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억 들인 ‘메타버스 서울’…하루 570여명 접속 ‘초라’
오세훈 시장 작년 6월 “최근 접속 안 해”…성공 오판 인정
예산 74% 삭감…낭비·실적 비판에, 시 “체험 위주 활용”
지난해 서울시가 ‘세계 최초’를 강조하며 야심 차게 선보인 가상공간 ‘메타버스 서울’ 플랫폼이 16일 1주년을 맞았다. 지방정부 행정서비스에 처음 도입된 메타버스를 모든 행정 분야로 확대하겠다는 포부를 드러낸 1년 전과 비교하면 성적표는 초라하다.
이날 서울시에 따르면 론칭 후 지난해 12월31일까지 ‘메타버스 서울’의 총 방문 수는 20만1737회로, 하루 평균 576.4회에 그친다. 서버가 감당 가능한 최대 동시 접속 규모 3000명의 20%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특히 서비스 시작 이후 저조하던 월별 방문 수가 지난해 4월 8212회로 최저치를 기록하자 사실상 ‘실패한 사업’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이에 2022년 20억7000만원, 2023년 28억원을 투입해 구축한 메타버스 관련 서울시 예산은 2024년 7억2460만원으로 전년 대비 74% 줄었다. 이 중 30%는 월 2000만원씩 내는 클라우드 이용료(연 2억4000만원)로 고정 지출분이다. 당초 서울시는 2022~2026년 5년간 400억원을 투입할 예정이었다.
서울시 관계자는 “올해는 신규 (콘텐츠) 구축 비용을 별도로 배정받지 못해 운영 예산만 편성됐다”며 “운영을 내실 있게 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기대에 못 미치는 실적에도 ‘메타버스 서울’은 서울시가 자체적으로 플랫폼을 개발한 만큼 사업을 쉽게 철회하기도 어렵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해 론칭 설명회에서 “여러 가지 이유로 독자적인 플랫폼을 구축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겠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말했다.
하지만 서비스 시작 5개월 만인 지난해 6월 서울시의회 시정질문에서 “최근엔 (메타버스 서울에) 들어가 본 적이 없다”고 답하기도 했다. 당시 이소라 더불어민주당 시의원 질의에 그는 “전 세계 흐름이 생성형 인공지능 쪽으로 완전히 중점이 바뀌었다”며 메타버스 서울의 성공을 확신한 것이 오판이었다고 인정했다.
이에 단기 성과를 중시하느라 메타버스의 가능성을 오판했고, 행정 비효율을 야기했다는 비판은 피하기 어렵게 됐다.
이향수 건국대 행정학과 교수는 “공공부문에 이미 적용 중인 정보기술(IT)·빅데이터·사물인터넷 등의 기술을 활용하면 공공서비스의 질을 높일 방법은 무궁무진하다”며 “메타버스는 ‘새로운 시도’를 홍보하는 데 집중된 서비스”라고 지적했다.
서울시는 체험형 콘텐츠를 개발한 후 방문 수가 늘고 있다며 오는 3월 말 2단계 서비스 구축이 완료되면 운영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고령층 디지털 교육이 추가된 후 지난달 방문 수는 2만9908회로 늘었다.
서울시 관계자는 “지난해 10월 713명, 11월 749명, 12월 965명 등으로 이용자가 증가 추세”라며 “디지털 약자 키오스크 교육 등 피부에 와닿는 체험 콘텐츠의 반응이 좋은 편인 만큼 체험 위주로 활용할 예정”이라고 했다.
유경선 기자 lights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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