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화재 땐 ‘무조건 대피’ 말고 상황부터 살피길”
최근 5년간 아파트 화재 사상자 100명 중 8명은 집 밖으로 대피를 할 필요가 없었음에도 대피하다 피해를 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소방당국은 복도를 통해 연기가 급속히 확산되는 아파트 구조상 화재 시 무조건 대피하기보단 상황에 따라 적절한 대처를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16일 소방청에 따르면 최근 5년간 발생한 아파트 화재 1만4112건 중 90.1%(1만2718건)가 불길이 발화지점에만 머물러 다른 층·가구로 확산하지 않았던 것으로 집계됐다. 즉 아파트 화재 대다수는 불이 난 가구 외 거주자들이 집 밖으로 대피를 하지 않아도 피해 가능성이 적었다는 얘기다.
사상자가 있었던 화재(1781명)의 피해자 절반 가까이(890명)는 다른 층·가구로 번지지 않은 사고에서 나왔다. 특히 화재 발생 가구와 아예 층이 다른데도 복도로 나와 대피를 하려다 사망하거나 다친 경우도 8%(143명)다.
아파트는 구조상 불길이 번지지 않더라도 복도나 계단으로 연기가 빠르게 확산된다. 이로 인해 대피 중 복도 등에서 연기를 흡입해 사망하거나 다치는 경우가 많다. 다른 층 사상자(143명)의 피해 원인 대부분은 연기 흡입(88.9%)이었다.
이 때문에 불길이 본인이 거주하는 가구나 아파트 전체로 번지지 않는 이상 무조건 집 밖으로 대피하기보단, 집 안에 머물며 연기가 들어오지 못하도록 현관문을 봉한 채 베란다 창문을 열어 환기를 시키거나 욕실 등으로 몸을 피해 구조 요청을 하는 게 더 안전할 수 있다.
소방청은 “아파트 화재 시 무조건 대피하기보다 화재 상황을 먼저 파악하고 대피를 판단해야 한다”며 ‘불나면 살펴서 대피’로 화재 안전행동요령의 패러다임 전환하기 위해 홍보에 나서고 있다. 또 대국민 아파트 화재 행동요령과 피난안전 매뉴얼을 소방청 홈페이지(www.nfa.go.kr)를 통해 제공하고 있다.
한편 아파트 화재는 2021년 이후 증가세로, 최근 5년간 아파트 화재 1만4112건 중 지난해 발생 건수(2993건·21.2%)가 가장 많이 나타났다.
부주의로 인한 화재가 6979건(49.5%)으로 가장 많았고, 오후 6~8시 가장 빈번했다. 저녁 시간대엔 부상자가 많이 발생했고, 심야(0시~오전 4시)에는 사망자가 많이 나왔다.
박용필 기자 phil@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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