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건설경기 회복” SOC 예산의 65% 상반기 몰아서 푼다
SOC 예산 20조8000억 편성
서울~세종 등 민자도로 건설
GTX 등에 12조4000억 투입
선거용 맞춤 정책 운용 지적
하반기 예산부족 부작용 우려
국토교통부가 올 상반기에 사회간접자본(SOC) 사업 예산 12조4000억원을 집행하겠다고 밝혔다. 전체 SOC 예산의 65%에 육박하는 것으로 상반기 기준 역대 최고 수준이다.
국토부가 16일 발표한 ‘SOC 사업 신속집행 계획’을 보면 올해 SOC 예산은 전년 대비 5.3% 늘어난 총 20조8000억원이 편성됐다. 정부는 이 중 올 상반기 경제활성화 명목으로 쓸 수 있는 신속집행관리대상 예산(19조1000억원)의 65%(12조4000억원)를 조기 집행하기로 했다.
분야별로는 2024년 도로에 배정된 예산 7조8000억원 중 5조3000억원이 조기 집행된다. 서울~세종 등 고속도로, 안동~영덕 등 국도, 광명~서울 등 민자도로 건설에 이 예산이 쓰인다. 철도는 총 7조2000억원 예산 중 63.9%(4조6000억원)가 상반기에 투입된다. GTX-A·B·C 등 광역철도 건설이 대표적 사업이다. 국토부는 “계획이 확정된 사업을 중심으로 신속히 예산을 집행하고 신규 사업은 1분기 내 계약을 발주하겠다”고 밝혔다.
공항은 전체 예산 8000억원 중 5000억원이 상반기에 집행된다. 가덕도 및 제주 제2공항, 흑산 등 공항건설과 공항소음대책, 항행안전시설 구축 등에 쓰인다. 지역 및 도시 예산은 전체 1조8000억원 예산 중 상반기 1조1000억원(61.3%)이 투입된다. 1기 신도시 정비 등 도시재생 사업, 산업단지 개발, 첨단 산업 기반 스마트도시 조성 등이 주요 사업이다. 이밖에 물류 등 기타 SOC 사업에도 전체 예산 1조5000억원 중 64.1%(9000억원)가 조기 집행된다.
정부는 이 같은 SOC 예산 집행 계획이 건설 경기를 살리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부 관계자는 “건설산업은 GDP의 약 15%, 총근로자의 8%를 차지하는 핵심 기간산업이나 현재 건설 경기가 위축됐고 건설투자도 감소할 전망”이라며 “건설 경기 침체로 인해 민간 건설투자가 녹록지 않은 상황에서 경기 회복을 위해서는 공공부문 중심의 SOC 건설투자 집중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표면적으로는 건설 경기 회복을 앞세웠지만 총선을 의식한 맞춤 정책 운용이란 해석이 나온다. 올해 국토부 예산(60조9439억원)을 지난해 본예산(55조7514억원) 대비 5조1925억원 늘려 역대 최대 규모로 편성했다. 나라살림연구소에 따르면 국회 본회의 과정에서 예산이 적게는 10억원, 많게는 1000억원이 늘어난 도로 등 SOC 건설사업도 많았다. 지역구 국회의원들의 입김이 반영된 것이다.
문제는 상반기 지출이 과도할 경우 하반기는 예산부족으로 건설 경기가 위축될 수도 있다는 점이다. 총선 이후 경기운영에 대한 불확실성을 정부가 스스로 키우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윤지원 기자 yjw@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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