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앞두고 잇단 임금 체불…‘벼랑 끝 노동자들’
[KBS 전주] [앵커]
원자재 가격과 금리 상승 속 부동산 경기가 얼어붙으며 건설 현장 등 임금 체불 피해가 갈수록 늘고 있습니다.
특히 설 명절을 앞두고, 제때 임금을 받지 못한 노동자들이 점차 벼랑 끝으로 몰리고 있습니다.
안승길 기자입니다.
[리포트]
순창군을 항의 방문한 노동자들.
장류 체험관 철근 공사를 맡은 이들인데, 10여 명이 받아야 할 임금 두 달 치 1억 원가량이 밀렸기 때문입니다.
순창군과 원청 업체는 임금을 지급했는데, 노무 계약을 맺은 하청 업체가 자금난에 시달리며 급여 집행을 미룬 겁니다.
[오세천/철근·콘크리트 노동자 : "강원도에서 여기까지 왔거든요, 일하러…. 생활비나 상당히 어려움이 많죠. 빨리 어떻게 해결해야 하는데 여기서 미루고 저기서 미루고 이러다 보니…."]
익산국토관리청이 발주한 공사 현장 역시 상황은 마찬가지.
일부는 지급하고 나머지는 미루는 식으로 체불이 이어졌는데, 도로와 농수로 등 관급 공사에서마저 반복되고 있습니다.
[체불 피해 노동자/음성변조 : "이번만의 문제는 아니고 여기서 일한 사람들이 몇 달 후에 받았다 이런 사람이 많고, 회사 이름 대면 돈 안 주는 데인데…."]
석 달 내내 블록을 둘러 태양광 단지 기반 공사를 마친 김대기 씨도 노무비 체불에 시달립니다.
업주가 제주와 전남 등 곳곳에 사업을 벌인단 소식만 들려올 뿐, 줄 돈이 없다며 연락마저 피하는 상황.
법원을 통해 밀린 노무비 3천4백여만 원에 대한 지급 명령도 받아냈지만, 언제 돈을 받을지 기약이 없습니다.
[김대기/보강토 공사 노동자 : "며칠만 미뤄서 쉬자고 해도 준공 빨리해서 돈 받아야 한다고 하루도 못 쉬게 해요. 전부 막혀 있어요, 이 분이 줘야 우리도 먹고살고 인부들도 먹고살고…."]
지난해 전북에서 임금이 체불된 노동자 수는 7천4백 명에 가깝고, 금액은 4백8억 원이 넘습니다.
2022년까지 감소세를 보이다가 지난해 다시 늘었습니다.
노동 당국이 체불 예방과 청산을 위한 집중 지도에 나섰지만, 사각지대는 여전합니다.
KBS 뉴스 안승길입니다.
촬영기자:김동균/그래픽:박유정
안승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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