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가 불 끄고 사라진 택배기사에 ‘감사장’
“당연한 일이라 알리지 않았다”
CJ대한통운은 배송 업무 중 주택 화재를 발견하고 신속한 초동조치로 대형 피해를 막은 택배기사 정보교씨(사진)에게 감사장을 수여했다고 16일 밝혔다.
서울 강북구 번동에서 3년째 CJ대한통운 택배기사로 일하고 있는 정씨는 지난해 12월4일 주택가 골목을 지나던 중 한 집에서 연기가 피어오르는 것을 보고 화재 현장으로 달려갔다.
정씨는 “불이야”라고 소리를 질러 집 안에 있던 사람들을 불러내고 택배 차량에 비치된 소화기를 꺼내 지붕에 분사했다. 소화기 한 대로는 진압하는 데 한계가 있자, 주변에서 공수한 소화기를 40~50㎝ 떨어진 옆집에서 뿌렸다. 정씨가 세 번째 소화기를 들고 나섰을 때 소방대원이 도착했다.
CJ대한통운은 “하얀색 재를 뒤집어쓴 정씨는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박스가 실린 카트를 밀며 택배차로 돌아갔고 출동한 소방대원에 의해 불은 완전 진압됐다”며 “이 일은 입소문을 타고 뒤늦게 알려졌다”고 밝혔다.
정씨는 “당연한 일을 했을 뿐이라 굳이 알리지 않았다”며 “누구라도 연기를 목격했으면 뛰어들었을 것”이라고 했다. 정씨는 평소 회사의 소방안전교육을 받아 화재 시 안전수칙을 숙지하고 있었기 때문에 민첩하게 대응할 수 있었다고 한다. 그는 “당일 배송 업무를 미처 다 못했지만 같은 일이 생기면 똑같이 행동할 것”이라며 “이번 경험을 계기로 택배기사로서 안전도 함께 배송하는 동네 지킴이 역할을 하겠다”고 말했다.
노도현 기자 hyune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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