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셜] '초짜 감독'이 경질된 무리뉴 대체자, '이탈리아 전설' 데 로시 로마 지휘봉 잡았다... 올 시즌까지 계약

박건도 기자 2024. 1. 16. 2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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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뉴스 | 박건도 기자]
AS로마 공식 홈페이지 사진. 데 로시 감독 부임. /사진=AS 로마 공식 홈페이지 갈무리
조세 무리뉴(61) 감독의 후임으로 다니엘레 데 로시(41)가 확정됐다.

AS로마는 16일(한국시간) 공식 채널을 통해 "데 로시가 로마 감독직에 부임했다. 로마는 데 로시와 2024년 6월 30일까지 계약을 맺었다. 이 소식을 알리게 되어 기쁘다"라고 밝혔다.

댄 프래드킨 로마 소유주는 "로마 감독으로 데 로시를 데려오게 되어 기쁘다. 우리는 항상 데 로시의 리더십과 야망을 믿고 있었다. 그가 구단의 목표를 향해가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리라 기대한다"라고 알렸다.

이어 "데 로시와 로마의 유대감을 잘 알고 있었다. 몇 달 동안 도전을 즉각적으로 받아들였다. 그의 열정은 선수들을 위한 길라잡이가 될 것이다. 구단의 가치를 자랑스럽게 대표할 능력이 있는 지도자다. 집에 온 걸 환영한다, 다니엘"이라고 전했다.

데 로시. /AFPBBNews=뉴스1
다니엘레 데 로시. /AFPBBNews=뉴스1
구단의 전설적인 미드필더로 통하는 데 로시는 구단과 공식 인터뷰에서 "내게 감독직을 맡긴 프리드킨 가문에 감사하다. 나는 희생밖에 모르는 사람이다. 현재 로마에 직면한 도전을 기다리고 있다"라며 "로마 벤치에 앉을 수 있다는 건 말로 표현할 수 없다. 모두 내게 로마가 어떤 의미인지 알 것이다. 시간도 선택의 여지도 없었다. 경쟁력을 갖고, 목표를 위해 싸우겠다. 선수들과 함께 구단을 위해 노력하는 것이 전부일 것"이라고 각오를 전했다.

로마 소속으로 데 로시는 2007년과 2008년 이탈리아 슈퍼컵 두 차례를 들었다. 이탈리아 국가대표팀으로도 눈부신 경력을 쌓았다. 아주리 군단의 핵심 미드필더로 데 로시는 117경기에 출전했다. 이탈리아 사상 4번째 최다 출전에 해당한다. 프란체스코 토티, 시몬 페로타 등과 함께 2006 독일 월드컵 정상에 서기도 했다.

AS로마 공식 홈페이지 화면. /사진=AS로마 공식 홈페이지 갈무리
유로파컨퍼런스리그 초대 우승컵을 든 조세 무리뉴 감독. /사진=AS로마 공식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데 로시는 로마 역사상 두 번째로 많은 출전 기록을 세웠다. '트랜스퍼마르크트'에 따르면 데 로시는 616경기에서 63골 60도움을 기록했다. 토티(783경기)가 최다 출전 기록을 갖고 있다. 한동안 깨지기 어려운 기록이다. 5위 안에 로마 현역 선수는 없다.

2001년 프로 데뷔한 데 로시는 19년 선수 생활을 마무리했다. 2021년 3월부터 지도자 생활을 시작했다. 이탈리아 국가대표팀 테크니컬 코치로 약 1년 반 활약했다. 2022년 1월부터 2022년 10월까지도 국가대표팀에서 코치를 맡았다.

감독 경험은 짧다. 데 로시는 이탈리아 세리에C의 SPAL에서 약 4개월 간 감독직을 수행했다. '트랜스퍼마르크트'에 따르면 데 로시는 17경기에서 경기당 평균 승점 0.88을 기록했다. 두 번째 감독직은 친정팀 로마에서 하게 됐다.

한편 무리뉴 감독은 로마에서 갑작스럽게 경질 통보를 받았다. 현지 매체의 보도에 따르면 무리뉴 감독은 오전 훈련이 진행되기 직전 구단으로부터 해고 소식을 전해 들었다. 유럽축구전문가 파브리시오 로마노는 무리뉴 감독이 경질된 직후 개인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데 로시가 곧 로마 감독을 맡을 것이라 알리기도 했다.

성적 부진이 결정적이었다. 로마 소식을 다루는 '로마 프레스'는 "무리뉴 감독은 세리에A에서 실망스러운 성적을 거뒀다. 로마에서 경질된 이유다.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컨퍼런스리그 우승과 유로파리그 결승행을 이끌었지만, 올 시즌은 세리에A 9위로 뒤처져있다"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로마의 성적은 최근 크게 고꾸라졌다. 갈수록 회복될 기미가 보이질 않았다. 지난달 31일 유벤투스와 경기에서 0-1로 패했고, 8일 아탈란타전에서 1-1로 비겼다. 15일 AC밀란전 패배가 특히 뼈아팠다. 로마는 AC밀란과 경기 하루 뒤 무리뉴 감독 경질을 공식화했다.

무리뉴 감독이 이끈 로마는 올 시즌 20경기에서 8승 5무 7패 승점 29를 기록 중이었다. 라이벌 라치오와 코파 이탈리아 경기에서도 패하며 컵 대회 탈락했다. '디 애슬레틱'은 "무리뉴 감독의 로마는 두 시즌 동안 각각 6위를 차지했다. 최근 볼로냐, 유벤투스, AC밀란에게 패하며 9위로 미끄러졌다. 상위권에서 미끄러질 위기에 처했다"라고 보도했다.

우승 트로피를 든 무리뉴 감독(오른쪽). /AFPBBNews=뉴스1
로마 벤치에 앉아있는 무리뉴 감독. /AFPBBNews=뉴스1
불명예스러운 퇴장이다. 무리뉴 감독은 로마 계약 기간을 끝내 채우지 못했다. 곧 계약이 만료될 예정이었지만, 로마가 급히 무리뉴 감독을 내친 꼴이 됐다. 한때 유럽 명장으로 통하던 무리뉴 감독은 최근 토트넘 홋스퍼에서도 찝찝한 뒷마무리를 남겼다. 2019년 11월 토트넘 감독직에 부임해 첫 시즌을 6위로 마무리했고, 두 번째 시즌 도중 잉글랜드리그컵(EFL컵) 결승을 앞두고 경질됐다. 무리뉴 감독은 로마 감독 부임 후에도 토트넘 감독 생활 당시를 회상했다. 본인도 아쉬운 감정이 컸던 듯하다.

커리어를 보면 충분히 존경받을 만하다. 무리뉴 감독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이탈리아 세리에A, 스페인 라리가 등 빅리그에서 축구 역사를 수차례 썼다. 자국의 FC포르투(포르투갈)에서는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정상을 비롯해 트레블을 달성하며 유럽 축구계 주목을 받았다. 이후 무리뉴 감독은 프리미어리그의 첼시 감독직 도전을 택했다.

잉글랜드 무대도 지배했다. 무리뉴 감독은 로만 아브라모비치 신임 구단주 체제에서 전폭적인 지원을 받으며 첼시를 빅클럽 반열에 올려놨다. 짠물 수비의 대명사로 불린 첼시는 프리미어리그 정상을 차지했다.

유로파컨퍼런스리그 트로피에 입을 맞추는 무리뉴 감독. /AFPBBNews=뉴스1
무리뉴 감독. /AFPBBNews=뉴스1
첫 이탈리아 세리에A 감독직도 성공적이었다. 인터밀란 역사에 길이 남을 감독이 됐다. 무리뉴 감독은 2009~2010시즌 인터밀란을 트레블(이탈리아 세리에A, 이탈리아컵, 챔피언스리그 우승)로 이끌었다. 이변이었다. 당대 최고의 팀이라 불리던 FC바르셀로나를 4강에서 꺾었고, 결승에서 독일 강호 바이에른 뮌헨을 2-0으로 제압했다. 2010년 여름에는 레알 마드리드로 떠났다.

무리뉴 감독은 레알 마드리드까지 스페인 정상에 올려놨다. 펩 과드리올라(당시 바르셀로나, 현 맨체스터 시티) 감독과 라이벌 구도를 형성하며 라리가가 세계 축구팬들의 주목을 받게끔 했다. 두 명장의 전술 대결은 유럽 축구계 전술 트렌드를 뒤흔들기도 했다. 당시 엘 클라시코는 크리스티아누 호날두(현 알 나스르)와 리오넬 메시(현 인터 마이애미)의 맞대결로도 불꽃 튀었다.

나이가 들면서도 무리뉴 감독은 도전을 멈추지 않았다. 무리뉴 감독은 2013~2014시즌 친정팀 첼시로 복귀했다. 첼시에서 두 번째 지휘봉이었다. 2014~2015시즌 첼시를 프리미어리그 우승으로 다시 이끌며 찬사를 받았다. 이후 행보도 파격적이었다. 무리뉴 감독은 2016~2017시즌 첼시의 라이벌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감독을 맡게 됐다. 팀을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UEL) 우승으로 이끌기도 했다. 2020~2021시즌에는 성적 부진으로 팀을 떠났다.

로마 감독 부임 후에도 '우승 청부사'의 감각은 죽지 않았다. 무리뉴 감독이 이끄는 로마는 UEFA 유로파컨퍼런스리그(UECL) 초대 우승팀이 됐다. 다음 시즌에도 로마는 UEFA 유로파리그(UEL) 결승까지 올랐다. 한 끗이 모자랐다. 아인라흐트 프랑크푸르트와 결승전에서 석패했다. 당시 해당 경기는 판정 시비에 휩싸이기도 했다. 앤서니 테일러 주심은 결승전이 끝난 뒤 공항으로 이동하다 무리뉴 감독과 로마 팬들의 비난을 듣기도 했다.

박건도 기자 pgd15412@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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