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능 카드’를 ‘트레이드 카드’로…재고 또 재야 하는 샌디에이고

윤은용 기자 2024. 1. 16. 2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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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년간 이어진 대규모 투자 여파
재정 문제 맞닥뜨리며 긴축 모드
내야 유틸리티로 ‘금값’인 김하성
재계약 여부 놓고 ‘장고’ 이어가
3월 서울 개막 투어 흥행에 ‘찬물’

트레이드냐, 재계약이냐. 요즘 메이저리그 샌디에이고를 바라보는 한국 야구 팬들의 관심은 오로지 하나, 김하성(28·사진)의 미래다. 트레이드 가능성이 그 어느 때보다 높아지고 있다는 분석 속에, 한편으로는 쉽게 놓기 어려울 것이라는 예상도 나오고 있다.

샌디에이고는 지난 몇년간 팀에 엄청난 투자를 해왔다. 목표는 오직 하나, LA 다저스를 넘어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최강자가 되고 나아가 염원하는 월드시리즈 우승을 차지하는 것이었다. 특히 2023 시즌을 앞두고는 9억달러 가까이 투자했다. 투자는 곧 흥행으로 이어졌다. 샌디에이고는 시즌 327만1554명의 관중을 동원하며 메이저리그 전체 2위에 올랐다. 하지만 성적은 이에 비례하지 못했다. 시즌 내내 투타의 엇박자가 이어진 끝에 82승80패에 머물며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다.

시즌 후 샌디에이고에는 재정 문제가 불어닥쳤다. 지난해 5월 전담 중계방송사인 밸리 스포츠의 소유주 다이아몬드 스포츠그룹이 파산을 선언하면서 중계권료를 받지 못하게 돼 계약을 파기했고, 그에 따라 재정에 막대한 타격을 입었다. 여기에 스몰마켓인 샌디에이고에 아낌없는 투자를 했던 구단주 피터 사이들러가 지난해 11월 세상을 떠나면서 투자의 동력이 완전히 상실됐다. 지난해 말 5000만달러를 대출받은 사실이 드러난 샌디에이고는 결국 2024년 긴축 모드에 들어가는 것으로 가닥을 잡았다.

김하성의 트레이드설도 결국 이 재정 문제에서 출발한다. 김하성은 2021년 메이저리그에 진출하면서 맺은 4년 2800만달러 계약이 올해를 끝으로 종료된다.

김하성은 2루수, 유격수, 3루수를 두루 소화하는 유틸리티 자원이다. 과거와는 다르게 유틸리티 자원에 대한 가치는 기하급수적으로 올라갔다. 메이저리그 이적 시장 소식을 전하는 MLB트레이드루머스는 김하성을 원하는 팀이 최소 메이저리그 30개 팀의 절반 이상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샌디에이고가 김하성의 트레이드를 실행할지는 의문이다. 김하성의 가치가 워낙 올라가 있는 상황에서, 충분한 대가를 얻을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다. 실제로 MLB닷컴은 16일 김하성의 트레이드설을 조명하며 “샌디에이고가 상당한 대가를 얻지 못하면 거래는 불가능하다. 트레이드 제안을 듣는 건 나쁘지 않으나, 김하성의 엄청난 가치를 고려하면 기준은 매우 높게 설정되어야 한다. FA까지 시간이 많이 남아 있는, 임팩트 있는 선수를 요구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일단 김하성이 시즌 개막을 앞두고 트레이드될 가능성은 낮다. 샌디에이고는 오는 3월20~21일 고척스카이돔에서 LA 다저스와 메이저리그 공식 개막 2연전을 치르는데, 이 무대에서 김하성이 차지하는 부분이 아주 크다.

윤은용 기자 plaimston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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