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기술 중국 유출’ 삼성전자 전 수석연구원, 구속 면했다

법원 “피의자 방어권 보장 필요...증거 확보”

반도체 핵심 기술을 중국에 유출한 혐의을 받는 삼성전자 전 수석연구원 A씨가 16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친 뒤 법원을 떠나고 있다. 연합뉴스

삼성전자가 독자 개발한 반도체 핵심 기술을 중국에 유출한 전직 수석연구원이 16일 구속을 면했다.

서울중앙지방법원 이민수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오전 부정경쟁 방지 및 영업비밀 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를 받는 A씨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한 뒤 A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이 부장판사는 “범행에 대해 사실적·법리적 측면에서 다투고 있고, 현재까지 수사 진행 상황 등에 비춰볼 때 피의자에게 방어권을 보장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며 “현 단계에서 구속의 필요성 및 상당성이 인정된다고 보기 어렵다”고 기각 사유를 밝혔다.

법원은 “관련 증거가 상당수 확보됐다”고 판단했다. A씨에게 범죄전력이 없고 주거가 일정하며 소환 조사에 성실히 응해온 점도 영장 기각 사유로 참작됐다.

앞서 서울경찰청 안보수사대는 A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전날 신청했다. 경찰에 따르면 전 연구원인 A씨는 2014년 삼성전자가 독자적으로 개발한 20나노 D램 반도체 기술 공정도 700여개를 무단 유출해 중국 기업 청두가오전이 제품 개발에 사용하게 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은 지난해 현직 청두가오전 임원인 A씨의 자택을 압수수색하는 과정에서 이 공정도를 발견해 수사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반도체 기술인력의 대규모 중국 유출 정황도 포착해 수사 중이다.

전지현 기자 jhyun@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