰 입장이 난감해졌다는 것. 이선균은 마약 음성 결과에도 경찰에 3차로 소환됐다. 이선균은 3차 소환 당시 비공개 출석을 요구했으나 경찰은 이를 거부했다. 백민 변호사는 "원래 수사는 기밀로 해야 정상인데 이렇게 보여주기 수사를 하는 이유는 여론을 통해서 수사 당사자를 압박하기 위함이라 생각한다. 수사기관 내부에 부족한 증거를 여론몰이를 통해 이 사람은 범죄자가 맞다는 낙인을 찍고 자백을 하게끔 만들려는 의도일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김태경 상담심리학과 교수는 이선균의 3차례 공개 소환 조사로 느꼈을 심리적 압박에 대해 "이 사람이 계속 '성실하게', '진솔하게' 라는 단어를 쓴다. 이 안에서 자신의 진정성이 드러날 거란 기대를 한 거 같다. 3차 조사 이후에 이 사람이 한 얘기를 보면 그러지 못할 거라는 불안이 굉장히 강도 높게, 불안이 확 고조되어있다"고 밝혔다.

19시간의 강도 높은 조사 후 이선균은 취재진에게 오래 기다리게 해 미안하다는 말을 한다. 이를 본 김태경 교수는 "그 메시지만큼은 언론들에 대한 두려움에 기반해서 나온 말일 수도 있다. 언론이 이 사람에게 얼마나 가혹했는지는 본인이 모를 가능성이 없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1차보다는 3차가 조금 더 화가 나있는 느낌. 그리고 또 처음으로 본인의 의견에 대해 이야기를 한다. 공갈범과 본인의 진술에 대해 판단해달라는 얘기를 한다", "이게 나한테 우호적이지 않다는 신호를 본인이 포착했을 가능성도 있다. 성실하고 진솔하게 해도 이 균형은 안 맞을 거 같다는 엄청난 공포가 3차 조사 때 느껴졌을 가능성이 보인다. 이게 이 사람이 절망하게 된 포인트가 아닌가 싶다"고 밝혔다.

3차 조사 3일 후, 이선균의 사생활 녹음이 유출됐다. 그리고 다음날 이선균은 세상을 떠났다.

류근창 경감은 "검찰 조사를 받다가 세상을 떠난 분들이 되게 많았다. 10년 사이에 90명 가까이 되는 경우도 있었다. 그거 보면서 너무했다 했는데 경찰수사도 과거 검찰 수사를 닮아가는 것이 아닌가, 이런 끔찍한 경우가. 한 사람을 벼랑 끝으로 내몰아서 힘들게 하는 그런 경우가 없어야 한다"고 밝혔다.

wjle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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